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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2020] 공공의 적 구글…올해도 소득은 없었다 (종합)

채수웅
[디지털데일리 채수웅 이대호 최민지 권하영기자]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이하 과방위)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종합감사가 22일 마무리됐다. 이날 국감은 5000억원대 금융사기를 일으킨 옵티머스 사태와 증인으로 참석한 구글코리아 임원에 대한 질타 등이 화두였다.

옵티머스 사태와 관련해 서석진 전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KCA) 원장에 질문이 집중됐다. 구글코리아의 임재현 전무는 정무위원회 국감 증인에 이어 과방위 증인으로도 출석해 구글플레이 인앱 결제 등과 관련해 여야 의원들의 집중포화를 받았다.

5G 품질과 요금 논란은 여전했고 관련 질의가 이어졌지만 이전 감사 이상의 내용은 찾기 어려운 수준이었다. 과학기술 출연연들의 방만한 연구환경, 갑질 사태 등도 다뤄졌다.

◆ 구글 인앱결제, 조세회피에 질의 집중

이날 국감에서 여야 할 것 없이 공공의 적은 바로 구글이었다. 정무위 국감을 마치고 과방위 국감 증인으로 출석한 임재현 전무는 인앱플레이 결제, 망사용료 관련한 무임승차 논란 등으로 여야 위원들의 집중포화를 받았다.

구글코리아의 경우 최근 수년간 국감 증인으로 존리 구글코리아 대표가 출석했다. 존리 대표는 한국말을 상당히 잘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통역으로 시간끌고 모르쇠와 불필요한 답으로 질타를 받은 인물이다.

이에 여야는 실질적인 답을 할 수 있는 증인을 찾았고 낸시 메이블 워커 구글코리아 대표를 증인으로 채택했지만 코로나19 등을 이유로 불출석했다. 결국 돌고돌아 임재현 전무가 증인으로 채택됐다.

상당수 질의는 구글플레이 ‘인앱결제 강제’에 쏠렸다. 임 전무는 “한국 앱의 99%가 영향을 받지 않는다” 등 큰 영향이 없다는 취지로 수차례 답변했으나, 공감을 얻어내진 못했다. 임 전무는 구글플레이 인앱결제 강제 관련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준수할 것”이라고 답하면서도 “저희 비즈니스모델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모호한 입장을 피력했다.

이밖에 구글 검색 선탑재를 비롯해 우월적 지위 남용, 조세회피 등의 질문도 빠지지 않았다. 하지만 소득 있는 곳에 세금을 내야 한다는 여야 위원들의 질문 공세에 임 전무가 책임있는 답을 하기는 어려웠다.

맹탕 답변이 이어지자 조승래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임 전무는 본사의) 어떠한 위임도 받지 않은 사람이다. 그런 분을 앉혀놓고 질의했다”며 “법적으로 대리인 제도가 됐든 책임 있는 사람의 답변을 받아야 하는데 모호한 상태에서 증언하는 것이 황당한 상황”이라고 증언의 실효성 여부를 되짚었다. 박성준 의원(국민의힘)도 “마지막까지 (본사 위임이) 확인이 안 돼 저도 유감”이라고 말을 보탰다.

◆ 해소되지 않은 5G 통화품질‧최대속도‧비싼요금 논란

이날 국감에서 통신 이슈는 단연 5G 였다. 이전 국감 때와 마찬가지로 불통 등 품질에 대한 지적이 많았다.

이용빈 의원(더불어민주당)은 “5G 불통지역에 대해서는 보상기준을 마련해 보상해야 한다”며 “5G 통신비도 적정한 가격으로 인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5G 기지국이 깔리지도 않은 지역에서 5G 단말기를 팔고 비싼 5G 요금을 내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는 것이다.

같은 당 변재일 의원도 과대포장된 최대속도, 망 구축에 비해 비싼 요금 등을 문제 삼았다. 실현하기 어려운 20배 빠른 5G속도 20Gbps를 내세워 이용자 혼란을 부추기지 말고, 국민에게 정확한 속도를 알리라는 지적이다.

김영식 의원(국민의힘)은 "통신료는 5G 요금으로 받으면서, LTE 대비 저조한 망 구축으로 품질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며 "전국망을 빠르게 구축하면 해소될 문제니, 적절히 대처해 달라"고 지적했다. 참고인으로 출석한 김진욱 주원 변호사는 5G 품질 논란과 관련해 "법적 배상이 가능하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에 최기영 과기정통부 장관은 "효율적으로 초기에 5G를 구축하기 위해 수도권‧광역시 중심으로 전개할 수밖에 없어 미흡한 면이 있었다"며 "가능한 빠르게 전국망 구축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자급제 단말뿐 아니라 통신사에서도 5G 스마트폰 고객이 LTE 요금제에 신규 가입할 수 있도록 협의하겠다"고 시사했다.

◆ 옵티머스 누적 1060억 투자한 KCA

5000억원대 금융사기로 사회적 논란을 일으킨 옵티머스자산운용에 대한 질타도 이어졌다. 특히 국민의힘 의원들은 KCA가 지난 7월 및 국정감사일인 10월13일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서 ‘670억원’을 옵티머스에 투자했다고 보고했지만, 이어 10월15일 KBS의 관련보도가 나간 이후엔 ‘1060억원’으로 정정한 점을 지적했다.

박대출 의원(국민의힘)은 “KCA는 국회에 허위자료를 제출하고, 과기정통부는 부실감사를 한 꼴”이라며 “과기정통부 감사 내용을 보면 엉뚱한 남의 돈을 KCA 운용 내역에 끼워넣는 등 엉터리 감사를 했다”고 지적했다.

김영식 의원은 “대규모 금융사기에 KCA가 마중물 역할을 했다”며 “과기정통부는 꼬리자르기와 면죄부로 솜방망이 처벌을 내렸다”고 지적했다. 박성중 의원도 “KCA가 투자했기 때문에 국민이 믿고 1조원의 돈을 모으게 된 것”이라며 “KCA의 옵티머스 투자는 처음부터 계획된 사기범죄의 시발점”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최기영 장관은 “전파진흥원이 마중물 역할을 했다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고 경찰 수사까지 의뢰했다”고 해명했다.

오후 증인으로 출석한 서석진 전 KCA 원장에게도 질의가 집중됐다. 원장 모르게 어떻게 대규모 투자가 이뤄질 수 있는지에 질의가 쏟아졌다. 고위 실세 개입 의혹도 제기됐다.

하지만 서 전 원장은 “자금운용위원회 위원장을 하면서 외부 전문위원과 목표치를 정하고 투자의 룰을 정하는 역할을 했지, 투자 결정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해당 시점 기관장으로서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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