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SK하이닉스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는 세계 반도체·디스플레이를 주도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만들기 위한 소재·부품·장비(소부장)는 해외의존도가 높다. 지난 10여년 줄곧 지적했던 문제다. 일본 수출규제는 한국 기업의 약점을 부각했다. <디지털데일리>는 소부장 육성을 위해선 무엇이 필요한지, 우리 기업은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등 유망기업을 만나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봤다.<편집자주>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정부가 국내 소부장 생태계 강화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1월에는 ‘소부장 으뜸기업’ 22곳을 선정했다. 6대 정점 분야 (반도체·디스플레이·자동차·기계금속·전기전자·기초화학) 업체가 대상이다. 오는 2024년까지 100개 기업으로 늘릴 방침이다. 이중 연삭 장비 기술력을 인정받은 미래컴퍼니가 눈에 띈다. 핵심기술을 기반으로 몸집을 키워가고 있다.
미래컴퍼니는 지난 1984년 설립된 회사다. 반도체 장비로 시작했지만 2000년대 들어 디스플레이 장비로 사업을 확장했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 2005년 코스닥 상장에 성공했고 수술로봇, 3차원(3D) 센서 등 분야에도 진출했다.
현재 회사는 창업주 김종인 전 대표의 차남 김준구 대표가 이끌고 있다. 김 대표는 삼성전자, 베인앤컴퍼니 등에서 근무한 뒤 지난 2014년 미래컴퍼니에 입사했다. 최고재무책임자(CFO) 등을 역임하고 지난해 경영 전면에 나서게 됐다.
경기 화성 미래컴퍼니 본사에서 만난 김 대표는 “가공 기술군, 검사 기술군, 레이저 기술군 등 3개 분야로 나눠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며 “모든 영역이 해당 기술들은 기반으로 시작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력은 가공 파트의 ‘에지 그라인더’다. 이 기술을 통해 디스플레이 단면을 균일하게 연마하거나 모양을 만드는 장비를 만들었다. 전 세계 시장점유율 70%에 달한다. 삼성디스플레이·LG디스플레이는 물론 중국 BOE·CSOT, 일본 샤프 등 국내외 고객사를 확보했다.
김 대표는 “매출 절반 이상이 에지 그라인더 쪽에서 나온다. LG로 시작해 삼성, 중국, 일본 업체 등과도 거래를 하게 됐다”며 “지난해는 중국 비중이 높았다”고 언급했다.
레이저 관련 장비도 디스플레이에 특화됐다. 레이저로 패널을 자르거나 공정 과정에서 손상된 부분을 수리하는 제품 등이 있다. 광학계 기반 검사장비도 있다. 렌즈로 이미지를 촬영하고 알고리즘을 통해 불량을 찾아내는 방식이다.
전방 산업 특성상 액정표시장치(LCD),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대상으로 하는 장비가 대부분이었지만 향후 마이크로LED, 퀀텀닷나노발광다이오드(QNED) 등도 대응할 예정이다.
김 대표는 “디스플레이 후공정은 유리든 플라스틱이든 제품 특성이 달라도 큰 틀에서 같다. 덕분에 여러 패널로 응용범위를 넓히기 수월하다”면서 “고객사의 니즈를 적기에 파악하고 이를 맞춰주는 식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신규 장비 준비가 한창인 반도체 사업은 기대 요소다. 가공 기술을 바탕으로 한 반도체 주요 공정 장비 개발이 막바지 단계다. 글로벌 고객사와 양산 평가를 진행 중이다. 그동안 반도체 분야는 물류 장비 등만 다뤘지만 이번 검증을 통과하면 핵심 장비로 사업군을 넓히게 된다.
최근 급부상한 배터리 시장에도 발을 들였다. 배터리를 쌓는 프레임의 열을 빼주는 쿨링 플레이트 가공 장비를 만들고 있다. 해당 부품은 잘못 가공하면 열전도율 차이가 생겨 배터리 수명을 줄일 수 있다. 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해 필요한 분야다.
미래컴퍼니는 차세대 배터리 전고체전지 관련 장비도 연구개발(R&D)하고 있다. 씨아이에스, 디에이치 등과 정부에서 주관하는 국책과제에 참여 중이다. 미래컴퍼니는 균일 가압 프레스 및 스태킹 장비, 검사장비 등 공정 전반을 담당하고 있다. 과제는 오는 2024년까지만 이들 업체는 이보다 이른 시점에 성과를 내겠다는 의지다.
지난달 출시한 3D 비행시각측정(ToF) 카메라, 복강경 수술로봇 등도 미래컴퍼니가 집중하는 분야다. 김 대표는 “ToF의 경우 보안, 가전, 물류로봇, 헬스케어 등 적용 가능한 곳이 무궁무진하다”며 “수술로봇은 매년 두 자릿수 이상 성장하는 시장이다. 우리는 래퍼런스를 쌓으면서 규모를 키워나가는 단계”라고 말했다.
한편 미래컴퍼니는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 연결기준 2020년 연간 매출과 영업손실 590억원, 180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대비 39.5% 하락, 적자전환이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전방산업 투자가 지연된 탓이다. 올해는 매출처 다변화로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