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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려도 안팔려도 문제”…배달앱 2위 요기요 인수전 ‘눈치싸움’

권하영

[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요기요 인수전을 놓고 업계 안팎의 시선이 엇갈린다.

국내 배달앱 2위의 몸집을 갖춘 만큼 관심은 높지만, 요기요를 둘러싼 복잡한 상황 탓에 흥행은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동시에 진행되고 있는 이베이코리아 인수전도 변수다. 신세계그룹 온라인쇼핑몰 SSG닷컴 등 인수 후보군이 겹쳐서다.

13일 투자은행(IB)업계와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요기요를 운영하는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는 SSG닷컴과 MBK파트너스,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 퍼미라, 베인캐피탈 등 5곳을 숏리스트(적격인수후보)로 선정해 통보했다. 이들은 이번 주 중으로 요기요에 대한 실사에 돌입하며, 다음달 중순 본입찰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눈에 띄는 곳은 SSG닷컴과 MBK파트너스다. 유일한 전략적 투자자(SI)로 참여한 SSG닷컴은 요기요를 인수하면서 기존 오프라인 유통사업과 배달앱 플랫폼의 시너지를 기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홈플러스를 보유한 MBK파트너스도 사실상 SI에 가까워, SSG닷컴과 마찬가지로 오프라인 유통사업과의 연계 가능성이 주목된다.

하지만 SSG닷컴과 MBK파트너스의 경우 이베이코리아의 숏리스트에도 올라와 있어 셈법이 복잡하다. 이베이코리아 매각 결과에 따라 요기요 인수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먼저 이름을 올린 SSG닷컴과 MBK파트너스의 요기요 인수 의지가 크지 않은 것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실제 요기요에 대한 가치 평가는 엇갈린다. DH 측은 요기요 매각가로 2조원 수준을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원매자들의 희망 인수가는 1조원대로, 가격 괴리가 있다. 코로나19 상황을 맞아 배달앱 시장이 그 어느 때보다 특수를 누리고 있지만, 요기요의 점유율은 후발주자 쿠팡이츠에 밀려 주춤하고 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해 5월 점유율 2%에 못 미쳤던 쿠팡이츠가 불과 1년 만인 올해 4월 말 기준 15%대로 훌쩍 올라온 사이, 요기요는 이 기간 32.3%에서 23.8%로 떨어졌다.

요기요의 독특한 매각 상황도 부담이다. 당초 요기요의 매각은 DH가 국내 배달앱 1위 배민을 인수해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됨에 따라, 공정거래위원회가 독과점 해소를 명령했기 때문에 이뤄진 것이다. DH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이 요기요를 매각하되 배민을 위협할 수준의 경쟁자에게 넘겨줘선 안 되고, 인수자 입장에서도 1~2조원에 달하는 자금을 경쟁업체에 수혈해주고 사업을 시작해야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실제 DH는 매각에 앞서 네이버 카카오 쿠팡 등 잠재적 경쟁자가 될 수 있는 기업들은 인수 후보에서 처음부터 배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사모펀드 등이 요기요를 인수한 후 이들 기업에 되파는 경우도 생각해볼 수 있다.

이러한 제약 조건들 때문에 실제 매각가는 희망가인 2조원을 밑돌지 않겠냐는 관측이 나온다. 더구나 요기요의 매각 기한은 오는 8월까지인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할 수 없을 만한 불가피한 사정이 인정될 때는 6개월 범위 내에서 연장 신청이 가능한 점을 감안하면 최종 시한은 내년 2월이다. 시간이 촉박한 만큼 몸값 협상이 난항을 빚을 수 있다.

배달업계 한 관계자는 “배달앱만 놓고 보면 분명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이 맞지만, 안을 들여다보면 이미 포화된 시장이어서 경쟁이 치열한 부분이 있다”며 “요기요의 특수한 매각 상황을 감안할 때 쉽게 결론이 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권하영 기자>kwonh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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