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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찍먹] '프로젝트 HP', 파덴·모샤발크 사이 차별점 모색 더 필요

왕진화
'파덴' 대기화면. 병사 6명 중 한 명을 택해 선택한 거점에서 합류할 수 있다. 단, 아군이 거점을 점령하고 있지 않다면 아군 기지에서만 합류 가능하다.
'파덴' 대기화면. 병사 6명 중 한 명을 택해 선택한 거점에서 합류할 수 있다. 단, 아군이 거점을 점령하고 있지 않다면 아군 기지에서만 합류 가능하다.
-대규모 백병전 전투, 새로운 재미 선사
-쟁탈전 파덴 및 진격전 모샤발크, 비슷한 분위기 탓에 이용자 이해도 낮은 모습도


[디지털데일리 왕진화기자] 넥슨의 신작 PC '프로젝트 HP(가제)'가 지난 8일 프리 알파 테스트를 성황리에 종료했다.

넥슨은 자사에 신규개발본부 설립 후 오리지널 지적재산(IP) 기반 신작 프로젝트 HP를 통해 새로운 장르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한국 게임 시장에 굳건히 자리잡은 MMORPG 장르의 틈 속에서 백병전 이용자 간 대전(PvP) 액션을 내세운 것.

영웅신앙이 등장하는 판타지 세계관과 함께 중세 전장을 배경으로 30명 이상의 이용자가 근거리에서 맞붙어 싸우는 대규모 백병전을 구현해 차별화를 꾀했다는 게 넥슨 측 설명이다.

다만 첫 번째 프리 알파 테스트로 진행된 만큼 세계관이나 스토리 중심보다는 캐주얼한 대규모 전투에 노력이 집중됐다. 테스터들은 ▲특수 효과를 가진 보조 거점을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쟁탈전 '파덴' ▲두 진영이 중앙 거점을 차지하기 위해 밀고 밀리는 힘 싸움을 펼치는 진격전 '모샤발크' 등 16 대 16 방식의 두 가지 캐주얼 모드를 플레이할 수 있었다.

영웅의 화신 중 한 명인 '레이븐'은 까마귀를 날려 적군에 원거리 피해를 날린다.
영웅의 화신 중 한 명인 '레이븐'은 까마귀를 날려 적군에 원거리 피해를 날린다.
◆ 6명의 병사와 4명의 '영웅의 화신'

게임 시작 전 어떤 병사로 전장을 누빌 지에 대해 고민해야 했다. 파덴이나 모샤발크를 선택해 플레이할 수 없었고, 랜덤으로 진행됐다. 병사 선택에는 총 6명의 후보군이 있었다. ▲장검을 다루는 돌격병 '블레이드' ▲긴 창을 이용해 적의 접근을 차단하는 '스파이크' ▲화살을 발사하는 원거리 궁사 '아치'(근접전에서는 클로를 꺼내 적을 견제) ▲강력한 방패로 아군을 보호하는 탱커 '가디언' ▲망치를 휘둘러 치명적인 공격을 가하는 '오해머' ▲소생을 시켜줄 수 있는 전장의 구호자 '스모크'다.

게임 도중 사망 시에는 전략적 필요에 따라 병사를 바꿀 수 있다. 예를 들어 아치로 멀리서 활을 쏘며 분위기를 파악하다가, 몰려오는 적군에 망치를 적극적으로 휘두를 수 있는 오해머로 바꾸는 식이다.

또, 전투 중후반부터 소생을 원하는 팀원들이 상당 수 되기 때문에 스모크 혹은 영웅의 화신 '호에트'가 필요하다. 이처럼 아군에 어떤 병사가 필요한지 전략을 빠르게 세우고 이행해야 하기에 빠른 전장 분위기 파악과 능숙한 컨트롤은 필수다.

