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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색·쇼핑’ 다음은 ‘콘텐츠’…네이버, 글로벌 IP 공룡 노린다

권하영

[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검색포털로 시작한 네이버가 다시 외연을 확장한다.

안정적으로 정착한 커머스 사업에 이어 다음 타자는 콘텐츠다. 해외 진출을 꿈꾸는 네이버 입장에서는 가장 글로벌 성장 잠재력이 높은 분야로 평가된다. 넷플릭스 등에 탄 ‘스위트홈’의 성공으로 네이버웹툰 지식재산권(IP) 경쟁력을 입증한 것이 좋은 사례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와의 콘텐츠 협력 시너지가 기대되는 대목이다.

29일 네이버의 2020년 4분기 실적에 따르면, 콘텐츠 부문 매출은 1389억원으로 전년보다 48.8% 성장했다. 네이버의 5대 사업인 ▲서치플랫폼 ▲커머스 ▲핀테크 ▲클라우드 ▲콘텐츠 가운데 기존 주력 사업인 서치플랫폼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이 절반이지만, 전년대비 증가율은 나머지 4개 신사업이 두드러진다.

특히 콘텐츠 부문은 직전분기와 비교해 증가율(20.9%)이 가장 높았다. 성장세를 이끈 것은 네이버웹툰이다. 글로벌 웹툰 월간활성사용자(MAU)는 7200만명을 기록했고, 연간 글로벌 거래액은 8200억원을 찍으며 목표치를 초과 달성하는 성과를 냈다. 네이버웹툰은 2013년 유료보기·광고·IP 비즈니스로 이어지는 ‘PPS 프로그램’(Page Profit Share Program)을 구축, 글로벌 웹툰 서비스에 힘을 실어왔다.

최근 네이버는 글로벌 IP 전략을 웹툰에서 웹소설로 확장하고 있다. 6억 달러 규모의 왓패드 인수가 기점이다. 왓패드는 9000만명의 MAU를 보유한 세계 최대 웹소설 플랫폼으로, 약 10억개의 스토리텔링 콘텐츠가 게재돼 있다. 그중 ‘애프터’ 등 1500개 작품이 출판이나 영상으로 제작됐다. 네이버는 네이버웹툰과 왓패드 합산 1억6000만명의 사용자를 가진 글로벌 최대 스토리텔링 플랫폼으로 도약을 꾀한다. 한성숙 대표는 “왓패드 인수는 글로벌 IP 시장 선점을 위한 전략적 결정”이라며 “네이버웹툰과 왓패드는 단순 결합 이상의 시너지를 낼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네이버는 자체 보유한 스토리텔링 IP의 영상화를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유미의 세포들’ ‘지금 우리 학교는’ 등 77개의 작품을 드라마·영화·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할 계획이며, 미국에서는 네이버웹툰의 미국 법인 ‘웹툰 엔터테인먼트’를 중심으로 헐리우드 영화 제작사들인 ‘버티고엔터테인먼트’·‘바운드엔터테인먼트’ 및 미국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루스터티스스튜디오’ 등과 영상화 파트너십을 맺었다. 또 네이버웹툰의 스튜디오N과 함께 왓패드 또한 글로벌 영상 사업을 전개하는 왓패드 스튜디오를 보유하고 있어, 자체 영상화 인프라를 갖춘 상황이다.

네이버는 지난해 12월 글로벌 OTT 넷플릭스에서 방영된 네이버웹툰 원작의 10부작 드라마 ‘스위트홈’으로 자체 IP 경쟁력을 확인했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4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스위트홈은 작년까지 전 세계 2200만 가구가 시청했으며, 이후 네이버웹툰에 대한 글로벌 방문자가 늘었고 이를 통해 파생된 다양한 콘텐츠 소비 효과가 관측됐다”며 “네이버 IP가 글로벌 시장에 통용됨을 검증한 쾌거”라고 언급했다. 스위트홈의 글로벌 누적 조회수는 12억건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는 “넷플릭스, 아마존, 디즈니플러스 등 대형 OTT들이 오리지널 콘텐츠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만큼, 스토리텔링 콘텐츠에 대한 가치도 더욱 높아질 것”이라며 “네이버웹툰이나 왓패드의 경우 사용자의 약 80%가 Z세대여서 OTT 사업자들의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넷플릭스는 콘텐츠 제작 투자에 지난해에만 178억달러를 쏟은 것으로 추정된다. 포브스에 따르면 작년 아마존 콘텐츠 예산 규모는 70억달러, 훌루도 30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권하영 기자>kwonh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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