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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오디세이/프롭테크⑦] 디지털 혁신 필요성 알지만… 아직 보수적인 건설업계

강민혜

DL이앤씨 물량 산출 시스템 회의를 하는 직원들의 모습. 사진은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일뿐 기사 내용과 직접 연관된 바 없다. (사진=DL이앤씨 제공)
DL이앤씨 물량 산출 시스템 회의를 하는 직원들의 모습. 사진은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일뿐 기사 내용과 직접 연관된 바 없다. (사진=DL이앤씨 제공)

[디지털데일리 강민혜 기자] 주요 건설사들이 디지털 혁신(DX) 역량을 키우는 등 미래 먹거리 준비에 나섰지만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는 등 보여주기식에 불과, 일부 건설사와 스타트업 위주의 스마트 혁신 움직임이 지속되고 있다.

2분기 삼성물산은 대형 건설 현장 준공 영향 등으로 전분기 대비 매출 및 영업이익이 소폭 감소했다. 이에 삼성물산은 미래 건설기술 벤처펀드에 약 500억원을 투자하며 디지털 분야 신사업 발굴 노력을 본격화한다.

디지털, 모듈화, 자동화 등 건설 미래 기술 분야를 위한 것으로 국내 스마트 시티 실증사업을 수행하며 기술 역량을 지속해서 확보한다. 또한, 온라인 B2B 플랫폼이 되는 이른바 '온라인 상사' 사업도 추진한다.

DL이앤씨는 토탈솔루션 사업자로 전환하며 디지털 기술 건설 현장 도입에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2분기 실적서 영업이익율 11.9%을 기록하며 목표치와 유사한 결과를 냈다. 기업 분할로 시공 순위서 소폭 하락했지만 제자리를 찾을 가능성이 높다고 사측은 분석한다.

DL이앤씨는 건설정보모델링(BIM), 인공지능(AI) 활용 등 건설업에서 가장 많이 쓰는 스마트 혁신 기술을 자사에서 직접 개발, 보급 중이다. 클라우드 방식의 로봇자동화시스템(RPA) 디노(DINNO)도 사용 중이다. 지난달에도 빅데이터 기반 시스템을 구축하거나 AI 디자인 등을 자체 개발해 상용화를 준비하는 등 타사 대비 유의미한 DX 연구 실적을 내고 있다.

다만 DX 기술에 관심을 가진 일부 건설사를 제외하고서는 아직 조직 내 공고한 연구 개발 조직은 없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지난 2020년 하반기에야 팬데믹 후 비대면 플랫폼 개발이나 건설 현장의 단순 기술 활용이 아닌 장기적 관점의 DX 혁신 필요성이 강조돼 아직은 적응 중이라는 설명이다. 이 때문에 건설사 대부분은 BIM, 클라우드, 사물인터넷(IoT) 등 플랫폼 기술 기반으로 솔루션을 제공하는 스타트업과 손잡는 등 외부 기술을 적극 사용 중이다.

데이터 수집, 분석 기술 역시 제대로 확보하지 못해 외부서 항공기 기바 솔루션을 제공받거나 AI 기반 솔루션을 판매하는 기업과 협업 중이다.

또한, 드론 활용 건설 현장 특화 솔루션을 판매하는 업체와도 손잡고 있다. 데이터의 관리와 전송, 시각화, 3D 측량과 모델링에 클라우드 기반의 외부 서버를 활용하는 게 현장서 사용하기 더 가볍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조직 내 DX 혁신에 대한 본질적 이해 부족도 지적된다. 실제로 한국프롭테크포럼 등 관련 기술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관련 인프라 모임이 지난해 하반기에야 본격 활성화됐고, 여기에 합류하는 대형 건설사들도 비교적 최근에야 확정된 곳이 다수다.

조직 내에서 DX에 대한 기치를 내걸고 관련 조직을 내세우고는 있지만 이들에 대한 정규직 고용이나 비용 투자가 적고 정기 프로젝트화된 솔루션 개발 과제가 없다는 게 현장의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개발 과제를 부여하고서도 비용 투자에 대한 부담이나 효용성 관련 의심으로 타 부서 대비 비효율 팀으로 밀리기 쉽다는 게 현장의 목소리다.

업계 관계자는 “건설 로봇 등 DX 기술을 현장에 넣는 건 당장은 쉬워 보이지만 비용과 현실적 문제들이 있다”며 “내부에서 최우선 과제로 삼을 만한 일은 아니니 당연히 뒤로 미뤄지고 있는 것이다. 관심들은 있으나 급선무로 삼는 분위기는 아니”라고 귀띔했다.

강민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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