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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합병 추진…양사 IT서비스 자회사 어떻게 되나?

이상일
[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 추진 소식이 전해지면서 IT서비스업계에선 양사의 IT서비스기업인 한진정보통신과 아시아나IDT의 향방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한진그룹은 지주사인 한진칼과 대한항공이 11월 16일 오전 각각 이사회를 열고,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산업은행이 8000억원을 투입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합병하는 시나리오가 완성될 경우 보유자산이 40조원에 달하는 세계 10위권 초대형 글로벌 항공사가 된다. 다만 양사가 보유하고 있는 자회사 등이 복잡하게 얽혀있어 이를 풀어나가는 것이 숙제다. 이는 결국 구조조정과도 결부된 민감한 문제다.

당장 시장의 관심은 아시아나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하고 있는 저가항공사(LCC) 등의 통합 여부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이 항공 산업의 발전을 위한 목적에서 추진되고 있다는 점에서 정부정책 및 방향 역시 항공분야에 맞춰져 있어 아시아나항공이 76.24%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아시아나IDT의 경우 일차적 관심에선 거리가 멀어진 것으로 보인다.

16일 최대현 산업은행 부행장이 언론과의 일문일답을 통해 전해진 내용을 봐도 아시아나IDT에 대한 언급은 나오지 않았다. 최대현 산업은행 부행장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각각 운영하는 저비용항공사(LCC)의 운영 계획 및 합병 이후 인위적인 구조조정이 없을 것이란 데 초점을 맞췄다.

다만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풀서비스항공사(FSC)로 통합되고 LCC로서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 3개가 통합되는 것으로 계약이 추진될 것이란 방향에선 아시아나IDT 역시 대한한공의 자회사로 편입될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대한항공의 IT자회사인 한진정보통신과의 합병이 추진될지 아니면 별도 자회사로 유지될지 등 여부가 관심이다.

대한항공의 경우 99.35%를 소유하고 있는 한진정보통신을 IT자회사로 가지고 있다. 한진정보통신은 지난해 1657억원의 매출을 거둔 바 있다. 특히 최근 대한항공이 전사 IT인프라를 클라우드로 전환하는 과정에 있는 가운데 IT지원조직으로서의 위상이 기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진정보통신은 지난 8월 박은호 신임 대표가 취임한 이후 대한항공의 클라우드 전환에 있어 애플리케이션 고도화 등을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룹사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최대 수혜자로 그룹 IT서비스업체들이 부상하고 있는 만큼 다양한 사업기회를 가져갈 수 있을 전망이다.

한편 아시아나IDT는 금호아시아나그룹 IT서비스 회사로 그룹 내 항공 운송 관계사 및 공항공사 시스템 구축 및 운영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 최대주주는 아시아나항공으로 76.24%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2019년 2461억원 매출액을 거뒀으며 이 중 아시아나항공 대상으로 35% 내외의 매출을 거두고 있다. 특히 아시아나IDT가 제공하는 운영유지보수 서비스는 2020년 2분기 기준 전체 매출액의 59% 비중을 차지한다. 절반 이상의 매출이 계열사에서 발생하고 있는 상황인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합병될 경우 사업 모델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

IT서비스기업의 사업 형태는 대부분 대동소이 하지만 특히 한진정보통신과 아시아나IDT 모두 항공 운수 및 물류 서비스에 특화된 사업모델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일부 중복되는 영역에 대한 통합은 불가피해 보인다.

다만 아시아나IDT가 상장사라는 점에서 한진정보통신과 아시아나IDT가 바로 물리적 결합을 꾀하긴 힘들다. 업계에선 과거 비상장사였던 롯데정보통신이 상장사였던 현대정보기술을 인수해 자회사로 두다 롯데정보통신이 상장한 후 소규모 합병 방식으로 현대정보기술을 흡수한 것처럼 우선 한진정보통신이 아시아나IDT를 자회사로 두는 방향이 유력한 것으로 보고 있다.

물론 아시아나IDT의 사업을 물적분할해 항공 및 물류 사업관련을 한진정보통신, 혹은 대한한공이 인수하고 나머지는 매각하는 방법도 거론되지만 내부 저항과 반발에 부딪힐 수 있다. 아시아나IDT 주주들의 저항도 예상된다.

현재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은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적 뒷받침 아래 진행될 것으로 보이지만 아직 넘어야 할 산도 많다. 때문에 한진정보통신과 아시아나IDT의 향방을 말하기엔 아직 이르다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양사가 합병될 경우 표면적으로 매출액 4000억원대의 IT서비스 업체가 탄생하는 만큼 IT서비스업계의 관심은 한동안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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