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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2020] 프랑스에서 혁신 SW 교육 수입해왔더니··· 방만 운영으로 ‘반쪽 교육’

이종현
[디지털데일리 이종현기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서울시는 지난해 소프트웨어(SW) 교육을 위한 이노베이션 아카데미(이하 아카데미)를 개소했다. 아카데미는 프랑스의 문제 해결식 SW 교육 시스템 ‘에꼴42’를 벤치마크한 ‘42서울’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인공지능(AI) 인재를 육성한다는 것이 당초 방침이다.

하지만 2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정필모 의원(더불어민주당)은 “한국에 수입됐더니 반쪽 교육으로 전락했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이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및 정보통신기획평가원(이하 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아카데미 운영 관련 자료에 따르면 이노베이션 아카데미는 에콜42를 따라 기업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위해 올해 30명의 비상근 멘토단을 구성했는데 이중 8명만이 1~2회(4, 8시간) 멘토 업무를 했고 나머지 22명은 1회도 멘토로서 활동하지 않았다.

아카데미 비상근 멘토는 기술교육 자문을 수행하는 선배 개발자로서 ▲교육생 작성 코드 리뷰 ▲프로젝트 결과에 대한 심사 ▲학생 프로젝트에 대한 기술자문 등을 월 최대 30시간 수행해야 하나 전혀 이행되지 않은 것이다.

아카데미는 연간 국비 350억원을 투입해 운영된다. 최신식 환경을 조성했으며 등록금도 없다. 교육생에게는 매달 100만원의 교육지원금이 제공되기도 한다. 이처럼 SW 인재 양성을 위한 여건이 마련됐지만 부실한 운영으로 반쪽짜리 교육으로 전락했다는 것이 정 의원의 주장이다.

아카데미 직원 채용도 도마에 올랐다. 에콜42의 교육 매뉴얼은 불어와 영어로 작성돼 아카데미는 채용 시 영어와 불어 능력자를 우대하고 있으나 아카데미 직원 중 불어 가능자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영어 시험 성적은 서류 및 면접 외부 심사위원에게 제공되지 않았다.

영어 매뉴얼을 읽을 수 있는 아카데미 직원이 몇 명인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아카데미는 영어 시험 성적이 개인정보라는 이유로 사업을 관리하는 평가원에 채용 관련 자료 제출을 거부한 것이다. 이에 대해 평가원은 아카데미 채용 절차는 감사 범위가 아니라며 감사를 실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연구비 지원이 주 업무인 평가원이 연구 내용에 간섭하지 않는 연구개발(R&D) 사업처럼 인력양성 사업을 운영하고 있는 것이 아카데미 방만 운영의 원인”이라며 “사업 관리기관을 평가원이 아닌 다른 공공기관으로 변경하고 예산 또한 연구비 지원방식이 아닌 보조금 사업으로 변경하는 등 철저한 사업관리가 이뤄져야 한다”고 피력했다.

<이종현 기자>bell@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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