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르포] 마침내 등장한 한국형 무인 스마트 점포… AI 카메라의 매서운 눈초리

강민혜

이마트24에 QR코드를 찍고 입장하면 이른바 완전 스마트 매장이 보인다. QR코드는 앱, 문자 메시지 등을 통해 받을 수 있다. (사진=강민혜 기자)
이마트24에 QR코드를 찍고 입장하면 이른바 완전 스마트 매장이 보인다. QR코드는 앱, 문자 메시지 등을 통해 받을 수 있다. (사진=강민혜 기자)

[디지털데일리 강민혜 기자] 서울 강남구 코엑스 스타필드 지하 1층 이마트24가 오늘(7일)부터 좀 특별한 모습으로 고객 앞에 선다. 장바구니에 담을때마다 신용카드로 자동 결제되는 스마트 매점이다. 매점을 나올때 별도의 결제 과정이 필요없다.

이 매장이 강조하는 것은 라이다(RIDAR) 카메라, 자동 학습, 음성 인식 기술이다. 인공지능(AI)·사물인터넷(IoT)·클라우드 기술을 집약해 이른바 한국형 스마트 매장의 첫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옴니채널(omnichannel, omni+channel, 모든 것+채널) 부상에 따라 중국 알리바바의 허마셴셩, 아마존닷컴의 오프라인 매장 등 스마트 매장이 떠오르는데 따라 한국형 혁신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 유통 매장이 필요해진 데 따른 것이다.

인공지능(AI) 카메라. (사진=강민혜 기자)
인공지능(AI) 카메라. (사진=강민혜 기자)

일반에 정식 공개되기 전 찾은 이마트24는 좁은 평수 안에 사람이 빼곡했다. QR코드없이 입장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현장 관계자 약 네 명에 취재 인원인 기자 등을 포함해 6~7명이 매장 입구에 빼곡히 모였다.

입장시 입력한 카드 혹은 미리 앱에 등록한 카드 등을 기반으로 나오면 자동으로 결제된다. (사진=강민혜 기자)
입장시 입력한 카드 혹은 미리 앱에 등록한 카드 등을 기반으로 나오면 자동으로 결제된다. (사진=강민혜 기자)

스마트폰 앱을 활용, 이마트24의 사전 등록 카드를 활용해 스마트 스토어 카테고리에서 QR코드를 찍고 입장해야 한다. 결제에도 연동되는 시스템으로, 나올 땐 등록된 카드로 비용이 빠져나간다. 앱이 없다면 키오스크에 신용카드나 체크카드를 넣고 전화번호를 입력, 링크를 받아 QR을 받고 들어가야 한다.

카드를 키오스크에 넣으면 앱이나 카카오톡, 문자 메시지 등으로 입장하기 메시지를 받는다. 이후 들어가는 인원 수만큼 QR 체크인을 하면 된다. 기존에는 1인만 입장 가능했으나 이제부터 3~4인도 가능하다.

AI 수집 데이터는 비식별으로, 개인 정보를 보호한다. (사진=강민혜 기자)
AI 수집 데이터는 비식별으로, 개인 정보를 보호한다. (사진=강민혜 기자)

매대의 센서와 천정의 AI·라이다 카메라가 고객이 제품을 들어올리는 것을 인식한다. 신세계아이앤씨에 따르면, 자율주행에 주로 활용되는 라이다 기술은 레이저를 통해 소비자를 3D 데이터로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결제 정확도를 더욱 높일 수 있다.

AI 카메라는 제품 이미지를 집중 학습한다. 라이다는 구매 행동을 본다. 제품을 고리에서 뺐는지, 다시 걸었는지 등도 이를 통해 식별한다. AI 수집 데이터는 비식별 데이터라 사람이 누군지는 알 수 없다. 구매 행동만 파악 가능하다. 무게 센서가 매대에 들어있어 제품이 빠지면 그만큼 인식도 한다.

