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인프라

[여기알아?] CDN 시장에서 무섭게 떠오르는 클라우드 기업, ‘패스틀리’

백지영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빠르게, 더 빠르게”

‘패스틀리(Fastly)’는 말 그대로 고객이 콘텐츠를 더 빠른 속도로 즐기는데 필수적인 콘텐츠 전송 네트워크(CDN)를 클라우드 기반으로 제공하는 기업이다.

패스틀리는 2011년 3월 샌프란시스코에서 아르투르 버그만, 사이먼 위스토우, 길 펜차이나에 의해 설립됐다. 최근까지 CEO를 맡아온 창립자 아루트루 버그만<사진>은 올해 2월 조슈아 빅스비에게 자리를 넘어주고 현재 이사회 의장이자 최고 아키텍트를 맡고 있다. 아직도 본인 이름으로 특허를 낼 정도로 열정적으로 연구개발에 매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아루트루 버그만 패스틀리 창업자이자 최고 아키텍트
아루트루 버그만 패스틀리 창업자이자 최고 아키텍트
또, 2013년 비상근 고문으로 패스틀리에 조인한 빅스비 현 CEO는 라임라이트네트웍스, 아카마이 테크놀로지스, 클라우드 플레어 등 패스틀리의 경쟁사에 몸담아온 인물이다.

현재 패스틀리는 크게 ▲CDN와 ▲엣지 클라우드 플랫폼, ▲이미지 최적화, ▲비디오스트리밍, ▲클라우드 보안, ▲로드 밸런싱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북미 기준 밴드위스당 첫 10TB까지는 0.12달러, 다음 10TB까지는 0.8달러, 1만 리퀘스트당 0.0075달러가 책정돼 타 CDN 서비스에 비해 저렴하고 합리적인 비용이 강점이다.

패스틀리는 코로나 팬데믹의 최대 수혜주로 손꼽히는 기업이다. 원격근무나 온라인 학습, 비디오 스트리밍 서비스와 같은 온라인 컨텐츠의 소비가 크게 늘면서 자연스럽게 CDN과 엣지 컴퓨팅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5월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한 패스틀리는 주가 성장세로만 보면 화상회의솔루션기업인 줌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다만 최근 ‘틱톡’ 북미사업 매각건 등과 맞물려 최근 주가 상황은 좋지 않다. 패스틀리의 최대 고객이 틱톡의 모기업인 바이트댄스이기 때문이다. 틱톡은 패스틀리 매출 중 약 12% 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때문에 한때 136.50달러까지 치솟았던 주가는 26일 종가 기준 74.02달러에 머물러 있다.

패스틀리가 유명세를 타게 된 것은 지난 2015년 구글이 패스틀리와 CDN 계약을 맺으면서부터다. 구글은 자체 CDN 서비스 대신 패스틀리를 비롯해 클라우드플래어, 하이윈드, 레벨3커뮤니케이션 등과 협력을 맺고 구글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는 개발자가 이중 하나를 선택해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틱톡의 경우도 현재 미국에선 구글 클라우드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는데, CDN은 패스틀리를 이용한 것으로 보인다.
패스틀리의 핵심 서비스인 CDN은 디지털 콘텐츠를 물리적으로 사용자 가장 가까이에 있는 캐시서버(임시저장서버)에서 제공함으로써 지연시간을 최소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CDN 시장은 최근 엣지컴퓨팅, 사물인터넷(IoT) 등과 맞물리면서 매년 20~30% 이상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사소하게는 우리가 읽는 뉴스 기사부터 쇼핑몰, 온라인 게임, 넷플릭스와 같은 비디오 스트리밍 서비스까지 CDN은 모든 콘텐츠를 빠르게 전달할 수 있는 인터넷 시대의 보이지 않는 거대한 백본으로 자리잡고 있다. 코로나로 인한 온라인 기반 비대면 서비스의 확대는 CDN을 더욱 가속화하는 요인이다.

더군다나 최근 인공지능(AI)과 머신러닝, IoT 등의 부상에 따라 엣지컴퓨팅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이와 결합된 시장 파급력은 더 커질 전망이다. 패스틀리의 경우 개발자 및 프로그램이 가능한 엣지 서비스에 특화돼 있어 기대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특히 최근 이 회사는 웹 애플리케이션 방화벽(WAF) 등을 제공하는 보안기업 ‘시그널 사이언스’를 7억7500만달러에 인수하며 웹 애플라케이션과 API 보안 서비스 ‘시큐어앳엣지’ 등을 제공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통해 주요 경쟁사인 아카마이와 클라우드플레어 등과의 경쟁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패스틀리는 현재 네트워크 용량 확충에도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패스틀리가 처리하는 초당 네트워크 용량은 100Tbps. 하루에 처리할 수 있는 리퀘스트는 800TB이상, 글로벌 배포 시간은 13초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진다.

매출도 빠르게 늘어나 올해 2분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62% 증가한 7500만달러(한화로 약 845억3250만원)를 기록했다. 당초 목표치보다 높은 수치다. 총 고객수는 1951개로 1분기(1837개)에 비해 6.2% 늘었으며, 이중 엔터프라이즈 고객은 304개에 이른다. 현재 전체 매출 가운데 88%가 대기업 매출로 이들의 평균 지출도 71만6000만달러로 늘었다.

현재 패스틀리의 주요 고객으로는 전자상거래 업체인 ‘쇼피파이’, 음악 스트리밍 업체인 ‘스포티파이’, 협업 플랫폼 ‘슬랙’ 등이 대표적이다. 이밖에도 티켓마스터, 깃허브, 트위터, 뉴욕타임즈, 비메로, 핀테러스트 등이 패스틀리를 사용 중이다.

사무실은 뉴욕과 덴버, 포틀랜드, 샌프란시스코, 런던에 있으며, 아시아 지역 가운데선 도쿄에만 지사가 있다. 네트워크 거점(PoP)은 전세계 54개로 앞으로 4개가 더 지어질 예정이다. 현재까지 한국 PoP은 없다. 오는 28일(미국시간 기준) 3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다. 당초 전망보다 낮은 7000~7100만달러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백지영
jyp@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