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구름 탄 데이터센터…‘하이퍼스케일’ IDC가 몰려온다

백지영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보통 구글이나 페이스북, 아마존과 같이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운용하는 업체를 ‘하이퍼스케일러(hyperscaler)’라고 통칭한다. 이들은 평균 수십~수백만대에 달하는 서버를 갖춘 초대형 데이터센터를 운영한다. 때문에 주로 이러한 하이퍼스케일러들이 운영하는 데이터센터를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라고 부른다.

현재 전세계 데이터센터 시장을 주도하는 것은 바로 이 하이퍼스케일러들이다. 서버나 네트워크, 스토리지 같은 IT장비는 물론이고, 이러한 장비에 들어가는 CPU, 메모리 시황을 좌우한다. 클라우드 서비스 수요가 늘면서 하이퍼스케일러의 전세계 데이터센터 확장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이미 아마존웹서비스(AWS)나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오라클 등은 국내에 데이터센터를 마련하고 클라우드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대부분 통신사나 IT서비스업체의 데이터센터를 상면임대(코로케이션) 방식으로 사용 중이지만, MS은 이외에 부산 강서구 미음산단에 직접 데이터센터를 건립 중이다.

최근 국내에서도 인터넷 기업을 중심으로 하이퍼스케일급 데이터센터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국내에선 통상 10만대 이상 서버를 운영하는 곳을 의미한다. 네이버, NHN에 이어 최근 카카오가 지난 7일 데이터센터 건립을 발표했다. 이로써 국내 대표 인터넷 서비스 업체 모두 자체 데이터센터를 운영하게 됐다.

특히 카카오는 네이버, NHN과 마찬가지로 하반기부터 기업용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에 본격 뛰어들 예정이다. 데이터센터는 기존 서비스 뿐 아니라 안정적인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을 위한 꼭 필요하다. 데이터센터에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상면과 네트워크 회선 등을 임대해 사용하는 코로케이션 방식은 이를 해결하는데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다.

카카오는 기존에 KT와 LG CNS, 케이아이엔엑스(KINX) 등의 데이터센터를 상면임대 방식으로 이용해 왔다. 이번 데이터센터 자체 건립을 통해 기존 카카오 서비스는 물론 자회사인 카카오 엔터프라이즈가 출시할 기업용 메신저 ‘카카오워크’와 기업용 클라우드 서비스 ‘카카오 i 클라우드’ 등 신규 사업 추진에 박차를 가하게 됐다. 경쟁사에 비해 다소 늦었다는 지적도 있지만, 카카오의 기존 서비스와 융합해 시너지가 높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카카오는 오는 2023년 완공을 목표로 경기도 안산시에 위치한 한양대 에리카 캠퍼스(캠퍼스 혁신파크)에 4000억원을 투입해 데이터센터를 건립한다. 카카오에 따르면, 이번에 구축되는 데이터센터는 총 12만대의 서버를 보관할 수 있고, 저장 가능한 데이터량은 6EB(엑사바이트)에 달한다. 대학 캠퍼스 내에 건립돼 산학협력을 앞세운 것은 차별점이다. 이미 추가 데이터센터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네이버와 NHN도 각각 세종과 김해에 기존 제1데이터센터보다 규모를 키운 두 번째 데이터센터 설립을 발표한 바 있다. 지난 2013년 강원도 춘천에 첫 번째 데이터센터 ‘각(각 춘천)’을 만든 네이버는 2022년까지 세종시에 10만대 이상 서버를 수용할 수 있는 ‘각 세종’을 건립할 예정이다. ‘각 춘천’은 총 12만대의 서버를 수용할 수 있는 규모이며, ‘각 세종’ 역시 10만대 이상 서버를 운용하는 하이퍼스케일급 데이터센터로 지어진다.

현재 경기도 판교에서 ‘토스트 클라우드 센터(TCC)’를 운영 중인 NHN 역시 5년만에 제2데이터센터 설립을 발표했다. NHN은 오는 2022년까지 5000억원을 투입해 경남 김해시 2만여평 규모에 ‘TCC2’를 건립한다. TCC2는 10만대 이상의 대규모 서버 운영이 가능한 하이퍼스케일급 데이터센터다. 회사에 따르면 이는 ‘TCC1’보다 4배 이상 큰 규모다.

한편 전세계적으로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 수요는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시너지리서치에 따르면 2020년 7월 말 기준 전세계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는 541개에 달한다. 이는 2015년 대비 2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미국이 이중 약 40%를 차지하고 있다.

아마존과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IBM, 오라클 같은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들은 전세계 수십개 이상 데이터센터를 운영 중이다. 세계 최대 데이터센터 리츠 운용사(임대 사업자)인 에퀴닉스와 디지털 리얼티가 이미 국내에도 진출, 국내시장에 진입하려는 해외기업의 데이터센터 수요 잡기에 나섰다.

시너지리서치 측은 “지난 8분기 동안 100개의 새로운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가 문을 열었으며, 이중 26개는 올해 상반기 건립됐다”며 “또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176개의 데이터센터가 계획 또는 구축 단계에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데이터센터연합회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는 2019년 기준으로 158개의 데이터센터가 운영 중이다. 이 중 민간기업이 운영하는 데이터센터는 90개이며, 2023년까지 47개가 더 들어서 205개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국내 데이터센터 대부분이 중형급 규모 이하지만, 수요가 폭증하면서 하이퍼스케일급 데이터센터는 더욱 많아질 전망이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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