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구글이 오는 10월부터 구글플레이를 통한 국내 모든 디지털 콘텐츠에 인앱결제 수수료 30%를 부과하기로 한 가운데, 수수료율을 절반인 15%로 낮추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국회가 구글 인앱결제강제금지법을 추진하고 있고 업계 반발도 거센 상황이어서, 이를 의식해 한발 물러난 조치로 풀이된다. 그러나 인터넷 업계는 구글의 인앱결제 강제화로 수수료가 부과되는 것은 변함이 없다며 강하게 우려하고 있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구글은 신규 지원 프로그램을 만들어 30%에서 15%로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웹툰·웹소설 등 디지털 콘텐츠 사업자가 그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본사 차원의 결정으로, 국내 사업자인 네이버와 카카오 등을 비롯해 해외 서비스 사업자들도 모두 포함된다.

앞서 구글은 7월부터 연 100만달러(약 11억3500만원) 미만의 매출을 올리는 앱에 대해 기존 방침인 30%보다 절반이 낮은 15% 수수료율을 적용하는 정책을 발표한 바 있다. 이번에 검토되는 정책은 이를 일부 콘텐츠 플랫폼 기업에도 확대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연매출 10억원 안팎의 중소기업뿐 아니라 네이버, 카카오, 리디북스 등 국내 웹툰·웹소설 플랫폼들도 수수료 15%를 낼 수 있다.

최근 인터넷 업계와 웹툰·웹소설 창작자 단체들이 잇따라 인앱결제 도입을 반대하는 성명을 내자 구글이 ‘여론 달래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소속 여당 의원들이 구글 인앱결제강제금지법 통과에 적극 나서고 있어, 인앱결제 도입 자체가 무산될 수 있다는 위기감도 작용했을 수 있다.

구글의 이러한 움직임에도 업계 반응은 냉랭하다. 인터넷 업계 한 관계자는 “얼마를 인하하느냐와 상관 없이 구글의 인앱결제 강제화 자체가 앱 콘텐츠 생태계를 끝까지 약탈하겠다는 의도”라며 “콘텐츠 제작과 유통에 아무런 기여를 하지 않은 구글이 창장자 이상의 높은 수익을 가져가는 게 맞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애초에 연매출 10억원 안팎의 앱에 대해서만 15% 수수료를 받겠다고 했다가 여론이 반전되지 않자 주요 기업들 달래기에 나선 것 같다”고 봤다.

업계에 따르면 구글은 네이버와 카카오 등 국내 콘텐츠 플랫폼 기업들에 인앱결제와 관련한 면담을 요청했으나 실질적인 논의는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권하영 기자>kwonhy@d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