6명의 병사는 전투에서 활약할 때마다 화신력이 쌓인다. 1200 만큼의 화신력이 모이면 일반 병사에서 능력치가 더 우수한 '영웅의 화신'으로 변신할 수 있다. 영웅의 화신은 '레이븐', '호에트', '먹바람', '마터' 등 총 4종이다.

레이븐은 까마귀를 날려 원거리에 위치한 적을 처치한다. 오랜 시간 마우스 왼쪽 버튼을 누르면 강력한 '불 까마귀'가 날아가 광역 피해를 입힌다. 호에트는 원거리 소생, '면책' 보호막을 선사한다. 아군이 아니라 적군도 선택에 따라 소생시킬 수 있다. 마터는 검과 방패로 무장해, 빠른 공격 속도와 반격을 선보인다. 먹바람은 말을 타고 있다. 빠른 이동속도와 치명적인 공격으로 전장을 압도한다.

진격전 모샤발크 플레이 모습. 인텔 i7 등 적당한 사양을 갖춘 노트북에서 충분히 돌아갔다.
진격전 모샤발크 플레이 모습. 인텔 i7 등 적당한 사양을 갖춘 노트북에서 충분히 돌아갔다.
◆ 진격전 '모샤발크'의 중립 거점 차지하기 위한 싸움 '치열'

모샤발크 규칙을 세 줄로 요약하면 ▲군사력이 0이 되는 진영이 패배 ▲적 처치와 아군이 점령한 거점 수에 따라 적 군사력 감소 ▲A-B-C 거점은 한 줄로 놓인 구조로, 한 곳을 건너뛰고 점령할 수 없다. 적군을 처치하고 거점을 확보해 상대팀 군사력을 먼저 떨어뜨리는 진영이 승리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만약 상대가 아군 전진 거점까지 점령을 시작한 경우 이전 거점들은 잠겨서 공격할 수 없다. 전진 거점을 완전히 되찾은 후 다시 중립 거점(B)을 노릴 수 있기 때문에 각 분대장은 분대 목표를 지정해 전력을 집중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모샤발크에서는 모든 진영에서의 우세를 점하기 위해 그만큼 몰려오는 적들을 능숙하게 처치해나가야 한다. 거점 점령 및 유지를 통해 적의 군사력을 감소시키는 한편, 아군의 군사력을 지키기 위해 최대한 죽지 않고 살아야 한다. 모샤발크 속 영웅의 화신 선호도 1위는 거점으로 향하는 길목을 누빌 수 있는 '먹바람'이 유력해 보였다. 여기서 소생을 할 수 있는 캐릭터의 역할도 중요했다.

다만 이러한 전략적인 플레이가 요구됨에도 불구하고 모든 플레이어들은 상대를 죽이기에 바빴다. 사실, '죽음이 일상이 된 파괴적 전장'이라는 슬로건에 걸맞는 진격전이긴 했다. 점령을 하러 걸어가는 중간 길목까지 접전이 벌어졌다. 그 만큼 전략적인 재미를 찾아보기는 힘들었다고 볼 수 있다.

파덴 모습. 대포 거점 C(왼쪽)에서 바라보는 중앙 거점 A.
파덴 모습. 대포 거점 C(왼쪽)에서 바라보는 중앙 거점 A.
◆ 쟁탈전 '파덴', 적지 않은 이용자들이 '모샤발크'와 헷갈려 해

쟁탈전 파덴의 규칙을 네 줄로 요약하면 ▲군사력이 0이 되는 진영이 패배 ▲적 처치와 중앙 거점(A)을 점령하면 적 군사력 감소 ▲군사력이 적게 남은 '최후의 저항' 단계에서는 중앙 거점(A) 점령으로만 군사력 감소 ▲분대원 주변 위치로 합류 가능 등이다.

건물 내부는 중앙 거점(A)을 중심으로 개방돼 있다. 발리스타, 대포 등 원거리 무기를 A를 둘러싼 거점에서 전략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합류거점인 B를 점령하면 대기 중인 아군 전사가 가까운 곳에서 합류할 수 있어 빠른 병력 충원이 가능하다. 언덕에 위치한 대포 거점 C를 점령하면 A에 밀집한 상대에 포격를 가할 수 있다. 하지만 포수는 건물 내 발리스타의 공격 범위에 있기 때문에 상대 공성 무기도 수시로 견제해야 했다.

