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제도/정책

이원태 KISA 원장 “국내 최고 정보보호 전문기관 위상 공고히”

이종현
[디지털데일리 이종현기자] “신종 보안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인공지능(AI) 기술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융합보안에 대한 기반을 갖춰야 하는 시기이기도 하고요. 정보보호를 책임지는 KISA의 역할이 중요해질 수밖에 없는 시기입니다. 단순히 위탁사업을 집행하는 기관이 아니라, 국내 최고의 정보보호 전문기관으로서 관계 기관과 힘을 모아 정책을 발굴하며 K-사이버방역 전략을 추진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겠습니다.”(이원태 KISA 원장)

지난 1월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의 제6대 원장이 취임한 이원태 원장은 지난 21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사업 집행기관이라는 이미지를 탈피하고 대체 불가능한 정보보호 전문기관으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다지겠다는 포부다.

이 원장이 강조한 것은 조직의 체질 개선이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KISA는 디지털 전환에 대응하기 위한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정책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미래정책연구실의 조직을 키우고, 플랫폼서비스진흥팀을 개편한 점이다.

기존의 역할을 축소하지는 않는다. 악성코드나 악성사이트를 탐지하고 개인정보 유·노출로 어려움을 호소하는 국민들을 지원하는 등의 디지털 방역망 구축에 공을 들일 예정이다. 이를 위해 정보보호산업계를 지원하고 블록체인·전자문서 등 새로운 서비스의 사업화도 적극 장려한다.

이 원장은 “KISA가 커진 덩치만큼 많은 일을 해왔다고 자부한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KISA의 역할이나 하는 일 등을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업무의 광범위성 때문에 KISA 만의 정책 브랜드가 드러나지 않는 것이 아쉬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많은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는지 냉정한 평가와 반성이 필요하다. 앞으로 KISA는 기존의 역할을 강화함과 동시에 정보보호와 관련한 중장기 정책 아젠다를 제시하고 디지털 뉴딜에 대응하거나 메가 트렌드를 발굴하는 데 힘을 쏟고자 한다”고 부연했다.

간담회에서 이 원장은 사이버위협 공유체계(C-TAS)의 고도화 계획도 밝혔다. 임기 내에 기존 C-TAS를 확장한 버전 2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C-TAS는 KISA가 수집한 사이버위협 정보를 민간과 공유하는 시스템이다. 기존에는 선별된 정보를 공유하는 방식이었지만, 버전 2에서는 실시간 공유에 초점을 맞춘다.

최근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이 국가사이버위협 정보공유시스템(NCTI)을 민간기관과 공유하는 등 개방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 원장은 “KISA에서 구상하고 있는 C-TAS 2.0과 국정원이 추진 중인 NCTI 민간 개방 움직임은 여러 면에서 맞닿아 있다. 두 시스템이 시너지를 낸다면 국가 추언의 사이버보안 수준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피력했다.

이 원장은 사회적 가치 실현 계획도 공유했다. 많은 인력과 예산을 집행하는 공공기관으로서 입찰·채용비리를 줄이고 지역인재 채용을 높이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지방이전(전라남도 나주시)의 문제 해결도 언급했다.

이 원장은 “코로나19 이후 정보보호에 대한 수요가 폭증함에 따라 책임이 막중해졌다. 지방이전으로 인한 혼란이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업무가 가중됨에 따라 직원들의 물리·심리적인 동요도 적지 않다. 일과 삶의 경계가 무너진 상태”라고 진단했다.

이어서 그는 “업무 성과를 내는 것만큼이나 함께 일하는 직원의 목소리를 듣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가시적인 성과를 위해 직원들에게 희생을 요구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내부 직원들과의 소통을 늘림으로써 조직의 내실을 다진 내실을 다지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한편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연구위원 출신인 이 원장은 한국인터넷윤리학회 및 한국인공지능법학회 부회장,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자문위원, 대통령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정책기획위원 등을 역임했다. 사이버보안 분야에 실무적 경험을 쌓았다기보다는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정책적 전문성과 식견을 가진 것으로 평가되는 인물이다.

비대면 사회의 도래, 데이터 활용의 가속화 등 시대적 변화 속에서 딥페이크나 운영기술(OT)을 노린 위협과 같은 새로운 유형의 사이버위협이 계속해서 등장하는 가운데 이 원장의 전문성, 리더십이 긍정적인 효과를 나타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종현 기자>bell@ddaily.co.kr
이종현
bell@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