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엔비디아-ARM 합칠 수 있을까…英, 반독점 조사 돌입

김도현
- 미국 제재 시달린 中 결정이 변수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미국 엔비디아가 영국 ARM을 인수할 수 있을까.

6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영국 경쟁시장청(CMA)은 엔비디아와 ARM의 인수합병(M&A)에 대한 정식 조사에 착수한다. 제3자로 구성된 위원회의 ‘영국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청취한 뒤 조사가 이뤄질 예정이다.

앤드리아 코스첼리 CMA 최고책임자는 “반도체 기술 산업은 수십억 달러의 가치가 있다”며 “전 세계 규제당국과 협의해 이번 인수의 영향을 신중히 고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유럽 당국 등도 조사를 시작할 것이다. 미국과 기술패권 다툼 중인 중국의 선택이 관건”이라고 전했다.

엔비디아는 지난해 9월 AMR은 400억달러(약 47조3520억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각각 그래픽처리장치(GPU)와 반도체 설계(팹리스) 분야 1위 업체로 거래 성사 시 파급력이 클 전망이다. 양사는 미국, 영국, 중국, 유럽연합(EU) 등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엔비디아는 지난 7월부터 ARM을 보유한 일본 소프트뱅크그룹(SBG)와 협상을 진행했다. 이번 계약은 사업 다각화를 노리는 엔비디아와 현금 확보가 시급한 SBG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반도체 업계를 흔들 정도의 ‘빅딜’인 만큼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엔비디아는 ARM의 고객사와 경쟁사다. ARM은 퀄컴, 애플, 삼성전자, 미디어텍 등과 거래하고 있다. 이들 업체는 엔비디아가 기존 생태계를 무너뜨릴 것을 걱정한다. 영국에서는 자국 기업 및 주요 인재가 미국으로 넘어갈 것을 우려한다.

양사는 이러한 분위기를 불식시키기 위해 노력 중이다. 젠슨 황 CEO는 “ARM의 개방형 라이선스 모델과 고객 중립성을 유지할 것”이라며 “본사는 영국 케임브리지에 남기고 현지 투자도 이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르네 하스 ARM 지적재산(IP) 그룹 사장은 “기밀 유지와 관련해 두 회사 간 방화벽을 유지할 것”이라며 “엔비디아에 조기 액세스 권한을 부여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승인 과정이 1년 이상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엔비디아와 ARM은 2022년 초까지 M&A가 완료되기를 원하고 있다.

<김도현 기자>dobest@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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