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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 거래소 인수에 언급된 넥슨과 엔씨…왜?

정도영
[디지털데일리 정도영기자]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 인수에 넥슨과 엔씨소프트가 거론됐다. 게임업계 내에서는 두 회사가 그동안 게임 사업을 넘어 비(非) 게임 사업 분야의 한 축으로 금융과 디지털자산 분야에 관심과 투자를 이어왔기 때문에 충분히 언급될 법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특히 디지털자산 같은 경우 중소 게임사인 위메이드, 엠게임 등이 블록체인 게임을 개발·서비스 중인 만큼 가상자산 거래소 인수를 통해 이 같은 방법을 활용할 것이라는 목소리에도 무게가 실리고 있다.

지난 7일 투자은행(IB) 업계를 통해 김정주 NXC(넥슨 지주사) 대표가 약 5000억원에 빗썸 인수를 추친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졌다. NXC 측은 뚜렷한 긍정·부정 내용 없이 "확인해드릴 수 있는 내용이 없다"고 밝혔다. 8일에는 엔씨소프트도 빗썸 인수전에 참여했다는 보도가 있었지만 회사 측은 "보도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사실이 아닌 내용이 확산돼 엔씨소프트와 주주, 투자자들에게 혼란이 발생하지 않도록 배려와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선을 그었다.

빗썸은 국내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다. 지난해 8월 삼정KPMG를 매각 주관사로 선정해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이정훈 빗썸홀딩스·빗썸코리아 의장 등이 가진 지분 약 65%를 내놓을 예정으로, 이를 인수하는 기업은 빗썸의 경영권을 갖게 되는 셈이다.

현재 빗썸의 최대 주주는 빗썸홀딩스로, 비덴트와 옴니텔도 지분을 갖고 있다. 빗썸홀딩스는 빗썸 운영사인 빗썸코리아 지분 74.10%를 보유한 지주사다. 빗썸홀딩스 지분은 비덴트가 34.24%로 가장 많고, 이어 DAA가 30%, 빗썸홀딩스가 10.7%를 가지고 있다. 표면적으로만 보면 빗썸홀딩스 대주주는 비덴트지만 이정훈 의장이 DAA와 빗썸홀딩스에 상당한 지분을 가지고 있어 빗썸홀딩스에 가지는 영향력이 사실상 더 크다.

이번 NXC의 빗썸 인수전 참여에 대해 가상자산 업계 한 관계자는 "NXC 같은 경우에는 코빗을 이미 인수했는데, 코빗이 4대 거래소이긴 하지만 빗썸이랑 차이가 크다"며 "NXC 입장에서 가상자산 사업을 확장하려면 큰 곳을 건드리는게 낫다는 판단이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날 코인마켓캡 기준 빗썸의 24시간 거래량은 18억 2000만달러다. 반면 코빗의 거래량은 5900만달러로 빗썸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게임사들이 언급된 이유로는 최근 금융과 디지털 자산 분야로의 사업 확장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 꼽힌다. NXC는 가상자산 사업 투자가 활발하다. 2017년 국내 최초 가상자산 거래소 코빗, 2018년 유럽 가상자산 거래소 비트스탬프를 인수했다. 지난해에는 자체 금융거래 플랫폼 업체 아퀴스도 설립했다.

금융 사업도 주요 게임사들의 격전지다. 넥슨코리아는 최근 게임과 금융을 결합한 신사업 추진을 위해 신한은행과 업무협약(MOU)를 체결했다. 인공지능(AI) 및 데이터 기반의 신규 사업모델을 발굴하고, 금융 인프라 기반의 결제 사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또 게임과 금융을 연계한 콘텐츠 개발 및 공동마케팅, 공동의 미래사업 추진에도 나설 예정이다.

엔씨 역시 KB증권과 디셈버앤컴퍼니자산운용과 'AI 간편투자 증권사' 출범을 위한 합작법인(JV)에 참여했다. 회사가 보유한 AI 기술에 KB증권의 금융투자 노하우, 디셈버앤컴퍼니자산운용의 로보어드바이저 기술을 융합한 새로운 형태의 디지털 증권사를 만들겠다는 포부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이미 위메이드와 엠게임 등 많은 게임사들이 가상자산과 게임을 연계한 사업을 활발히 전개 중으로, 넥슨과 같은 대형 게임사가 뛰어들 경우 시장 규모가 커질 것이며 가상자산을 활용한 다양한 파생 사업도 전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도영 기자> jd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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