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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결산/인터넷③] n번방·뒷광고·배달주문 등 플랫폼 이슈 잇따라

이대호
[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텔레그램 메신저에서 성 착취물을 공유한 이른바 n번방 사태는 2020년 사회 전반을 뒤흔든 초대형 논란으로 번졌다. 유튜브 ‘뒷광고(사용기를 가장한 협찬표시 없는 광고)’도 마찬가지다. 코로나19 여파로 배달 주문이 많아진 가운데 1위 플랫폼인 배달의민족(운영사 우아한형제들) 수수료 정책 변경이 입점 업주들에게 반발을 일으키는 등 다양한 플랫폼 이슈가 관심을 모았다.

n번방은 예견된 사태였다. 사실 국내 규제와 경찰력이 미치지 않는 글로벌 플랫폼에선 불법을 확인해도 막기가 쉽지 않다. 플랫폼(사업자) 규제로는 좀처럼 풀 수 없는 문제이나, 사회적 여론에 떠밀려 규제가 시행됐다.

지난 5월 ‘n번방 방지법’으로 불리는 전기통신사업법·정보통신망법이 통과한 이후 시행령 개정안도 발표됐으나 여전히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다. 국내 기업 부담만 가중하는 역차별도 지적받고 있다. 이 때문에 보다 강력한 행위자(게시자) 규제에 대한 요구가 나오고 있다. 국정감사에선 국외 플랫폼 규제를 위한 국내 대리인 제도의 적극적 활용에 대한 주문이 제기됐다.

유튜브 뒷광고는 국외에서 4년여 전에 문제시된 사안이다. 인터넷에서 영향력을 가진 인플루언서들이 국내에도 넘쳐나면서 뒷광고 문제가 수면 위로 불거졌다. 보다 영향력이 큰 연예인 유튜버의 뒷광고까지 논란이 되자 시청자들도 예민해진 상황이다.

이후 공정거래위원회는 인플루언서가 유튜브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 경제적 대가를 받고 상품을 추천할 시 이해관계를 밝히도록 한 ‘추천·보증 등에 관한 표시·광고 심사 지침’ 개정안을 시행했다. 인플루언서에 대한 직접적인 규재는 쉽지 않다. 지금은 시청자들의 눈이 매서워 뒷광고에 대한 타율적 자정이 지켜지는 분위기다. 인플루언서들도 조심스러워하고 있다. 국정감사에선 모니터링 강화와 함께 과징금 제재를 결정하기 위한 투명한 수입신고 등 실효적 조치를 주문했다.

배달의민족(배민) 요금 정책 변경은 코로나19 유행으로 더욱 주목받은 이슈다. 온라인 배달 주문이 폭발적으로 늘어났고 내점객이 줄면서 업주들이 플랫폼 정책에 대단히 민감했던 시기였다. 우아한형제들은 당초 예고한 대로 주문건당 5.8% 수수료를 받기로 요금 체제를 바꿨으나 거센 저항에 직면했다. 업주들 성화에 정치권도 가세했다. 결국 우아한형제들이 백기를 들었다. 이전대로 월정액제(울트라콜)로 되돌렸다.

배달원(라이더)의 처우도 도마 위에 올랐다. 사회적 안전망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이어졌다. 이후 우아한형제들은 노동계와 학계 전문가 등을 구성한 플랫폼 노동자 권익을 위한 상설기구를 만들었다. 전국 7만명이 넘는 라이더가 적용 대상으로 상설기구에서 업무 환경 개선을 위한 협의를 이어간다.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가 추진 중인 배민과 요기요 합병은 현재진행형인 이슈다. 앞서 공정거래위원회가 DH에 배민 인수를 승인하되 전제조건으로 요기요 매각 의견을 제시했다. 배달앱 시장 독과점을 우려한 조치다.

DH는 요기요 매각 조건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4조원이 넘는 거액을 들여 인수한 배민과 2위 플랫폼 요기요 간 시너지 효과가 무효로 돌아가는 까닭이다. 기업결합을 심사하는 공정위 전원회의는 오는 23일로 예정돼 있다. DH는 대형 유통 업체들도 배달업에 뛰어드는 등 변동성이 심한 시장 특성을 들어 공정위를 설득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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