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데이터 엔지니어가 6개월 단기알바?” 野, 과기정통부 집중포화

최민지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정부가 제출한 올해 첫 추가경정예산(추경)을 놓고 국회 곳곳에서 잡음이 들리는 가운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야당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4차 추경안과 관련해 단기일자리 우려를 제기하며 삭감을 요구하고 나섰다.

17일 국회 과방위는 전체회의를 열고 ‘2021년도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정부)’을 안건으로 올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는 인공지능 데이터, 바이오 데이터, 디지털전환, 정보통신기술(ICT) 스타트업을 지원해 일자리 창출을 추진하겠다며, 1327억원을 증액하기로 했다.

이를 놓고 과방위 야당은 ‘단기알바’에 불과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선거를 앞두고 보여주기식 실효성 없는 일자리 창출안에 세금을 낭비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반면, 여당은 양질의 데이터 일자리로 전환하기 위해 필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본예산에 포함시키는 등 증액까지 살펴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과기정통부는 이번 추경을 통해 데이터 일자리를 내걸었다. 구체적으로 바이오 데이터 엔지니어 1000명 양성을 목표로 다부처국가생명연구자원 선진화사업 예산을 150억원 더 늘렸다. 청년 데이터 엔지니어 1000명은 월 180만원을 받으며 6개월간 일하게 된다.

975억원 늘어난 지능정보산업인프라조성은 오는 6월부터 12월까지 7개월간 진행된다. 인공지능(AI) 학습용 데이터 수집, 정제, 가공, 검증 등 구축에 취업준비 청년들을 모집한다. AI 학습용 데이터 50종을 구축한다는 설명이다. 186억원으로 예정된 디지털 전환 지원 사업의 경우 교육 강사 900명, 컨설턴트 300명을 양성한다. 각각 6개월, 5개월간 이뤄진다.

문제는, 과기정통부가 추진하는 상당수 일자리 사업이 5~7개월짜리 임시 단기 일자리라는 점이다.

최기영 과기정통부 장관은 “코로나19로 실업률이 높아지고 있어 시급한 부분이 있다. 단기 일자리라도 빨리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며 “데이터 관련 일자리는 단순한 공공일자리가 아니다. 좀 더 좋은 일자리로 전환할 수 있도록 교육을 포함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과기정통부 장관의 해명에도 야당의 집중포화는 이어졌다. 앞서 과기정통부는 3차 추경 때 바이오 데이터 일자리 2000개를 양성하겠다고 264억원 추경을 받았다. 박대출 의원(국민의힘)은 2000명 중 관련 분야로 취업한 인원은 120여명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지식베이스 구축 사업 또한 2925억원을 추경으로 편성한 바 있다. 박성중 의원(국민의힘)은 해당 사업의 실제 집행률 0.3%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이전 사업이 종료되거나 실효성이 검증되지 않은 상태서 또다시 예산을 쏟는다는 지적이다.

허은아 의원(국민의힘)은 “6개월짜리 임시직으로, 시간당 1만900원 수준이다. 해외 데이터 엔지니어는 연봉 1억5000만원 이상을 받는 고급 인력인데, 데이터 엔지니어를 양성하겠다면서 최저 임금을 주는 단기 일자리를 만들었다”며 “(중소기업 등이) 프로필만 보고 데이터 엔지니어로 오인해 채용될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박성중 의원은 “오는 6월 집행되는 결과를 보고 추경해야 한다. 4건의 추경 예산 모두 삭감해야 한다”며 “양질의 일자리는 환영하지만 단기 일자리는 아니다. 대한민국 과학에 발전을 도모할 수 없으며, 졸속으로 마련한 추경안에 국민의 피 같은 세금만 낭비한다”고 비판했다.

반면, 정부와 여당은 데이터 구축, 일자리 창출, 인력양성까지 꾀할 수 있는 만큼 평가절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여당은 단기 일자리에 그치지 않고 고급인재로 육성할 수 있도록 본예산에 반영해야 한다는 데 입을 모았다.

윤영찬 의원(더불어민주당)은 “대학 등에서는 1년 단위로 취업자를 선정하는데, 6개월 단기인 만큼 취업자로 분류되지 않는다. 채용 후 전문가로 올라갈 수 있는 중간단계를 계획해야 하며, 본 예산에 반영해 확실히 진행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국회 과방위 더불어민주당 간사 조승래 의원은 “예산을 증액해 출연연 등에 인턴십 과정 등을 거쳐, 훈련이 보장되는 프로그램도 고려할 수 있다”며 “청년 선호 일자리가 될 수 있다. 단기 일자리로 폄하하지 않고, 미래 진출 분야와 직장에 대한 사전 경험을 갖는 훌륭한 일자리로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여야는 4차 추경안을 오는 24일 본회의에서 처리할 예정이다.

<최민지 기자>cmj@ddaily.co.kr
최민지
cmj@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