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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선인싸] 골프장 캐디에서 100만 요리 유튜버 된 ‘소프’

권하영

‘핫’ 뜨거운 ‘랜선인싸’들의 소식을 전합니다. 랜선인싸는 온라인 연결을 뜻하는 ‘랜선’과 무리 내에서 잘 어울리고 존재감이 뚜렷한 사람을 일컫는 ‘인싸’를 합친 말입니다. <디지털데일리>가 독자를 대신해 여러 분야에서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랜선인싸들에게 궁금한 점을 물었습니다. 영상이 아닌 글로 만나는 인싸 열전을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한국에서 ‘먹방’(먹는방송)이 등장한 지도 벌써 10년이 흘렀다. 한때는 잠시 반짝하고 마는 일회성 트렌드로 여겨졌지만, 이제는 어엿한 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한 듯 하다. ‘먹는다’는 것이야말로 전 세계 어디서나 통하는 것인 데다, 음식에 관심이 많은 한국인들이 유독 사랑하는 콘텐츠이기도 하니까.

그래서인지 우리나라에는 요리와 먹방을 내세운 유튜버들이 참 많다. 문제는 그만큼 구독자들의 눈길을 끌기도 쉽지 않다는 것. 누군가는 이 레드오션에서 살아남기 위해 자극적인 콘텐츠를 일삼기도 한다. 하지만 많은 유튜버들 중에서도 100만 구독자들의 선택을 받은 요리 유튜버, ‘소프’의 비결은 단순했다. 바로 구독자와의 ‘공감’이다.

소프는 2012년부터 유튜버의 길을 걸었다. 요리를 전공했지만 다른 일을 하고 있었던 때, 인터넷방송이라는 매체를 알게 되고 자신의 특기를 살릴 방법을 찾았다. 처음에는 여러 생업을 병행해야 했다. 골프장 캐디부터 창업 컨설턴트, 술집 야간주방 일을 했다. 구독자가 꾸준히 모이자 어느 순간에는 유튜브에만 전념할 수 있게 됐다.

그는 ‘캠핑’ ‘자취’ ‘베이킹’ 등 일상에서 공감할 수 있는 주제들로 콘텐츠를 고민한다. 한국인이 사랑하는 라면을 주재료로 고퀄리티 요리를 만드는 ‘쓸고라면’, 일반인이 쉽게 볼 수 없는 업소용 대용량 식재료로 다양한 요리를 만드는 ‘업소용’도 꾸준히 사랑받는 콘텐츠들이다. 직접 먹방을 할 때는 웃음기 없는 표정에 손가락 브이를 하는 익살스러운 제스처로 콘텐츠를 시작하는 점도 재밌다.

그렇게 소프는 구독자 103만명을 보유한 인기 요리·먹방 크리에이터가 됐다. 현재는 CJ ENM 1인 창작자 지원사업 ‘다이아티비’의 파트너기도 하다. 소프가 생각하는 그 자신의 경쟁력은 꾸준함, 트렌드를 따라가지 않는 개성, 그리고 구독자와의 소통이다. 유튜버로서 자극적으로 조회수를 올리기보다, 구독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건전하고 감성적인 콘텐츠를 꾸준히 만들어가는 게 그가 꿈꾸는 자신의 미래라고 말한다.

다음은 ‘소프’와의 인터뷰 내용.

Q. 자기소개 부탁합니다.

A. 안녕하세요. 유튜브에서 푸드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는 크리에이터 ‘소프’입니다.

Q. 크리에이터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A. 음식을 전공했지만 사정상 다른 일을 할 수밖에 없었는데, 인터넷방송을 알게 되고 도전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뭔가 요리하고 싶어서 손이 근질거렸달까요. 유튜버가 되기 전에는 일단 자금을 모아야겠다는 생각으로 골프장 캐디나 창업 컨설팅, 술집 야간주방 등 고수익 직종을 찾아 일했습니다.

Q. 구독자들은 왜 먹방이나 요리 콘텐츠에 열광할까요?

A. 다양한 이유들이 있더라고요. 간단하게 밥을 해먹고 싶은 분들은 꿀팁 레시피를 찾고, 다이어트를 하는 분들은 대리만족을 느낍니다. 또 같이 모니터 앞에 앉아서 한잔하길 즐기는 분들도 있습니다.

Q. 다른 요리 유튜버와의 차별점, 100만 구독자를 달성한 비결이 있다면?

A. 크리에이터마다 성격이 다를 것이고, 같은 메뉴를 제작해도 개성이 묻어나면 다른 콘텐츠가 됩니다. 그렇게 자신의 색깔이 묻어나면 되는 것 같아요. 비결이라고 한다면 특별한 비결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꾸준히 즐기면서 하는 모습을 좋아하시더라고요. 트렌드를 따라 ‘요즘 이게 핫하더라’ 하는 얘기를 듣고 소재를 선택하기 보다는, 본인이 즐길 수 있고 좋아하는 소재로 채널을 만들라고 조언하고 싶습니다. 꾸준히 하다 보면 본인이 트렌드를 만들고 있을 거예요.

Q. 콘텐츠를 만들 때 특히 신경 쓰는 점이 있나요?

A. 콘텐츠 소재는 대부분 구독자들과의 소통으로 결정됩니다. 구독자들이 원하는 주제가 많기 때문에 그중에서 고르는 건 제 취향입니다. 콘텐츠를 만들 때는 음식을 어떻게 하면 예쁘게 영상으로 담아낼 수 있을까를 많이 고민합니다. 그 메뉴의 킬링 포인트를 좀 더 좋은 장비로 담고, 화면 앵글이나 연출에도 힘을 주는 편입니다. 이전에는 같이하는 직원이 있었는데, 제 머릿속에 그린 내용을 다른 사람한테 전달하는 게 쉽지 않더라고요. 제 의도는 제가 가장 잘 파악하기 때문에, 현재는 혼자 콘텐츠 기획부터 편집까지 다 하고 있습니다.

Q. 특히 사랑받는 콘텐츠들, 또 본인이 추천하는 레시피가 있다면?

A. 지금은 사정상 하지 못하고 있는데, 대용량 식재료로 한번에 다양한 요리를 만드는 ‘업소용’ 콘텐츠를 꼽을 수 있겠네요. ‘쓸데 없이 고퀄리티 라면’이라고, ‘쓸고라면’이라는 콘텐츠도 있습니다. 이 콘텐츠의 목표는 라면 표지가 되는 것이에요. 제가 추천하는 레시피라면 우유를 넣은 크림 너구리 라면을 한번 만들어보세요. 제가 캠핑 가서 한번씩 해먹는 레시피입니다.

Q. 기억에 남는 방송 에피소드가 있나요?

A. 예전에 예전에 ‘엄마가 보고 있다’라는 관찰 예능 프로그램에 나간 적이 있었는데, 저의 일상을 디테일하게 노출하고 엄마의 샘각을 담는 프로그램이었거든요. 아직도 한번씩 그 방송을 보고 채널에 들어왔다고 하는 분들이 계십니다. 나름 의미 있었던 출연이었어요.

Q. 유튜버로서 그리는 미래는?

A. 자극적으로 조회수를 올리고 싶진 않습니다. 제 콘텐츠를 보는 구독자 분들과 공감할 수 있는 건전하고 감성있는 콘텐츠들을 꾸준히 만들 생각입니다. 최근에 충북 괴산군과 협업을 하기도 했는데, 그때처럼 잔잔하고 아름다운 지역의 삶이나 우수 농산물을 소재로 한 요리처럼 의미있는 콘텐츠 제작도 하고 싶습니다.

<권하영 기자>kwonh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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