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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같다” 논란의 인사평가, 김범수 “사내문화 경고등”

최민지
-성과보상‧인사평가 직원 불만 속 말문 연 김범수 카카오 의장
-기부 의사 밝힌 5조원 자산 “필요한 곳에 바로 쓰고 싶어”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최근 불거진 인사평가 논란에 대해 입을 열었다. 김범수 의장은 카카오를 문제를 해결한 의지가 있는 회사로 표현하며, 사내 문화에 경고등이 켜졌다고 밝혔다.

25일 김범수 의장은 오후 2시부터 사내간담회 ‘브라이언톡 애프터’를 열고, 인사평가부터 성과보상, 기부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현안에 대한 임직원과 공유했다.

최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게재된 글로 카카오 인사평가 시스템 논란에 불이 붙었다. 카카오에 재직하는 한 직원은 사내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며, 인사평가 문제점을 지적했다. 카카오는 매년 연말 동료 평가를 실시하는데, 몇 명이 본인과 일하기 싫다고 답했는지를 볼 수 있다. 이로 인해 ‘당신과 일하기 싫다’라는 평가항목이 도마 위에 올랐다.

그동안 카카오는 자유롭고 유연한 조직문화와 발전하는 IT기술 중심에 있는 만큼, 취업준비생들이 선호하는 직장으로 꼽혀 왔다. 하지만, 이번 논란으로 카카오 이미지에 큰 타격이 갔다.

이와 관련 김 의장은 “직장 내 누군가에게 해를 끼치거나 해를 끼치는 의도는 없었지만,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거나 하는 것은 정말 조심해야 한다”며 “서로 서로의 약속이고 배려다. 가장 조심하고 삼가야 할 영역”이라고 말했다.

또 “카카오에서 누군가 무시하거나 괴롭히는 행위는 절대 없어야 한다. 그런 것에 민감하지 않은 리더나 동료가 있다면 반드시 바로 잡아야 한다”며 “카카오는 문제를 인식하고 해결할 마음가짐과 의지가 있는 회사라고 믿고 있다. 사내 문화에 경고등이 켜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장은 이러한 시스템을 바로 잡을 것을 시사했다. 건강한 공동체 조직을 만들기 위해 카카오는 회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카카오는 다음달 2일 직원들과 인사평가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간담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김 의장은 “우리는 불완전한 존재지만, 실수했을 때 어떻게 반응하고 사과하느냐에서 회사 문화가 드러난다. 성숙하고 멋있는 문화를 만들면 좋겠다”며 “부딪힘이나 충돌은 당연히 있을 수 있으나 그 후 회복이 잘 되느냐가 중요하다. 주변을 살피고 다독여주는 것이 잘되면 좋겠다”고 전했다.

성과보상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최고의 인재에게 최고의 대우를 해줘야 하는 만큼, 개선의 의지를 보여줬다.

김 의장은 “카카오는 지금 당장 부족한 면은 있을 수 있지만 산업군에서는 보상이 많은 회사가 됐으면 좋겠고 거기로 가고 있는 중”이라며 “ 경쟁사보다 보상이 적다면 빨리 개선해야 한다. 장기적 변화는 시간을 좀 줬으면 좋겠다”고 제언했다.

이와 함께 김 의장은 지난 8일 기부 의사를 밝힌 5조원의 자산에 대해 묵혀두지 않고 필요한 곳에 바로 써서 사회문제를 몇가지라도 해소하기를 바랐다.

김 의장은 “1년이면 1년, 단위를 정해 몇천억원 수준을 쓰는 구조로 가고 싶다. 대규모 자본을 투입해 몇 가지 사회문제라도 풀 수 있으면 좋겠다”라며 “기업으로서 올바른 길을 가겠다는 선언으로, 기술로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는 시도들이 필요하다. 재산 기부는 카카오가 접근하기 어려운 걸 개인적으로 풀어보고 싶었던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날 김 의장은 롤모델로 ‘빌게이츠’를 꼽았다. 빌게이츠는 창업 후 재단을 만들어, 기부문화를 확대했다. 빌게이츠 ‘창조적 자본주의’를 한국사회에 적용한다면, 일부 사회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드러냈다.

김 의장은 “기부서약 같은 것도 빌게이츠 재단에서 시작했는데, 미국 IT기업인들 사이에서 기부서약이 문화처럼 퍼졌다”라며 “한국도 이런 환경으로 가면 어떨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문제를 해결하는 게 카카오에게는 익숙하다. 별다른 검증 없이 자유롭게 여러 시도를 할 수 있는 구조가 나왔으면 한다”라며 “100명 최고경영자(CEO) 역할처럼 100개의 프로젝트가 생겼으면 좋겠다. 기본적으로 여기 있는 크루들은 변화의 주체자”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김 의장은 스타트업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김 의장은 “스타트업 지원 구조는 계속 나와야 하며, 스타트업이 진로의 옵션이 됐으면 한다. 카카오 내에서 또는 카카오 자녀들이 스타트업에서 빨리 경영할 수 있는 구조도 나오면 좋겠다”고 전했다.

<최민지 기자>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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