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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네이버 ‘시총 전쟁’…격차 좁힐까 벌릴까

권하영

[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인터넷 대장주’ 자리를 놓고 카카오와 네이버가 격전을 펼치고 있다.

가파른 주가 상승세를 보인 카카오가 이달 들어 처음으로 네이버를 제치고 코스피 시가총액 3위 자리를 꿰찬 가운데, 네이버 역시 이를 맹추격하며 재탈환을 노리는 모습이다. 증권가에서는 단기적으로 카카오의 강세를, 장기적으로는 네이버의 재평가를 점치고 있어 당분간 두 종목의 시총 3위 쟁탈전이 계속될 전망이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5일 기준 카카오 종가는 15만4500원으로, 한달 전(11만8000원) 대비 상승률이 30.5%에 달한다. 같은 기간 네이버 역시 한달 전(35만8000원)보다 14.5% 올랐지만, 카카오와 비교하면 절반에 그치는 수준이다.

다만 이 시점 카카오와 네이버의 시총 차이는 1조2391억원까지 좁혀졌다. 한때 5조원 이상 격차가 벌어진 것을 감안하면 크게 줄어든 액수다.

여기에는 파죽지세였던 카카오가 차익실현매물과 공매도로 인한 타격이 맞물리면서 한주 사이 주가가 출렁인 영향이 컸다. 네이버 역시 23일 한때 8%가 넘는 상승률을 보이며 하루 만에 시총을 5조원가량 불렸다가 다시 주가 약세를 보였다.

그럼에도 증권업계는 카카오와 네이버 모두 주가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봤다.

단기적으로는 카카오의 성장세 우위가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카카오의 경우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한 마케팅 플랫폼으로 변화가 본격화되면서 기업가치 상승이 가파를 것이란 관측이다. 실적 면에서도 올해 카카오의 영업이익 전망치는 7867억원으로, 성장률이 작년 대비 72.56%에 이를 것으로 관측된다. 이는 같은 기간 점쳐지는 네이버의 영업이익 성장률(10.62%)을 크게 웃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카카오모빌리티 등 추가 기업공개(IPO)를 예고한 자회사의 상장 모멘텀도 긍정적이다.

박지원 교보증권 연구원은 최근 카카오의 목표주가를 19만원으로 상향했다. 박 연구원은 “카카오톡은 메신저 친구끼리 선물 주고받기 등 ‘관계형 커머스’ 기능을 강화하면서 마케팅·결제·고객관리 등 고객 접점 과정을 전부 카카오톡 앱 내에서 완결짓고 있다”며 비즈니스 플랫폼의로서의 가치 상승을 예견했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도 카카오의 목표주가를 20만원으로 올리며 “주요 비즈니스의 성장과 이익 성장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시총 증가는 지속될 전망”이라고 예측했다. “카카오톡 마케팅 플랫폼화와 유료콘텐츠의 글로벌 시장 확대, 페이와 모빌리티의 신규 서비스 도입 등으로 하반기에도 수익성 개선이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카카오에 내준 시총 3위 자리를 조만간 네이버가 다시 가져올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광고·커머스·핀테크·웹툰 등 각 부분에서 네이버의 숨겨진 가치가 카카오 대비 저평가됐다는 지적이다. 카카오의 경우 단기적으로 카카오뱅크 등 자회사 성장과 IPO 이슈가 주가에 반영된 것이지만, 네이버는 클라우드·커머스·웹툰·제페토 등의 사업이 성장 단계에 접어들어 시간이 갈수록 가치가 부각될 것으로 봤다.

실제 네이버에 대해 SK증권와 KTB투자증권은 52만원, 한국투자증권과 신한금융투자는 54만원, 유안타증권은 55만원으로 목표주가를 설정했다.

이창영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광고, 커머스, 핀테크, 웹툰, 라인 메신저 플랫폼 등 각 부문에서 카카오 대비 저평가됐던 네이버 숨겨진 가치가 재평가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카카오와의 주가 차이 주 원인이었던 자회사 실적 개선과 Z홀딩스 주가 회복으로 향후 본격적인 주가 상승이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권하영
kwonh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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