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달러 약세·무역분쟁·ASP 감소’ 3대 악재, 수요 상승으로 상쇄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대내외적인 악재에도 선방했다. 모바일 시장이 회복되고 비대면(언택트) 일상이 메모리 수요 증가를 견인한 덕분이다. 올해는 서버 고객사 메모리 구매 재개, 위탁생산(파운드리) 호황 지속 등으로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삼성전자는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 연결기준 2020년 4분기 반도체 부문 매출액 18조1800억원 영업이익 3조8500억원으로 집계됐다고 지난 28일 밝혔다. 매출액은 전기대비 3% 하락, 전년동기대비 8% 상승했다. 영업이익은 전기대비 31% 감소, 전년동기대비 12% 증가했다.
SK하이닉스는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 연결기준 2020년 4분기 매출액 7조9662억원, 영업이익 9659억원을 기록했다고 29일 밝혔다. 매출액은 전기대비 2.0% 감소 전년동기대비 15.0%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전기대비 25.7% 하락, 전년동기대비 298.3% 상승했다.
양사는 3분기부터 회복된 모바일 시장을 선방 요인으로 꼽았다. 삼성전자 애플 등이 신제품을 출시했고 상반기 위축된 소비심리가 풀렸기 때문이다.
다만 달러 약세, D램과 낸드 평균판매가격(ASP) 하락 등이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미국 제재로 화웨이의 메모리 구매가 중단된 점도 일부 작용했다.
올해도 코로나19, 무역분쟁 등 리스크가 여전하지만 메모리 시장 전망은 긍정적이다. 삼성전자는 “서버 고객사의 재고 조정이 마무리된 것으로 보인다. 올해 상반기 내 구매가 재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다소 조심스러운 입장을 견지하면서도 사업성과가 전년보다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양사는 메모리 시장 회복에 대해 생산능력 확대와 공정 전환으로 대응한다. 삼성전자는 국내 평택, 중국 시안 등에 증설 작업을 진행 중이다. SK하이닉스의 이천 M16 팹은 오는 6월에 양산에 돌입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10나노급 3세대(1z) D램 비중을 늘리고 있다. 올해는 극자외선(EUV) 공정을 도입한 10나노급 4세대(1a) D램을 생산할 예정이다. 최근 미국 마이크론이 1a D램 생산 소식을 전한 가운데 양사는 기술경쟁력 강화를 위해 노력할 것을 다짐했다.
낸드의 경우 128단 제품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7세대 V낸드 출시를 앞두고 있다. 단수는 미정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말 176단 낸드 개발에 성공했다. 연내 생산 예정이다. SK하이닉스의 경우 인텔 낸드 사업 1차 작업이 올해 마무리되는 만큼 관련 분야 강화에 박차를 가한다.
두 회사는 시스템반도체 시장 확대에도 집중한다. 삼성전자 시스템LSI의 경우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이미지센서 등 모바일 제품 위주로 경쟁력 향상에 나선다. 최근 신규 AP ‘엑시노스2100’을 선보인 데 이어 AMD 그래픽 기술이 적용된 AP 개발도 한창이다. SK하이닉스는 이미지센서 생산능력 증가 및 차세대 제품 출시를 위해 노력 중이다.
파운드리는 시장 호황에 발맞춘 투자를 이어간다. 삼성전자는 EUV 기반 첨단공정 강화가 핵심이다. 7나노 이하 비중을 늘려가는 추세다. 5나노 2세대, 4나노 1세대 공정 개발을 완료했음을 전하기도 했다. 평택 2공장 내 파운드리 라인은 하반기 가동된다. 미국 오스틴 파운드리 공장에 대해서는 ‘검토 중’이라는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SK하이닉스는 중국 파운드리 공장 구축에 속도를 낸다. 당초 2022년 말로 예정된 8인치 설비 이설 일정을 앞당길 방침이다. 지난해 간접 투자한 키파운드리를 활용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김도현 기자>dobest@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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