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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먹는 하마” 오명 ‘데이터센터’…ESG로 환골탈태

백지영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국내외 주요 기업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핵심이 친환경 전략으로 모아지면서 데이터센터 운영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전기 먹는 하마’라고도 불리는 데이터센터는 서버와 네트워크, 스토리지 등 핵심 IT장비를 제공하는 통합 관리 시설이다. 최근 데이터 경제 시대의 핵심 역할을 하고 있지만, 이를 운영하기 위해선 막대한 양의 전력이 필요하다. 특히 서버 등 IT기기에서 나오는 열을 냉각시키는데 에너지 소비가 가장 크다.

때문에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국내외 기업들은 냉각 비용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 팬데믹에 따른 비대면(언택트) 서비스 확대로 클라우드 및 데이터센터 수요가 크게 늘면서 대형화된 신규 데이터센터 건립도 늘고 있는 상황이다.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을 위해 초대형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하이퍼스케일러는 탄소배출량 감축을 위한 최신 IT기술 적용은 물론 재생에너지 활용, 관련 기업 투자 등 에너지 절감을 위한 노력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신재생에너지의 최대 구매업체 ‘톱4’ 모두 데이터센터 운영업체로 3대 주요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아마존, MS, 구글)와 소셜네트워크업체 페이스북이었다.

실제 마이크로소프트(MS)의 경우, 프로젝트 나틱’을 통해 해저 데이터센터 실현에 한 발 다가갔다. 지속적으로 시원한 온도를 유지할 수 있는 물 속 데이터센터를 통해 에너지 효율을 높여 친환경 운영이 가능하도록 할 방침이다. 최근엔 비트코인 채굴작업에 사용되던 침수 냉각 기술을 테스트 중이다. 서버를 밀폐된 냉각 유체 탱크에 담가 열 밀도를 낮추는 것이 목표다.
아마존의 클라우드 사업부문인 아마존웹서비스(AWS)도 데이터센터의 탄소배출을 위해 재생에너지 활용은 물론 저전력 서버 프로세서 개발 등에 주력하고 있다. 최근엔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건설에 사용되는 시멘트에 친환경 보충제 SCM 사용을 늘리기 위해 캐나다 스타트업인 카본큐어에 투자하기도 했다.

현재 데이터센터의 에너지 효율은 PUE(전력효율지수)에 의해 결정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PUE는 데이터센터에서 사용하는 총 전력량을 IT 장비가 소비하는 전력량으로 나눈 값이다. 1에 가까울수록 전력효율이 높다는 뜻이다. 하지만 ESG 기조에 따라 최근 일각에선 PUE 대신 ‘GUE(그린효율지수)’를 채택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각 국가별 데이터센터 규제도 엄격해지고 있다. 아시아 지역에선 싱가포르가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가 늘면서 최근 신규 데이터센터 구축을 일시적으로 중지하는 결정을 내렸다. 싱가포르의 약 60여개 데이터센터는 지난해 국가 전체 전력 소비의 약 7%를 차지했다.

이번 일시 중지 결정은 지속 가능한 데이터센터 생태계 유지를 위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새 데이터센터 구축이 일시적으로 중단되면서 싱가포르 데이터센터 공실율은 2020년 5%로 줄었고 임대료는 30% 인상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따라 말레이시아 조흐바루와 같은 인접 국가로 뿐 아니라 국내 데이터센터 수요도 높아지는 상황이다.

하지만 글로벌 기업의 데이터센터 선택 기준은 점점 엄격해지고 있다. 재생에너지 사용 비중이나 인프라 자원 폐기 등 데이터센터 지속 가능성을 측정하는 기업들이 늘어나면서 국내 데이터센터도 이에 대한 대응이 필요하다.

슈나이더 일렉트릭의 경우,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데 소모되는 에너지를 절감하고 PUE까지 낮추는 솔루션을 제시하고 있다. 슈나이더 일렉트릭의 인공지능(AI)이 접목된 DCIM(데이터센터 인프라 관리) 솔루션을 통해 전력과 냉각관리 등 데이터센터의 가시성과 통합 관리 인프라 비전을 실현하게 한다.

글로벌 고객관계관리(CRM) 기업 세일즈포스는 최근 온실가스 배출량을 직접 관리할 수 있는 클라우드 서비스 ‘서스테이너빌리티 클라우드’를 새롭게 선보였다. 실시간 탄소배출량을 데이터 기반으로 분석할 수 있어 데이터센터 등을 운영하는 기업의 ESG 경영을 지원한다.

국내 기업 가운데선 최근 SK건설이 운영 효율 개선 및 에너지 절감이 가능한 모듈러 데이터센터 개발에 나선다고 밝혔다. 표준화한 모듈을 외부에서 사전 제작해 현장으로 옮겨와 공사기간과 초기투자비 절감도 가능하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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