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분석

“땡큐 갤럭시”…삼성전자 반도체, 3분기 모바일이 살렸다

김도현

- 매출액 18조8000억원·영업이익 5조5400억원

[디지털데일리 김도현기자] 삼성전자 반도체가 3분기 호성적을 달성했다. 하반기 서버 수요 약세에 돌입했지만 이를 모바일과 PC가 상쇄했다. 신규 게임 콘솔 출시도 호재다. 4분기도 비슷한 흐름이 예상된다. 내년은 올해보다 투자규모(CAPEX)를 확대해 시장 지위를 유지할 방침이다.

29일 삼성전자는 2020년 3분기 실적발표 및 컨퍼런스콜을 진행했다. 반도체 부문은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 연결기준 매출액 18조8000억원 영업이익 5조540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기대비 3%, 전년동기대비 7% 상승했다. 영업이익은 전기대비 2%, 전년동기대비 82% 올랐다.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한진만 전무는 “메모리는 PC, 모바일 등 영향으로 견조한 실적을 이뤄냈다. 시스템LSI 역시 모바일 수요 회복으로 실적이 개선됐고 위탁생산(파운드리)는 주요 고객사의 고성능 컴퓨팅(HPC)용 반도체 등의 수주 확대가 호재”라고 설명했다.

주력 사업인 메모리반도체는 매출액 14조28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기대비 2% 줄고 전년동기대비 8% 늘었다. 2분기보다 부진한 이유는 서버 고객사의 재고 조정 탓이다. 상반기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인한 신규 서버 구축으로 메모리 구매가 활발했다. 하반기는 반대 양상이다. 이미 메모리 재고가 충분한 고객사들이 보수적인 투자 기조를 보이고 있다.

큰 폭의 실적 하락을 막은 건 모바일과 PC다. 하반기 들어 소비 심리가 개선됐고 미국 제재를 앞둔 화웨이가 재고 확보에 나선 덕분이다.

모바일 시장은 삼성전자가 연이어 출시한 중저가 및 플래그십 모델 판매량이 회복세다. 이 기간 삼성전자는 ▲갤럭시A 시리즈 ▲갤럭시노트20 시리즈 ▲갤럭시Z폴드2 등을 내놓았다. 비대면(언택트) 환경 정착으로 노트북과 태블릿 수요는 상승세를 이어갔다. 화웨이 관련해서는 미국 상무부에 수출 라이선스를 신청한 상태다. 답변은 아직이다.

3분기 D램과 낸드플래시의 비트그로스(비트 단위 출하량 증가율)는 한 자릿수 중반 성장했다. 평균판매가격(ASP)는 한 자릿수 후반 동반 하락했다. 하반기부터 메모리 가격이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메모리는 선단공정 전환과 투자 확대로 향후 시장지배력을 유지할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3세대 10나노(1z) D램과 6세대 수직구조낸드(V낸드) 생산능력(CAPA)을 확대하고 있다.

내년부터는 파운드리에 이어 D램에도 극자외선(EUV) 공정 도입을 본격화한다. EUV 기반 1z D램 샘플을 고객사에 제공할 예정으로 4세대 10나노(1a)부터는 양산화한다. 한 전무는 “파운드리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D램의 EUV 적용 및 인프라 확보에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전했다.

160단 이상의 7세대 V낸드는 차질 없이 개발 중이며 2021년 출시가 예고된다. 층수가 높아지면서 해당 제품에는 더블 스택 기술이 적용된다. 삼성전자가 차세대 낸드 생산 시점을 구체화한 건 처음이다.

시스템LSI도 ‘모바일 효과’를 누렸다.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5세대(5G) 이동통신 시스템온칩(SoC)와 고화소 이미지센서, 디스플레이 구동칩(DDI) 등 수요가 늘었다.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 신동호 전무는 “모바일 수요 회복으로 실적이 개선됐다”며 “최첨단 5나노 공정을 적용한 5G 원칩을 플래그십 및 세미 프리미엄 모델에 공급을 내년부터 본격화한다”고 말했다. 주춤했던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사업의 반등이 기대된다.

이미지센서는 0.7마이크로미터(㎛) 기반 제품 등으로 ‘초소형 고화소 픽셀’ 리더십을 강화할 방침이다. 일부 메모리 생산라인을 이미지센서용으로 전환하는 작업도 지속한다. 생산능력 확대와 더불어 비행시간거리(ToF) 이미지센서 등도 개발해 일본 소니 추격을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파운드리는 다시 한번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IBM, 엔비디아, 퀄컴 등의 물량을 따낸 덕분이다. 그동안 프리미엄 모델 수주가 저조했지만 최근 최고급 그래픽처리장치(GPU), AP 등의 생산을 담당하게 됐다. EUV 투자 승부수가 통한 셈이다.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한승원 전무는 “주요 고객사의 SoC와 HPC용 제품 공급 확대로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4분기에 5나노 1세대와 4나노 2세대 개발을 완료해 선단 공정 주도권을 지속 확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고객사 추가 확보로 시장점유율의 의미 있는 상승을 기대하기도 했다.

4분기는 3분기와 같은 흐름이 예상된다. 애플의 스마트폰 출시가 예정됐고 중국 업체의 스마트폰 출시도 이어진다. 삼성전자의 ‘갤럭시S21’ 조기 출시가 현실화될 경우 4분기 반도체 매출에 기여할 수 있다.

2021년에는 서버 시장이 다시 살아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내년 상반기에 서버 고객사의 메모리 구매가 재개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내년 메모리 투자는 올해 대비 확대된다. 다만 삼성전자는 시장 상황을 고려해 공급 과잉이 발생하지 않는 선에서 탄력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다. DDR(Double Data Rate)5 D램 시장 형성도 2021년 주요 포인트다.

<김도현 기자>dobest@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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