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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택트 회계감사’ 수요 늘었지만…‘디지털 감사’ 경험 기업은 13.8%

이상일

[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언택트 회계감사’의 필요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전통적인 회계감사를 디지털화해 비대면과 분석 기능을 강화한 ‘디지털 감사(Digital Audit)’는 아직 국내에서 확산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기업 회계·재무·감사 업무 담당 임직원 66.1%가 코로나19로 인해 ‘언택트 감사’ 기법이 확산돼야 한다고 답했지만 실제로 디지털 감사를 경험해봤다고 응답한 비율은 13.8%에 불과했다. 

29일 글로벌 회계·컨설팅 법인 EY한영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코로나19가 회계감사에 미치는 영향과 디지털 감사 인식 조사’ 세부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EY한영은 지난달 국내 기업 내 회계, 재무, 감사 관련 업무 담당 실무자, 부서장, 임원 총 581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을 실시했다. 

응답자들 중 79.9%는 디지털 감사 경험 여부를 묻는 질문에 ‘경험이 없다’고 답했다. ‘경험이 있다’고 밝힌 인원은 13.8%다. 

이광열 EY한영 감사본부장은 “아직 디지털 감사라는 새로운 회계감사 트렌드가 국내에서는 초기단계인 것으로 풀이된다”며 “그러나 코로나19를 계기로 기존 회계감사 방식의 패러다임 전환이 가속화하면서 디지털 감사 기법은 회계감사의 ‘뉴노멀’로 자리잡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나마 자산 규모가 큰 기업일수록 디지털 감사 경험이 비교적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디지털 감사 유경험자 중 26%가 자산 5조원 이상 기업 소속 임직원이다. 

디지털 감사를 경험했다고 밝힌 기업 회계·재무·감사 담당 임직원들은 디지털 감사의 장점을 묻는 질문(중복 응답)에 △대면 접촉 최소화(73%) △시스템화된 감사(63%) △불필요한 감사 대응 업무 최소화(50%) △대용량 자료 분석을 통한 오류/부정 식별 가능(39%)을 가장 많이 지목했다. 

디지털 감사 유경험자들은 시스템화된 감사와 대량의 자료 분석 기능을 높게 평가했다. 디지털 감사 경험이 없는 응답자들의 경우 시스템화된 감사(44%)와 대용량 자료 분석을 통한 오류/부정 식별 가능(16%)에 대한 기대감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시스템화된 감사와 자료 분석 기능은 실제로 디지털 감사의 핵심 장점으로 꼽힌다. 디지털 감사는 회계감사의 업무 공간, 종이 서류, 소통 채널 등 전통적인 방식의 감사 절차를 하나의 디지털 플랫폼으로 옮겨 놓은 개념이다. 

디지털 플랫폼을 기반으로 빅데이터 분석 툴 등 각종 신기술을 탑재해 감사 과정에서 잘못된 내용을 정밀하게 잡아내면서도 효율성은 끌어올리는 첨단 회계감사 기법이다. 회계법인의 감사 인력은 물론, 감사를 받는 기업의 담당자들도 같은 플랫폼에서 업무를 처리하기 때문에 어떤 자료를 주고받았는지 등 감사 진행 현황을 한눈에 파악하는 것도 가능하다. 

한편 디지털 감사 활성화의 걸림돌을 묻는 질문(중복 응답)에 대해서는 전체 응답자 581명이 △데이터 보안(62%) △변화에 대한 구성원들의 거부감(45%) △기업의 인식(41%)을 가장 많이 선택했다. 

이 본부장은 “데이터 보안은 디지털 감사 기법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필수 요소”이라며 “EY는 데이터 보안을 위해 강력한 사이버 보안 시스템을 구축하고 자료 암호화 등 기술에 투자해 왔다”고 밝혔다. 데이터 보안에 대한 기업의 불안감을 해소시킬 수 있다면 디지털 감사에 대한 인식 변화와 함께 디지털 감사가 더욱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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