평범한 매대처럼 보이는 스마트 매장 안 설치대. 무게 센서가 설치돼 제품이 덜어지는 것만큼 측정해 낸다. (사진=강민혜 기자)
평범한 매대처럼 보이는 스마트 매장 안 설치대. 무게 센서가 설치돼 제품이 덜어지는 것만큼 측정해 낸다. (사진=강민혜 기자)

제품의 위치가 바뀌어도 인식한다. 비슷한 모양에 맛만 다른 과자 등을 바꿔보았다. 그러자 한쪽 벽면에 있는 AI 챗봇 스파로스가 “고객님, 초코맛을 제자리에 놓아주세요” 하고 경고한다.

무게 센서로만 보는 게 아니라 AI 카메라가 지속 학습하므로 색이 다른 걸 확인해 경고하는 구조다. AI 자동학습 기술은 이번 매장에서 새로 선보인 것이다. 기존엔 관리자가 새로 들여온 물건을 등록 후 제품 모든 각도를 촬영해 업로드하고 구비해야 했다.

모델이 스마트 매장 내에서 종이 쇼핑백을 들어 올리고 있다. 매대는 20g의 적은 중량도 감지 가능하다. (사진=강민혜 기자)
모델이 스마트 매장 내에서 종이 쇼핑백을 들어 올리고 있다. 매대는 20g의 적은 중량도 감지 가능하다. (사진=강민혜 기자)

장비로 따로 촬영해야 한다는 번거로움이 있었는데, 스마트 매장에선 관리자가 제품을 등록만 하면 여러 측면을 촬영하지 않아도 된다. 360도 촬영을 하면 정형화되는데, 봉투 등은 모양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AI 카메라가 그런 변수까지 인식하는 것이다. 자동 학습 기술을 통해 가능하다.

즉, 최초 등록만 하면 이미지적 학습은 추가로 인간이 하지 않아도 자연스레 된다는 것. 관리자는 바코드 등록 등 기본만 하면 된다.

매장 내 벽면 곳곳엔 스마트 스토어 내 사용 주의사항이 적혀 있다. (사진=강민혜 기자)
매장 내 벽면 곳곳엔 스마트 스토어 내 사용 주의사항이 적혀 있다. (사진=강민혜 기자)


구매할 때 물건은 어떻게 들고 다닐까. 장바구니는 따로 없다. 해외 모 옴니채널 오프라인 매장이 장바구니에 물건을 넣고 이를 그냥 두고 가면 집에 배송해주는 것과 달리, 아직은 스스로 챙겨야 한다.

내부 봉투를 들고 그 안에 담아 나가도 결제가 된다. 봉투 값도 함께다. 매대가 20g부터 인식하므로 가벼운 종이도 가능하다. 현장 관계자에 따르면, 오차는 없는 편이다.


은닉 상황도 막을 수 있다. 관계자가 주머니에 물건을 넣어 나가자, 그대로 결제가 된다. 또한, AI 음성도 강화됐다.

그렇다면 매장 내 벽면에 있는 AI 챗봇 스파로스에게 먼저 말을 걸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스파로스!”

기자와 다른 일행이 뒤에서 연이어 스파로스를 부르다 마침내 커다란 소리로 외치자, 그제야 스파로스가 답했다.

스파로스를 부르면 궁금한 걸 응답한다. 다만, 아직은 큰소리로 불러야 하고, 주변 잡음이 있으면 인식이 어렵다. (사진=강민혜 기자)
스파로스를 부르면 궁금한 걸 응답한다. 다만, 아직은 큰소리로 불러야 하고, 주변 잡음이 있으면 인식이 어렵다. (사진=강민혜 기자)

기자의 차례도 마찬가지. 관계자가 스파로스를 수차례 부르다 큰소리로 부르자 “네, 말씀하세요” 하는 답이 들려왔다.

