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美, 中 SMIC 블랙리스트 등재…반도체 기술·장비 이어 자금 차단

윤상호
- 美, SMIC 미국 투자자 내년 말부터 주식 매입 금지
- 불확실성↑, 파운드리 고객사 이탈 불가피


[디지털데일리 윤상호 기자] 중국 반도체를 향한 미국의 견제가 심화했다. 미국이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업체 SMIC 제재를 강화했다. 생산에 이어 자금 조달에 차질이 예상된다.

4일 로이터통신은 미국 국방부가 SMIC를 블랙리스트에 추가했다고 밝혔다. 국방부 블랙리스트에 오르면 미국 투자자가 주식을 구입할 수 없다. SMIC 주식 매입은 내년 말부터 금지다.

SMIC는 중국 최대 파운드리업체다. 시장조사기관 트랜드포스에 따르면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4%다. 5위다. 28나노미터(nm) 공정이 주력이다. ▲브로드컴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 ▲퀄컴 등이 주요 고객이다.

미국은 지난 10월 SMIC 제재를 시작했다. 상무부가 먼저 나섰다. 미국 기업이 SMIC와 거래를 하려면 허가를 받아야 한다. 반도체 제작 숨통을 틀어쥐었다. 반도체 설계 생산 등에 미국 기술과 미국 기업과 거래는 필수다. 이번 제재는 성격이 다르다. 자금줄을 끊었다. 미국 투자자가 빠지면 SMIC 주가 하락이 불가피하다.

반도체는 지속적 연구개발(R&D)와 투자가 필요한 산업이다. 파운드리 선두 TSMC와 삼성전자는 내년 3나노 양산 경쟁 중이다. 격차가 벌어질수록 따라잡기 어렵다. 라인 하나를 구축하는데도 조단위 재원이 필요하다.

사실상 SMIC의 글로벌 사업은 끝났다는 평가다. 반도체 설계(팹리스) 회사 역시 주문한 물량을 적기에 공급해야 성장이 가능하다. 사업 지속이 불투명한 업체에 미래를 맡길 곳은 없다.

SMIC가 생존할 수 있을지는 다른 문제다. 중국 정부가 변수다. 정부가 결정하면 생존도 가능하다. 중국 업체 물량을 몰아주면 된다. 재원 역시 중국 정부가 지원하면 된다. 이미 중국 정부는 SMIC 등에게 법인세 10년 면제 등을 발표했다. 세계의 눈총은 부담이다. 미국이 중국과 무역전쟁을 시작한 명분 중 하나가 중국 정부의 기업 지원이다.

업계 관계자는 “파운드리 업계 급격한 점유율 변동은 없겠지만 SMIC가 고객사를 유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그렇다고 중국이 반도체를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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