다만 테스트와 관계없던 가장 큰 문제점은 팀원들의 해당 게임 이해도였다. 적지 않은 이용자들이 파덴의 C 거점을 떠나지 않았던 이유는 진격전 모샤발크 규칙과 헷갈려서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어렴풋이 들었다.

즉, A 거점 점령을 우선시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아군이 점령한 거점 수를 중요시 한 것이다. 아군 16명 중 3분의 1 이상이 대포 거점에만 머물렀다. 아치는 스태미너 때문에 화살 발사 수가 제한적이었지만, 대포나 발리스타로는 무한하게 공격할 수 있다는 점도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일례로, 상대팀인 마라군은 파덴의 승리 요인인 A 점령에 병력 투입을 힘썼다. 아군에게 아무리 A로 오라고 말을 해도 소용이 없었다. '나 하나쯤이야'라는 마음은 5명이 원팀을 이루는 타 게임에서만 돋보일 줄 알았다. 16명이 원팀을 이루는 해당 게임에서도 트롤(고의적으로 게임을 방해하는 행위) 1명 이상의 역할은 생각보다 지대했다. 몇몇 팀원들은 채팅 또한 참여하지 않아 전략을 세밀하게 세울 수 없었다.

아치는 활을 쏘는 병사로, 원거리 공격에 유리하다.
아치는 활을 쏘는 병사로, 원거리 공격에 유리하다.
조작감은 특정 병사들에게 있어 상당히 아쉬웠다. 아치나 스파이크는 오해머, 블레이드에게 매우 취약했다. 아치에게는 근거리 무기인 클로가 있다. 블레이드가 죽이려고 다가오는 것을 감지한 아치에게 공격 주문을 넣자, 활에서 클로로 허둥지둥 바꾸는 모션을 취한다. 무기를 바꾸는 과정이 너무 느려, 반격을 위해 클로를 들었을 땐 이미 사망한 뒤다.

스파이크도 창을 찌르는 속도가 상당히 느렸다. 창을 앞으로 찌르기 위해 힘껏 창을 뒤로 보낸 스파이크는, 이미 망치를 재빨리 휘두른 오해머에게 맞아 사망한다.

방패를 들어올리거나 검을 머리 위로 드는 가드 자세를 유지해도, 회피기 자체가 없어 3~4명이 달려들면 무조건 맞아야 해 황당했다. 공격하고자 하는 방향도 상대를 만나는 과정에서는 잘 잡히지 않았고, 결국 감에 의존해야 했다.

험한 말을 하는 사람에 대한 제재도 필요했지만 테스트 게임이어서 그랬던 걸까. 신고나 차단 기능이 없었다. 특히 분쟁 하이라이트 재생 시간에서 해당 기능의 필요성이 가장 돋보였다.

MVP가 어떤 활약을 하는 모습을 보는 건 다음 플레이에서 참고할 수 있어 좋았지만, 이점은 그 뿐이었다. 그 사이 격해진 이용자들이 매번 서로 진 원인을 이야기 하며 상당한 욕을 주고받아 보기 불편했다.

패배를 한 뒤, 분쟁 하이라이트 영상을 보지 않기 위해 ESC 버튼을 누르면 '게임에서 패배하는데, 나가시겠습니까?'라는 메시지가 뜨는 점도 의아했다. 게임이 롱런되기 위해서라도 이에 대한 개선은 꼭 필요해보였다.

한편 프로젝트 HP에 대해 일각에서는 유비소프트의 콘솔 게임 '포 아너' 등과 유사하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도 넥슨은 타 게임과의 차별화 전략을 좀 더 명확히 세워야 할 것으로 보인다.
왕진화
wjh9080@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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