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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뺏기면 끝장”…금융권-빅테크-핀테크업계, ‘슈퍼앱’ 전쟁 불붙는다

이상일

[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마이데이터, 오픈뱅킹 등 디지털 금융서비스가 올해 본격화되면서 금융사는 물론 빅테크, 핀테크 업체간 치열한 ‘모바일 앱’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다양한 이종 데이터 기반 융합 서비스가 다양하게 창출되는 만큼 하나의 앱에 무수히 많은 서비스가 녹아들게 된다. 따라서 수많은 정보와 상품을 어떻게 고객에게 선별해서 제시할 수 있는지 앱 개발과 구축, 앱 거버넌스 확보에 많은 기업들이 고민을 거듭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업계에서는 스마트폰 뱅킹 앱과 같이 금융권은 물론, 빅테크, 핀테크 업체들이 저마다 앱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슈퍼앱' 경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나의 애플리케이션만 있으면 별도로 다른 앱을 설치하지 않아도 쇼핑, 송금, 투자, 예매 등의 여러 가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을 통상 ‘슈퍼앱’이라는 용어로 부른다. 국내에서도 가입자 기반의 거대 플랫폼을 가진 업체들이 슈퍼앱이라는 용어를 마케팅에 적극 사용하면서 보편화됐다.

슈퍼앱은 블랙베리(BlackBerry) 창업자인 마이크 라자리디스(Mike Lazaridis)가 2010년에 처음 주창했다. 그는 슈퍼앱을 사람들이 매일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앱의 폐쇄된 생태계로 정의했다. 기업 입장에선 자사 기술 및 서비스와 타사의 기술과 서비스 통합을 통해 제공되는 플랫폼을 의미한다.

대표적인 슈퍼앱으로 알리페이(ALIPAY), 위챗(WECHAT), 고잭(GOJEK), 그랩(GRAB) 등이 꼽힌다. 이들 앱의 공통점은 물류, 배송, 상거래, 결제 및 소셜 네트워크의 기능을 통합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일상생활에 필요한 대부분의 활동을 비대면으로 하나의 앱에서 처리가 가능함을 의미한다.

또 다른 공통점은 이들 앱이 그야말로 백지에서 처음부터 서비스를 그려나간 결과물이라는 점이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기존 사업을 영위하고 있던 도메인 기반 사업자에게서 슈퍼앱이 출현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지적한다. 디지털 금융시장에서 금융사가 다소 뒤쳐질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이른바 빼고 더하는 과정에서 조직논리가 반영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그룹 통합 온라인몰 ‘롯데온’은 유통강자인 롯데그룹이 e커머스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난해 4월 출범했지만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원인에 대해서는 다양한 관측이 오가지만 결국 대기업 조직논리가 e커머스에 필요한 빠른 의사결정과 아이디어의 반영을 저해했을 것이란 의견이 많은 상황이다.

금융권도 마찬가지다. 예를 들어 금융사의 앱은 금융사 서비스가 하나에 모여 있는 것이지만 여기에는 금융사 각 조직의 아이디어와 사업이 반영됐음을 의미한다. 단순히 기능하나를 넣고 빼는 문제가 아니라 해당 조직의 헤게모니가 개입하는 부분이다. 서비스 하나를 넣고 빼는 것에 대한 의사결정이 복잡할 수 밖에 없고 고객 경험 개선보다는 조직논리가 우선되는 개연성이 높기도 하다.

현재 마이데이터, 마이페이먼츠를 앞두고 금융사들과 빅테크, 핀테크 업체들은 하나의 앱에 다양한 기능을 통합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금융사들에 비해 빅테크, 핀테크 기업들은 백지에서 서비스를 그려가는 만큼 다양한 기능을 빼고 정리해야 하는 부담이 없다. 다만 서비스가 다양해지면서 앱의 덩치가 커지고 있다는 점은 극복해야 할 점이다. 토스와 같은 송금 서비스로 출발한 앱도 이제 은행, 증권, 보험 등 다양한 서비스를 한 앱에서 보여줘야 하는 상황이다.

관련업계에서는 금융사가 얼마나 앱에서 서비스를 덜어내고 재배치 할 수 있을지와 핀테크와 빅테크 업체들이 늘어나는 서비스를 어떻게 조율할지 여부에 따라 슈퍼앱에 대한 성패가 갈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기도 하다.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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