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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알아?] “시벨이 돌아왔다”…C3.ai에 주목하는 이유

백지영
톰 시벨 C3.ai 창업자
톰 시벨 C3.ai 창업자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이달 9일(미국 현지시간) 뉴욕증시에 화려하게 데뷔한 ‘C3.ai’는 사명에서 알 수 있듯 인공지능(AI) 애플리케이션을 기업이 빠르게 설계, 개발, 프로비저닝 및 운영 할 수 있도록 하도록 돕는 것을 주력으로 하는 기업이다. 2009년 설립돼 국방부와 3M, 아스트라제네카 등 다양한 산업군의 고객사를 보유하고 있다.

대부분의 기업이 그렇듯 창업자의 역할은 언제나 중요하다. C3.ai가 주목받는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이 회사의 창립자이자 CEO인 토마스(톰) 시벨 때문이다. 고객관계관리(CRM) 분야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들어봤을 그 이름, CRM 솔루션의 원조, 시벨시스템즈의 그 시벨이다.

톰 시벨이 1993년 설립한 시벨시스템즈는 세일즈포스가 등장하기 전까지 CRM 시장의 리더였다. 그러다 13년 후인 2006년 1월 6조원에 오라클에 인수됐다. 톰 시벨은 시벨시스템즈 설립 전인 1984년부터 1990년까지 오라클에 근무한 이력이 있다.
C3.ai의 사명은 원래 C3 IoT였다. 시벨은 사물인터넷(IoT)이 대세였던 시절에 잘못 지은 이름이였다고 한 인터뷰에서 밝힌 바 있다. C3.ai에 따르면, 현재 5700만개의 센서와 4200만개의 스마트미터에서 데이터를 읽고 예측 분석을 제공하는데, 이는 AI를 통해 가능하다. 당시 시장과 기술을 혼동한 사명이었으며, 현재 C3.ai의 애플리케이션 핵심은 예측 분석과 AI라는 설명이다.

여담이지만 시벨은 C3.ai 창업 이후, 아프리카 탄자니아 세렝게티에서 사파리를 즐기던 도중 코끼리 떼의 공격을 받아 다리와 갈비뼈 등에 골절을 당하며 죽을 위기에서 살아난 적이 있다. 이후에도 19번이 넘는 수술을 받았고, 회사와 삶에 대한 애착이 더 커졌다는 후문이다.

미 경제지 바론즈는 C3.ai의 상장 직후, “시벨이 돌아왔다(Tom Siebel is back)”라는 제목의 인터뷰 기사를 통해 “C3.ai가 지난 10년 동안 C3 AI 스위트 통해 엔터프라이즈급의 AI 애플리케이션 구축을 도왔으며 이제 상장기업으로서 눈부신 출발을 했다”고 전했다.

현재 C3.ai는 크게 ▲C3 AI 스위트3 ▲C3 AI 어플리케이션 ▲C3 AI 엑스 머시나 등 3가지 제품을 제공한다. C3 AI 스위트는 C3.ai 제품의 핵심으로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분석해 기업이 AI를 기반으로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할 있도록 도와준다. 이는 아마존웹서비스(AWS)와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클라우드, IBM 등 여러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 환경에서 구동된다.
또, C3 AI 어플리케이션은 미리 제작된(pre-built) 애플리케이션을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로 제공한다. 자금세탁방지, CRM, 에너지 관리, 예측 정비, 생산공정최적화와 같은 각 분야별 서비스를 SaaS와 같은 구독형 서비스로 이용할 수 있다.

이중 C3 AI CRM은 지난 10월 MS, 어도비와 파트너십을 통해 출시된 제품이다. 이는 MS 다이나믹스 365로 구동되고 어도비 익스피리언스 클라우드와도 통합된다. MS는 IPO 가격으로 C3.ai 지분 5000만달러도 인수하며 주목받은 바 있다.

최근엔 코로나 19 데이터 통합 데이터를 저장하는 ‘C3 AI 코로나 19 데이터 레이크’를 무료로 공개했다.

이밖에 C3 AI 엑스 머시나’는 데이터 과학자나 분석가 등 전문가들이 코드 변경 없이 데이터를 쉽게 분석할 수 있도록 하는 시각화 툴이다.

매출 성장세도 눈에 띈다. C3.ai가 예상한 올해 전체 매출은 1억5600만달러(약1740억원)으로, 전년 대비 71%가 증가한 수치다. 특히 C3.ai는 소프트웨어에서 발생하는 구독형(SaaS) 매출이 전체 매출의 86%를 차지한다.

무엇보다 이 회사가 최근 주목받고 있는 것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다. 특히 최근 위기에 빠진 전통전인 산업군 뿐 아니라 아스트라제네카와 같은 제약기업의 혁신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실제 고객 만족도도 높다. 정유기업 쉘(Shell)의 디지털 혁신 책임자는 “현재 C3.ai의 디지털 운영 기술의 도움을 받아 200만개 이상의 프로젝트를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으며, 3M은 “C3.ai 도입 이후, 재고 보유 비용은 최대 50%, 배송 비용도 최대 30%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C3.ai의 상장 첫날(9일) 주가는 IPO 가격에서 120% 상승한 92.49달러로 출발했다. 한때 183.6달러까지 상승하기도 했으나 12월 29일 종가 기준 139.78달러다. 시가총액은 139억8000만달러다. 이사회 멤버 가운데 곤돌리자 라이스 전 국무장관이 포함돼 있다는 점도 흥미롭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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