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매주 글로벌 시장에서 유행하는 음원들을 다 공부해요. 해외 틱톡커들 영상을 자주 모니터링해서 리스트를 만들고요. 이걸 어떻게하면 ‘옐언니스럽게’ 차별화해서 전달할 수 있을까 고민하죠.”
틱톡을 좀 한다면 모르는 사람이 없다는 ‘옐언니’(본명 최예린)<사진>. 10대들이 좋아하는 트렌드와 밈(meme·인터넷에서 유행하는 사진이나 영상)에 맞춰 톡톡 튀는 콘텐츠를 만드는 인기 틱톡커다. 지난 2일 서울 용산 샌드박스 본사에서 만난 옐언니의 첫 인상 역시 ‘귀엽고 천진난만하다’였다. 하지만 막상 이야기를 나눠본 옐언니는 만 24세의 어린 나이에도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해 강한 책임감을 가진 사람이었다.
옐언니는 2017년 우연히 틱톡을 알게 되고 호기심에 올린 영상이 큰 인기를 끌면서 불과 석달 만에 100만 팔로워를 달성했다. 지난해 3월부턴 무려 1000만명이 그를 따르고 있다. 인플루언서 통계사이트 ‘녹스인플루언서’에 따르면, 19일 기준 방탄소년단(BTS)과 블랙핑크에 이어 옐언니는 국내 8번째로 많은 팔로워를 확보한 틱톡커다. 샌드박스에는 2019년 무렵 합류해 대표 틱톡 크리에이터로 활동하고 있다.
틱톡은 유튜브처럼 조회수 기반 수익 구조가 아니기 때문에 직접적인 수익 창출은 어렵지만, 옐언니는 콘텐츠 광고와 브랜드 협업을 통해 크리에이터 활동을 전업으로 할 수 있을 정도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고. 2018년부터는 유튜브로도 영역을 넓혔다. 1000만 틱톡커 명성답게 유튜브 구독자 수도 불과 2~3년 만에 벌써 70만명이다.
옐언니의 1000만 팔로워 중에는 글로벌 팬 비중도 상당한 것으로 보인다. 옐언니 매니징을 담당하는 강지민 샌드박스 매니저는 “틱톡의 국내 월간활성사용자수(MAU)가 800만명 정도인데 옐언니의 팔로워가 그 이상이기 때문에 글로벌에서도 반응이 상당하는 것을 가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엔 크리에이터들이 직접 유행을 만드는 ‘해시태그 방구석 챌린지’를 통해 음원 제작에도 나섰다. 강 매니저는 “올 여름에 음원이 출시될 예정”이라며 “글로벌하게 반응을 끌어내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옐언니가 생각하는 틱톡의 매력은 무엇일까. 그는 “짧은 호흡으로 중독성 있는 영상을 모아볼 수 있는 것”이라고 간단하게 꼽았다. “저를 지지해주는 팬들의 댓글을 볼 때마다 잘해왔구나 하는 마음이 들어요. 지금까지 틱톡을 하면서 가장 큰 목표가 팔로워 1000만 달성이었는데, 이제는 팔로워 1위도 노려보려고요.”
다음은 틱톡 크리에이터 ‘옐언니’, 샌드박스 강지민 매니저와의 일문일답.
Q.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틱톡은 어떻게 시작했나?
A. (옐언니) 틱톡과 유튜브에서 10대 친구들의 관심사에 맞춰 재미있는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를 만드는 옐언니라고 한다. 10대들이 좋아하는 간식을 먹는 먹방 영상이나 요즘 트렌드인 물건들을 리뷰하는 영상을 올리기도 한다. 처음에는 틱톡 광고를 보고 그저 재미있어 보이길래 시작을 했는데 적성에 맞았다. 원래 디자인을 전공했고 사진 찍거나 찍히는 것에 관심이 많았다. 제가 틱톡을 시작한 2017년만 해도 이용자가 많이 없었는데 지금은 플랫폼이 훨씬 커지지 않았나. 이제는 틱톡에서 먼저 제안이 와 제 영상이 틱톡 광고에도 쓰이게 됐다.
