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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선인싸] 138만 구독자 ‘데일리버스킹’, 전세계 통하는 음악의 힘

최민지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버스킹(Busking, 거리공연)은 거리를 무대로 만든다. 오가는 길목에 서서 노래를 부르고 악기를 연주하면, 그곳은 공연장이 되는 동시에 지나가던 사람들은 관객으로 변한다.

신인 아티스트는 자신의 곡을 대중에게 선보이기 위해, 기성 아티스트는 색다른 자극을 주는 무대로 버스킹을 활용하기도 한다. 관객은 일상 속 새로운 음악적 경험을 누릴 수 있다. 코로나19로 전처럼 버스킹을 거리에서 만나보기 힘들어졌지만, 이를 대리만족할 수 있는 채널이 주목받고 있다.

‘데일리버스킹’은 야외나 공공장소에서 대중가요‧기악 중심 버스킹을 진행하고 이를 있는 그대로 촬영해 대중에게 제공하고 있다. 데일리버스킹은 잘 알려진 밴드 넬(NELL), 가수 박혜경‧허각부터 신예 아티스트, 일반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람들을 조명하고 있다.

데일리버스킹 채널은 한국인뿐 아니라 동아시아, 동남아시아, 북미, 남미 등의 시청자를 확보하고 있다. 영어, 일본어뿐 아니라 러시아어, 인도네시아어, 아랍어, 베트남어 등 번역작업도 진행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데일리버스킹은 당장 트래픽이 적더라도 언어적 장벽 없이 장기간 사랑받을 수 있는 콘텐츠를 발굴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최근에는 국내 40~50대를 타깃으로 만든 7080세대 노래 영상 해외 트래픽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새로운 가능성을 엿보고 있다.

사실, 데일리버스킹 채널은 콘텐츠 제작사 INPLAY 김동현 기획실장이 2013년 일본 유학 당시 오사카역 근처에서 취미로 촬영해 온 버스킹에서 시작됐다. 오사카역 주변은 간사이 지역 실력 있는 아티스트들이 밤마다 보며 공연하는 명소로 유명했다. 이 때부터 김동현 실장이 틈틈이 운영해 온 채널을 2019년 INPLAY에 양도하고, 본격적인 운영에 나서게 됐다.

현재는 138만 구독자를 보유한 채널로 성장했다. 인기비결을 묻자, 데일리버스킹은 그저 ‘운’이었다는 겸손한 답을 주었다. 2013년부터 온라인 콘텐츠 시장이 꾸준히 성장해 온 변화 물결의 좋은 지점에서 시장이 성장하는 만큼 커왔다는 것이다. 코로나19로 예전처럼 버스킹 촬영이 자유롭지는 않지만, 문화예술 공연에 갈증이 커져 있는 만큼 추후 새로운 계획도 구상하고 있다. 코로나19가 잦아들면 버스킹 촬영지역과 아티스트를 해외로 확장하겠다는 포부다.

김동현 실장은 “버스킹의 매력은 주최 측의 간섭이나 대자본과의 이해관계 없이 오로지 아티스트 본인 의지로 시간과 셋리스트에 구애받지 않고 대중과 마주하는 데 있다. 그러한 현장에 깊숙이 들어가 궁극적으로 제작자가 아닌 관객의 한 사람으로서 참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데일리버스킹과의 일문일답.

Q1. 채널 소개 부탁합니다.


저는 서대문구에 위치하고 있는 콘텐츠 제작사 INPLAY 기획실장을 맡고 있는 김동현입니다. ‘데일리버스킹’ 채널은 제가 주로 기획과 촬영, 녹음, 편집을 담당하고 있는 유튜브 중심 버스킹 관련 미디어입니다. 콘텐츠를 간략히 소개하자면, 해당 채널은 야외나 공공장소에서 대중가요와 기악 중심 버스킹을 진행하고, 그것을 있는 그대로 촬영해 대중에게 제공합니다. 국내에 기반을 두고 있지만 시청자층은 동아시아, 동남아시아, 북미, 남미 지역에 골고루 분포돼 있으며, 2018년 CJ ENM MCN 사업 다이아 티비와 파트너 계약을 체결한 이후 꾸준히 성장 중입니다.

