인터뷰

[인터뷰]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가 ‘카드 사업’을 하는 이유

박현영

조시 굿바디(Josh Goodbody) 바이낸스 카드 디렉터(Director, Growth & Institutional Business)./사진=바이낸스
조시 굿바디(Josh Goodbody) 바이낸스 카드 디렉터(Director, Growth & Institutional Business)./사진=바이낸스

[디지털데일리 박현영기자] 바이낸스가 운영하는 사업이 수십 가지라는 건 이미 많이 알려진 사실이다.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를 운영하는 것을 넘어 대출, 스테이킹, 스테이블코인 등 암호화폐 관련 사업은 모두 진행하고 있다. 자체 블록체인 플랫폼까지 개발하며 블록체인 기술 사업도 운영 중이다.

최근에는 블록체인 업계 인수합병(M&A) 시장에서도 큰 손이 됐다. 지난해 인도 거래소 와지르엑스(Wazir X)를 인수한 데 이어 올해는 국내 기업 비엑스비(BxB)와 코인마켓캡, 그리고 스와이프(Swipe)를 인수했다. 여러 인수 건 중 스와이프 인수는 스와이프의 암호화폐 SXP 가격을 끌어올릴 만큼 화제를 모았다. 바이낸스가 암호화폐 직불카드 기업인 스와이프를 인수한 배경에는 카드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장하려는 계획이 있었기 때문이다.

현재 바이낸스의 카드 사업은 계획대로 가고 있다. 바이낸스는 지난 3월 암호화폐 비자 직불카드인 ‘바이낸스 카드’를 출시했지만 사업 확장은 스와이프를 인수한 후 더 본격화했다. 지난 7월 유럽 지역에서 바이낸스 카드를 쓸 수 있게 됐으며 최근에는 미국 진출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카드로 암호화폐와 실물경제 잇겠다” 바이낸스의 목표


조시 굿바디(Josh Goodbody) 바이낸스 카드 디렉터는 <디지털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바이낸스가 카드 사업에 진출하게 된 배경을 밝혔다. 그는 “암호화폐를 쓸모있게 만드는 것이 바이낸스의 목표”라며 “카드는 암호화폐 경제와 실물경제를 잇는 다리 역할을 하기 때문에 바이낸스의 목표를 이룰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바이낸스 카드는 비자 직불카드로, 서비스 지역 내 비자 가맹점에서 쓸 수 있다. 바이낸스 거래소에 있는 암호화폐를 카드용으로 충전하면 암호화폐로 결제가 가능하다. 결제 시 카드에 충전되어있는 암호화폐가 시세에 따라 법정화폐로 즉시 전환된 다음 결제가 이루어지는 방식이다.

굿바디 디렉터는 일반 신용카드나 체크카드 대신 암호화폐 결제 카드를 써야 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암호화폐가 전 세계에서 통용되는 자산인 만큼 암호화폐 결제 카드는 전 세계에서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기존 카드들은 해외에서 결제할 경우 고율의 수수료를 매기지만 바이낸스 카드는 암호화폐 시세에 맞춰 법정화폐로 환전될 뿐 추가 수수료가 없다”고 강조했다.

바이낸스는 이런 장점이 암호화폐를 잘 모르던 사람들에게까지 알려지도록 홍보할 계획이다. 굿바디 디렉터는 “현재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암호화폐를 일상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는 존재로 여기지 않는다”며 “이런 상황을 바꾸고 싶다”고 전했다. 이어 “기존 암호화폐 투자자들뿐만 아니라 암호화폐를 잘 모르던 사람들도 수수료 없이 결제하는 경험을 누릴 수 있도록 홍보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암호화폐 결제 카드 이미 있는데…바이낸스 카드의 차별점은?

다만 암호화폐 결제가 가능하다고 해서 반드시 바이낸스 카드를 써야 하는 건 아니다. 현재 전 세계 암호화폐 시장에는 크립토닷컴카드, 비트페이카드 등 암호화폐 결제를 주 목적으로 하는 카드들이 여럿 출시돼있다. 특히 크립토닷컴카드는 비자 직불카드인 점에서 바이낸스 카드와 비슷하다. 바이낸스 카드에 차별화 포인트가 요구되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굿바디 디렉터는 “시중에 출시된 다른 암호화폐 결제 카드와 차별화되는 특징들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암호화폐를 법정화폐로 환전할 때 추가 수수료를 매기는 카드들이 있는데, 바이낸스 카드는 바이낸스의 시세에 따라 수수료 없이 환전한다”고 밝혔다. 또 “카드 결제 방법을 설정할 때 결제 선호도 순위로 암호화폐를 배열할 수 있는 것도 특징”이라고 전했다. 가지고 있는 암호화폐가 여러 가지일 경우, 우선 비트코인(BTC)으로 결제하고 비트코인이 없으면 바이낸스코인(BNB)으로 결제할 수 있도록 선호도를 설정할 수 있다는 얘기다.

스와이프 인수 후 더 많은 차별화 포인트를 마련할 여지도 생겼다. 결제 직전에 암호화폐를 법정화폐로 환전할 수 있게 된 것도 스와이프의 기술 덕분이다. 굿바디 디렉터는 “스와이프 인수는 바이낸스 카드가 전 세계적으로 사업을 확장하게 된 계기”라며 “스와이프 인수로 더 많은 추가 기능이 출시될 예정이니 기대해달라”고 전했다.

◆바이낸스 카드는 글로벌 사업…한국 시장도 염두

바이낸스 카드를 국내에서 쓸 수 있게 될 것인지도 주목된다. 현재 바이낸스 카드는 유럽경제지역(EEA)과 영국에서만 이용할 수 있다.

한국 진출 계획을 묻는 질문에 굿바디 디렉터는 “구체적인 시점이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바이낸스 카드는 전 세계 시장을 목표로 하는 글로벌 사업”이라며 한국 진출을 염두에 두고 있음을 밝혔다.

국내에서는 블록체인 기반 간편결제 서비스 차이가 200만 사용자를 유치하며 성장하고 있다. 테라 스테이블코인으로 결제하는 차이는 다양한 캐시백 서비스를 바탕으로 최근 차이 카드를 출시했다. 바이낸스 카드가 한국에 진출한다면 이런 블록체인 기반 결제 서비스나 카드와도 경쟁해야 한다.

이에 대해 굿바디 디렉터는 “캐시백을 포함한 각종 인센티브 기능을 준비 중”이라며 “기존 결제 서비스보다 더 강한 혜택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박현영기자> hyun@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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