Q. 기획 아이디어는 주로 어디서 찾나?
A. (옐언니) 요즘 유행하는 노래들을 듣는다. 매주 글로벌 시장에서 유행하는 음원들을 다 공부한다. 또 해외 틱톡커들의 영상을 자주 모니터링하고 리스트를 만든다. 틱톡은 확실히 ‘밈’이 중요한데, 그냥 똑같이 따라하면 흔한 영상이 된다. 그래서 옐언니 콘셉트에 맞게 반전 요소를 준다거나 어떻게든 변형을 시키려고 한다.
Q. 다른 틱톡커들과 다른 차별점, 팔로워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비결은?
A. (옐언니) 꾸준함이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3년간 틱톡을 하면서 저만큼 꾸준히 한 사람이 거의 없다. 예전엔 이틀에 한번씩 영상을 올리는 게 원칙이었는데 요즘은 하루에 한 개씩 꼭 올린다. 스스로 오늘 좀 부족하다 느끼면 두 세 개씩도 올린다.
본인의 확실한 콘셉트가 뭔지 잘 알고, 그걸 영상으로 나타내는 것도 중요하다. 저는 팔로워들이 어린 학생들이라 귀엽고 사랑스러운 모습을 많이 좋아해주기 때문에 그런 콘셉트로 유쾌한 영상을 많이 찍는다. 또 15초라는 짧은 시간 내에 시선을 사로잡으려면 첫 화면부터 궁금증을 유발하거나 ‘이건 꼭 봐야 해’ 하는 느낌을 줘야 한다.
Q. 다양한 플랫폼 중 틱톡에 주목하게 된 이유는?
A. (강지민 매니저) 숏폼의 가능성을 봤다. 숏폼은 모바일이 익숙한 MZ세대가 쉽게 소비할 수 있는 콘텐츠다. 틱톡은 시청자와 참여자의 경계가 더 모호하다. 그래서 더 쉽게 넘나들 수 있다. 유튜브는 콘텐츠를 만들려면 큰 마음 먹고 해야 한다. 또 구독자는 구독자로만 남는 편이다. 틱톡은 옐언니와 같이 직접 콘텐츠를 손쉽게 제작할 수 있다. 생산자와 창작자의 경계가 없으니 밈처럼 놀이 문화를 서로 즐기는 데 거리낌이 없다. 트렌드를 표현할 만한 플랫폼으로 틱톡을 더 쉽게 접하는 것 같다.
Q. 샌드박스의 틱톡 비즈니스 전략은 무엇인가.
A. (강지민 매니저) 샌드박스는 종합 MCN 기업이다. 플랫폼 확장과 사업 다각화를 늘 생각하고 있다. 유튜버와 틱톡커를 넘나들도록 소속 크리에이터들에게 연계 교육과 매니지먼트를 제공한다. 크리에이터는 한명이지만 다양한 플랫폼에서 본인의 콘텐츠를 제작한다면 그의 영향력도 더 커질 것이고, 샌드박스도 광고 사업을 비롯해 여러 사업으로 넓힐 수 있다. 종합 MCN으로서 틱톡뿐만 아니라 숏폼 전문 비즈니스라는 타이틀을 가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Q. 앞으로의 계획과 목표는?
A. (옐언니) 지금은 10대 친구들 눈높이에 맞춰 하고 있지만 만약 나중에 더 나이가 들면 지금처럼 계속 할 수 있을까 고민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나이가 무슨 상관일까 싶다. 지금까지 가장 큰 목표는 팔로워 1000만명 달성이었다. 지금의 목표는 지금껏 해왔던 것처럼 포기하지 않는 것, 그리고 이왕이면 틱톡에서 가장 최고가 되고 싶다. 틱톡커들을 통틀어 팔로워 1위를 노려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