Q2. 유튜브 방송을 시작한 계기가 있다면?

‘데일리버스킹’ 채널은 2013년 제가 일본에서 유학하던 당시 오사카역 근처에서 취미로 버스킹을 촬영하고 유튜브에 올리면서 시작하게 됐습니다. 그 당시만 하더라도 오사카역 주변은 간사이 지역 실력 있는 아티스트들의 버스킹을 밤마다 들을 수 있었던 명소였습니다. 특히 실제 형제로 구성된 밴드 ‘ちめいど(치메이도)’ 버스킹을 자주 접하면서 이 정도 그림이면 어떻게 찍더라도 그 자체로 시장성이 있을 것이라 판단했고, 언젠가 한국에 돌아가면 제대로 채널을 운영해보자는 결심을 하게 됐습니다. 그렇게 2018년까지 약간은 느슨하게 운영을 해 오다가 2019년, 현재 운영사인 INPLAY에 채널을 양도하고부터 해당 채널의 기획과 촬영, 편집 등을 맡아 본격적인 운영을 시작했습니다.

Q3. 데일리 버스킹 콘텐츠는 어떻게 만들어지나요?


먼저 아티스트를 선정합니다. 이때 저희가 먼저 연락해 보는 경우도 있고, 아티스트 측에서 먼저 연락이 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렇게 아티스트가 선정되면 상호 협의를 통해 곡을 선정합니다. 아티스트 자신의 오리지널 곡인 경우는 해당되지 않으나, 커버곡의 경우 원곡 저작권을 침해할 소지가 존재하기에 가능하면 기획사, 유통사 등과 협의해 진행합니다. 그렇게 선정된 곡으로 보통은 야외에서 버스킹을 실행하게 됩니다. 소규모 버스킹의 경우, 제작비 절감을 위해 저 혼자서 음향, 촬영, 조명 등을 맡아 진행하나, 밴드와 같이 규모가 큰 버스킹은 회사와 협력 관계에 있는 업체들과 진행합니다. 녹음의 경우 현장감을 살리기 위해 대개는 현장에서 앰프를 통해 실제로 나오는 소리를 수음하지만, 현장 소음이 크거나 아티스트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에는 트랙별로 녹음해 믹싱 작업을 하기도 합니다.

Q4. 콘텐츠 제작 철학이 있다면요?

대부분의 인스턴트 콘텐츠는 시청 타깃을 선정해 단기간에 많은 트래픽을 확보해야 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런 류의 콘텐츠보다 당장 트래픽이 적더라도 시대를 별로 타지 않고, 언어적 장벽 없이 장기간 사랑받을 수 있는 콘텐츠를 생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런 의지대로 실행하기에는 실무적인 한계가 많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Q5. 버스킹의 매력은 무엇입니까?

버스킹의 매력은 주최 측의 간섭이나 대자본과의 이해관계 없이 오로지 아티스트 본인 의지로 시간과 셋리스트에 구애받지 않고 대중과 마주하는 데 있습니다. 그것과 더불어 특히 신인 아티스트는 자신과 자신의 곡을 대중에게 알리는 홍보 또한 부차적인 목적으로 삼기도 합니다. 이미 어느 정도 알려진 아티스트는 일상적인 무대 이외의 색다른 자극을 받고 싶어 버스킹을 하기도 합니다. 그러한 현장에 깊숙이 들어가 궁극적으로 제작자가 아닌 관객의 한 사람으로서 참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Q6. 케이팝을 해외에 알리는 채널 역할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관련해 어떤 활동을 하고 있나요?