잡음이 많으면 인식도 어렵다. “죄송하지만 다시 말씀해 주시겠어요?” 스파로스가 되묻는 말이다.

여러 시도를 거쳐, 제품 위치를 물으니 스파로스가 알려준다. 이뿐만 아니다. 결제 방법도 알려준다. 이달 안으로 업데이트를 통해 편의점 내 1+1 상품 안내나 연관 상품을 알리는 등 세일즈 톡을 추가할 계획이다.

스파로스가 주변 잡음에 소리를 인식하지 못했다. (사진=강민혜 기자)
스파로스가 주변 잡음에 소리를 인식하지 못했다. (사진=강민혜 기자)

왜 편의점부터 완전 스마트 매장을 시작했을까.

완성도 높은 구현을 통해 편의점 먼저 시작하고, 보안성 등을 한 단계 더 향상시켜 완전한 기술 구현을 하는 걸 목표로 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일반인도 사용할 수 있어야 하므로 상용화에 더 가깝게 하려는 계산이다.

완전히 타국의 옴니채널 활용 기술과 다르다고는 할 수 없지만, 과기부와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신세계아이앤씨의 자체 기술만 활용했다는 점이 업체가 특히 강조하는 내용이다.

장기적으로 볼 때, 유통뿐 아니라 물류, 제조까지 적용 가능한 산업군까지 확장하는 것도 목표다. 자리잡는다면 수출도 계획 중이다.

매장 곳곳에 스파로스 안내문이 붙었다. (사진=강민혜 기자)
매장 곳곳에 스파로스 안내문이 붙었다. (사진=강민혜 기자)

업체 관계자는 “기술을 지속 개발함으로써 관리자가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목표다. 과기정통부, 한국인터넷진흥원(이하 KISA)와 손잡고 한국형 스마트 매장을 만든다는 의미가 있다”며 “무인 매장이란 개념보다는 스마트 매장 키워드를 강조하려 계획 중”이라고 강조했다.

경쟁사에 비해 신세계아이앤씨가 가진 강점은 유통망이다. 그를 통해 파악한 노하우, 국산 기술로 고도화된 수준을 낸 것 등이 유통과 기술의 시너지가 가능했던 이유라는 설명이다. 이를 통해 한국형 매장을 만든다는 해석이다.

향후 나아가야 할 방향은 뭘까.

앞서 확인했듯, 스파로스를 부르는 음성 인식 등이 겹치면 제대로 들리지 않는 등의 문제가 있다. 또한, 스파로스에게 가지 않고도 각 위치에서 음성으로 AI와 대화할 수 있는 기술이 아직은 없다.

이를 개선해 분산 음성 인식 기술을 스마트 매장에 적용하는 게 신세계아이앤씨의 목표다. 보안성 향상을 꾀하는 것도 예정하고 있다.

스파로스가 물건을 제자리에 놓으라고 경고하고 있다. (사진=강민혜 기자)
스파로스가 물건을 제자리에 놓으라고 경고하고 있다. (사진=강민혜 기자)
예를 들어, 주취자가 들어오는 상황, 사람이 몸을 숙여 물건을 꺼내는 걸 인식하는 것 등을 인식해 음성으로 매장 안에 있는 사람들이 들을 수 있게 안내하는 것이다.

2회 정도 알림 후 해결되지 않으면 관리자에게 바로 안내가 가도록 할 계획이다. 나아가 119, 112 등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곳까지 연계하는 것도 연구 중이다.

성공적으로 구현하면 오는 11월 같은 매장에 적용 가능할 예정이다.

관계자는 “일반에 개방한다는 것 자체가 테스트베드 매장에 더 많은 경우의 수를 경험할 수 있는 것이므로 상용화 측면서 도움될 것”이라며 “웬만한 자동 결제는 문제없는 것으로 내부 테스트 결과 나왔기 때문에 고객의 경험 향상에도 좋은 영향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민혜
webmaster@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