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안나 칼럼

[취재수첩] 코로나19시대 ‘코세페’에 거는 기대

이안나
- 참여 제조사 전년대비 2배 증가 …낮은 할인폭 지적 극복할까

[디지털데일리 이안나기자] 내달 1일부터 15일까지 약 2주간 코리아세일페스타(코세페)가 진행된다. 코로나19로 부진했던 소비심리는 지난 추석·한글날 연휴를 기점으로 다소 살아나는 모습을 보인다. 코세페는 소비 진작의 긍정적인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을까.

코세페는 2015년 정부가 주도해 만든 국내 대규모 할인행사다. 지난해부터 민간 주도로 바뀌며 기업 자율성이 높아졌다.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를 표방하며 만들어졌지만 매년 눈에 띄는 흥행은 끌어내지 못했다.

흥행 부진의 가장 큰 원인은 생각만큼 크지 않은 할인 폭이었다. 미국 블랙프라이데이는 반값 할인은 물론 80~90% 통 큰 할인도 종종 이뤄진다. 코세페는 10~30% 할인이 대부분이다. 소비자가 느끼기에 이는 평상시 수준의 할인 폭인 데다 특별한 혜택도 없다는 의견이 대다수였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고 느낀 소비자들은 발길을 돌렸다. 5년 넘게 지적돼온 낮은 인지도 문제는 이에 따른 필연적 결과였다.

코세페와 블랙프라이데이 할인율 차이는 유통구조 차이에서 기인한다. 미국은 유통업체가 물품을 직접 사들여 판매하기 때문에 연말 재고가 쌓이면 이를 털어내는 방식이다. 반면 국내 유통업체들은 장소만 빌려주고 제조업체가 직접 소비자에게 물건을 판다. 유통업체가 마음대로 할인율을 조절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제조업체는 중국 광군제나 미국 블랙프라이데이로 눈길을 돌려 국내 참여가 저조했다.

올해 6년째 맞은 코세페가 이전과 다른 분위기를 만들어낼지 기대되는 대목이 여기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1084개 기업이 코세페 참여를 신청했다. 이중 제조사는 700여 곳에 이른다. 지난해 345곳에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제조사가 적극 참여해 소비 진작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행사가 될 수 있다.

가전업계만 봐도 코로나19로 ‘집콕’ 시간이 길어지면서 꾸준히 호황이었지만 날씨 영향으로 공기청정기·에어컨 등 일부 품목은 재고가 쌓여있는 실정이다. 제조사 자체적으로 할인 폭을 키워 연말 대목을 노릴 수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기업 입장에서도 오프라인 매장 행사는 부담이 있을 수밖에 없다. 이번 코세페를 온라인·비대면 중심으로 기획하는 이유다. 제조사들은 이미 온라인 소비가 활성화된 흐름을 타고 자체 온라인몰이나 오픈마켓을 활용해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인터넷 최저가와 차별화를 둔다면 소비자들 역시 이 대목을 반길 수밖에 없다.

올해 코세페는 단순 할인행사를 넘어 ‘대한민국 쇼핑주간’으로 확대 시행한다. 전국적 쇼핑 분위기를 형성한다는 목적이다.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진짜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가 진행될지 주목된다.

<이안나 기자>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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