채널 초창기부터 제작하는 케이팝 콘텐츠의 외국어 번역 작업에 많은 시간을 투자했습니다. 처음에는 제가 구사할 수 있는 언어인 영어와 일본어로 콘텐츠 타이틀을 번역하고, 자막을 작성했습니다. 이후 외부 업체와 손을 잡고 브라질 트래픽을 공략하기 위해 포르투갈어로 일부 영상의 번역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최근에는 러시아어, 인도네시아어, 아랍어, 베트남어 등 번역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유튜브와 같은 글로벌 플랫폼은 오래전부터 시청자가 주로 접속하는 지역과 주로 시청하는 영상의 언어를 분석해 해당 시청자에게 가장 적합한 언어 타이틀과 자막이 제공돼 왔기에, 이런 작업들이 유효했던 것 같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국내 40~50대를 타깃으로 만든 7080세대 노래 영상도 해외 트래픽이 꾸준히 증가하는 것을 보면서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고 있습니다.

Q7. 코로나19로 버스킹 문화가 사라지고 있습니다.


코로나19가 어느 정도 잦아들지 않으면 콘서트나 행사, 전시회와 같은 문화행사와 마찬가지로 버스킹 또한 진행되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어쨌든 사람을 모으는 행위이니까요.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습니다만, 1년 넘게 콘서트와 같은 문화예술 공연에 목마른 대중들의 응축된 수요와 욕망은 어느 시점에 다다라서는 폭발할 것 같습니다. 아무리 랜선 콘텐츠가 발달하더라도, 인간이기에 가지는 근원적인 욕구를 충족시키기에는 한계가 있지 않을까요?

Q8. 코로나19가 종식되지 않은 만큼, 혹시 새로운 포맷으로 버스킹 콘텐츠를 보여줄 계획이 있나요?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유튜브 플랫폼 자체에서는 새로운 포맷을 계획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현재는 우리가 다른 매체들과 커머스에 집중하고 있고, 음악 분야와 관련해서는 관련 종사자들과 함께 새로운 매체를 기획 중이긴 합니다.

Q9. 구독자 수가 138만명에 달합니다. 인기 비결은 무엇입니까?

인기 비결은 ‘운’입니다. 왜냐하면 제가 혼자서 채널을 시작할 당시인 2013년쯤부터 온라인 콘텐츠 시장이 꾸준히 성장해 왔으니까요. 그러니까 사실 ‘데일리버스킹’은 그저 이런 변화 물결의 좋은 지점을 선점하고 나서 시장이 성장하는 만큼만 성장해 온 것에 불과하다고 생각합니다.

Q10. 비즈니스 제휴는 많이 들어오나요?

비슷한 규모의 타 채널들만큼은 아니지만 매체가 성장하는 만큼 그에 따른 비즈니스 제휴는 많이 오는 편입니다. 신곡 홍보 버스킹 관련 문의, 플레이스 및 장비 협찬 문의가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채널 자체 매출은 오로지 구글애드센스 광고에 의존하기 때문에 채널 전체 트래픽에 비례한다고 생각하면 정확합니다.

Q11. 기억에 남는 방송 에피소드를 공개해주세요.

2019년 초에 진행했었던 가수 HYNN(박혜원) 버스킹이 기억에 남습니다. 당시 ‘시든 꽃에 물을 주듯’이라는 곡의 발매를 앞두고 기획사를 통해 연락이 왔었는데, 데모를 들어 보고 ‘이 곡이 버스킹에서 라이브로 가능할까’ 하는 의구심이 생겼습니다. 전화를 걸어 봤더니 기획사 측에서는 “라이브는 걱정 마라”고 해 일단 반신반의로 진행했는데 촬영을 하면서도 제 귀를 의심할 정도의 놀라운 라이브가 나오고 말았습니다. 촬영하면서 가장 놀랐던 순간이었기에 기억에 남네요.

Q12. 향후 데일리버스킹은 어떤 채널로 발전할 예정입니까?


코로나19로 인해 진행하지 못했던 기획들을 진행해 볼 예정입니다. 지금까지는 주로 촬영 지역과 아티스트를 국내로 한정했지만, 반대로 촬영 지역과 아티스트를 해외, 시청 타깃을 국내 혹은 해외로 하는 포맷을 구상 중입니다.

<최민지 기자>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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