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쿠팡이 지난 3월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한 이후 첫 실적을 발표했다. 비대면 소비 흐름이 지속되면서 쿠팡 이용 고객 및 객단가가 증가해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반면 투자 확대로 적자 규모는 전년대비 3배 가까이 커졌다. 쿠팡은 손실 확대와 관계없이 당분간 대규모 투자를 지속 할 계획이다.
12일(현지 시각) 쿠팡은 올해 1분기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74% 증가한 42억686만달러(약 4조7348억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분기에 이어 올해까지 코로나19 사태가 이어지면서 비대면 소비 활성화로 매출 성장을 이뤘다는 분석이다.
1분기 한 번이라도 쿠팡에서 물건을 구입한 적 있는 고객을 의미하는 활성 고객 수는 1603만여명이었다. 지난해 말 1480만명보다 120여만명(21%) 증가했다. 활성 고객 1인당 순매출은 262달러(약 29만4000원)으로 전년동기대비 44% 증가하며 매출 성장을 이끌었다.
반면 영업손실은 작년 같은 기간 보다 180% 증가한 2억9503만달러(약 3321억원)으로 집계됐다. 1분기 적자 규모가 확대된 이유는 투자·고용 확대로 운영·관리비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특히 일회성 주식보상비만 8700만달러(약 979억원)가 지출됐다. 그 중 일부는 기업공개(IPO)와 연계된 주식 보상으로 규모는 6600만달러(약 743억원)를 차지했다.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은 실적 발표 후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쿠팡은 성장 주기 초기 단계에 있다”며 “국내 1분기 온라인 쇼핑객 3700만명 중 쿠팡은 1600만명을 보유했고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쿠팡 신사업 중 신선식품 새벽배송 서비스 ‘로켓프레시’ 1분기 매출은 작년동기대비 2.5배 이상 늘었다. 또 음식배달 앱 ‘쿠팡이츠’는 올 1분기 국내 휴대전화 앱 다운로드 순위 1위를 기록하는 등 쿠팡 창립 이래 그 어떤 서비스보다 빠르게 성장했다고 소개했다.
김 의장은 “쿠팡이츠는 소규모로 시작해 지난해 중반까지 서울 강남권을 집중 공략했지만 1년이 채 안 돼 제주도까지 진출하며 현재 전국적 서비스가 됐다“며 ”그러나 두 분야에서의 쿠팡 침투율은 여전히 낮다“고 했다. 시장 잠재력이 여전히 높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이어 ”로켓프레시와 쿠팡이츠는 상품 판매 이후 처음 출시한 신사업이지만 마지막이 되지는 않을 것이며 앞으로 다양한 새로운 서비스에 적극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쿠팡은 지난 IPO에서 45억5000만달러(약 5조1678억원)를 조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장은 이 조달금을 향후 어떻게 쓸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서도 "투자를 이어갈 것"이라고 ㄷ쿠팡은 단기적으로 수익을 올리기보다 장기적인 현금 흐름을 극대화하기 위해 시장에서 매력적인 기회를 볼 때마다 투자를 계속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는 장기간에 걸쳐 대규모 투자를 진행한 결과 쿠팡만의 경쟁력을 쌓을 수 있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김 의장은 “1분기 코로나19로 인해 20개 운영센터가 완전히 폐쇄됐고 이는 주당 평균 2개가 문을 닫았던 것”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통합 네트워크와 기술을 바탕으로 쌓아온 역량으로 높은 정시 배송률을 유지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지난 7년 간 수십억 달러를 투자해 규모와 효율성 모두 갖춘 물류 인프라를 구축해왔고 이러한 구조적 이점을 계속해서 밀고 확장해 나갈 것”이라며 “기술은 물론 이미 구축한 전체 물류 인프라 50% 이상 규모에 해당하는 신규 물류 인프라를 내년에 추가로 짓겠다”고 했다.
수익성에 대해서도 김 의장은 장기적 관점을 바라볼 것을 강조했다. 그는 “수익성 측면에 대해 조금 언급하자면 단기적으로는 총이익의 변동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각 서비스가 서로 다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고 새로운 투자와의 수익이 혼합되겠지만 장기적으로 쿠팡은 더 큰 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