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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할당대가 투명해야” 통신3사, 정부 상대 정보공개 청구

최민지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정부가 이번달 역대 최대규모 3G‧LTE 주파수 재할당 관련 대가 규모를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통신3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를 상대로 정보공개를 청구하기로 했다. 통신3사와 정부 간 재할당대가를 둘러싼 진통이 막판까지 계속되는 모습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통신3사는 과거 10년간 신규 주파수경매 최저경쟁가격과 재할당 주파수대가 세부 산정근거‧방식을 밝히기 위해 과기정통부에 정보공개를 청구한다. 이번 재할당대가 산정방식이 전파법에서 규정하는 원칙이나 지금까지의 기준과 다르게 이뤄지는 배경과 이유를 명확하게 설명하라는 요구다.

정부와 통신3사는 주파수 재할당대가에 ‘과거경매가’를 포함하느냐를 놓고 이견을 보이고 있다. 통신3사는 전파법 ‘별표3’ 산식에 따라 재할당대가를 산정해야 하며, 과거경매가를 적용하지 않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과거경매가를 반영해야 한다면, 50% 이하까지만 수용하기로 했다. 이 경우, 재할당대가는 1조5000억원(2G 제외 기준)~최대 2조7000억원대다. 하지만, 별표3을 배제하고 과거경매가만을 고려하면 재할당대가는 3조원 이상으로 늘어난다.

통신3사는 “이번 주파수 재할당대가 산정이 전파법 규정이나 신규 주파수 할당에서 이뤄진 방식과는 전혀 다르게 산정될 것을 우려해, 이를 확인하고자 정보공개 청구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담당 행정기관은 정보공개 청구를 받으면 10일 안에 청구자에게 정보공개 여부에 대한 답변을 해야 한다.

이처럼 통신3사가 정보공개까지 청구하면서 정부를 압박하는 이유는 사업자 의견수렴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재할당대가 발표가 임박했기 때문이다. 오는 17일 과기정통부는 통신3사와 학계‧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등을 초청해 주파수 재할당대가 산정방식에 관한 설명회를 개최한다. 이 설명회가 끝나면 사실상 기회가 없다는 우려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공식적으로 연구반에서 통신사 의견수렴 자리를 가진 것은 3번, 이중 재할당대가에 관한 건은 두 번뿐이다. 사업자 의견에 피드백도 하지 않는다”며 “설명회는 오후4시부터 1시간30분가량 진행된다. 패널토의에 참여하는 통신3사는 각각 5분정도 말할 수 있을 텐데, 형식적인 의견수렴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통신3사는 전파법 별표3 기준 재할당대가 산정방안을 담은 건의안을 여러 차례 정부에 전달하기도 했다. 전파법상 재할당에 대해 과기정통부가 새로운 조건을 붙이려면 이용기간이 끝나기 1년 전 미리 주파수 이용자에게 알려야 한다.

통신사 관계자는 “정부는 통신사와 아무런 협의 없이 자체적으로 재할당대가 산정을 추진하고 있다”며 “지금까지 전달했던 사업자 의견에 대한 어떠한 반영 없이 정부 주관 연구반에서 일방적으로 검토한 새로운 대가방식은 수용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더군다나, 과기정통부는 재할당대가 정부 예산안에 할당기간도 제대로 고려하지 않았다는 빈축을 사고 있다. 과기정통부는 아직 재할당대가가 결정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기획재정부와 관련 예산을 5조5000억원으로 반영했다. 이는 통신3사가 주파수 재할당에 부담해야 하는 금액을 뜻한다. 더 큰 문제는 할당기간조차 제대로 고려하지 않은 행정 실수까지 나타났다는 점이다. 이번에 재할당되는 주파수는 할당기간이 5년인데, 5조5000억원 추계예산 대부분은 관행대로 10년에 해당하는 대가를 기반으로 했다. 단순 계산했을 때 5년 기준 재할당대가는 2조7000억원대다.

하지만 국정감사 당시 최기영 과기정통부 장관은 “기획재정부와 협의한 예산은 5조5000억원”이라고 발언한 바 있다. 이에 과기정통부 내부에서도 이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현재 과기정통부는 10년 기준 5조5000억원 예산에 대해 실제 재할당대가 산정과는 다르다고 선을 긋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국회에서도 재할당대가 문제점을 주시하고 있다. 국정감사 당시 변재일 의원(더불어민주당)은 과기정통부가 추계해 정부 예산안에 반영한 재할당대가는 뚜렷한 한식이나 기준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산출한 수치로, 기업의 경영 예측 가능성을 떨어뜨리고 국가재정 관리에 혼선을 준다고 비판했다.

최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전문위원실은 ‘2021년도 과방위 소관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 검토보고서’를 통해 정부가 과거 경매대가를 기준으로 재할당대가를 산정해 2021년도 기금수입 규모를 과다하게 추계했을 가능성을 지적했다.

이로 인해 내년 예산집행 과정에서 향후 강도 높은 지출 구조조정, 사업추진 변경, 추가경정예산안 편성이 불가피해지고 공공자금관리기금으로부터 자금을 차입해 국가전체 재정상 손실을 유발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정보통신기술(ICT) 기금의 여유자금이 줄어들어 유동성 확보에도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이에 정책 일관성과 사업자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최민지 기자>cmj@ddaily.co.kr
최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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