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美로 모이는 배터리 업계…韓 협력사 "우리도 간다"

김도현
- 고객사 공장 인접한 곳에서 수요 대응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국내 배터리 3사가 미국으로 향한다. 중국 유럽에 이은 세 번째 해외 생산거점이다. 고객사 관리를 위해 협력사들도 미국 공장 또는 설립을 검토 중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미국의 글로벌 전기차 점유율은 5%지만 수년 내 20% 이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바이든 행정부 기조와 완성차업체 사업전략이 맞아떨어진 영향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선제 대응했다. 지난 2012년부터 미국 미시건주에 생산능력(캐파) 5기가와트시(GWh)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2019년에는 제너럴모터스(GM)과 전기차 배터리 합작법인 ‘얼티엄셀즈’를 세우고 오하이오주에 35GWh 규모 공장을 짓기 시작했다. 2022년 본격 가동 예정이다.

최근에는 미국 캐파를 대폭 늘리기로 했다. 테네시주에 얼티엄셀즈 2공장을 설립한다고 발표했다. 이곳도 35GWh 수준이다. 자체적으로도 2025년까지 5조원을 투입해 70GWh 추가할 계획이다. 미국에만 총 145GWh 캐파를 확보한다. LG에너지솔루션의 작년 기준 캐파(120GWh)를 넘어서는 수치다.

소송 리스크가 해소된 SK이노베이션도 미국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 2019년부터 조지아주 1공장(9.8GWh)을 구축하고 있다. 시생산 등을 거쳐 내년 1분기부터 양산을 시작한다. 2공장(11.7GWh)도 2023년 가동을 목표로 건설 중이다. 오는 2025년까지 미국 3~4공장도 세울 방침이다.

삼성SDI도 미국 개척을 검토 중이다. 미시간주 배터리팩 공장을 두고 있지만 배터리셀 라인은 없다. 그동안 유럽 고객사 위주로 배터리 사업을 진행했다. 이번 고민은 미국 고객사 확보 및 캐파 증대 차원이다. 이렇게 되면 LG에너지솔루션, SK이노베이션과 마찬가지로 ‘4각 생산기지(한국 미국 중국 유럽)’ 체제가 마련된다.

배터리 소재 업체도 미국행을 고려하고 있다. 원가 30% 이상을 차지하는 양극재 업체 중 에코프로비엠과 포스코케미칼이 대상이다. 각각 SK이노베이션 전용라인 구축, 얼티엄셀즈과 공급 계약 체결하는 등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전해질을 납품하는 엔켐과 동화일렉트로라이트는 미국 진출을 확정했다. 주요 고객들이 미국으로 향하자 결단을 내렸다는 후문이다.

음극재 원료 동박을 생산하는 일진머티리얼즈 SK넥실리스 솔루스첨단소재 등도 미국 투자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동박은 제품 수명이 수개월이어서 고객사와 근접한 곳에 공장을 두는 것이 최선이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완성차업체를 중심으로 배터리 생태계가 구축되는 분위기”라며 “미국 시장 성장세가 가파른 만큼 미국에 진출하는 국내 배터리 업체가 점점 많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도현 기자>dobest@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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