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르포] 인간없는 혁신 솔루션은 없다… ‘2021 코리아빌드’ 가보니

강민혜

1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코리아빌드 전시회에서 관람객들이 제로게이트 방역시스템을 지나 비닐장갑을 착용하고 있다. (사진=강민혜 기자)
1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코리아빌드 전시회에서 관람객들이 제로게이트 방역시스템을 지나 비닐장갑을 착용하고 있다. (사진=강민혜 기자)

[디지털데일리 강민혜 기자] “국내·외 건축 기자재 및 기술을 중심으로 ‘설계-시공-디자인-유지관리’까지 건설·건축의 전 과정을 아우르는 전문 전시회입니다. 1986년 시작해 35년 동안 산업의 최신 동향을 제시하고, 건자재 시장 활성화에 기여하는 대한민국 최고의 건설·건축 산업 전시회입니다.”

1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1층 A홀에서 시작한 건축 전시회 ‘코리아빌드’가 내세운 홍보 문구다. 3층서 C홀에서 진행되는 호텔페어와 병행한다. 실제 현장 홍보물에는 250개사 800부스가 참여했다고 적혔다. 다만 총 2층에 나눠 진행되고 A·C홀의 세부 주제가 달라 특정 분야를 기대하고 간 관람객이라면 다소 아쉬움을 남길 여지가 있다.

사전등록을 통한 입장객과 초청을 받은 이들은 무료로, 그 외는 현장 결제를 통해 입장해야 한다. QR코드를 통한 초청 인증 방식은 일부 관람객에게 오류 화면을 띄웠으나 현장 등록 부스를 설치해 해결 가능했다.

2G폰을 사용해 초청권을 인증하지 못하거나 사전등록을 놓쳐 자신의 사업장 부스로 유료 결제를 하고 들어가는 촌극도 벌어졌다.

개장 첫 날, 다소 한산해 보이는 전시회 내부를 관람객들이 돌아다니고 있다. (사진=강민혜 기자)
개장 첫 날, 다소 한산해 보이는 전시회 내부를 관람객들이 돌아다니고 있다. (사진=강민혜 기자)


코리아빌드는 홍보물에 많은 부스가 있다고 내세웠지만, 이들 중에는 3층 호텔페어에 속하는 곳도 있다. 실제 약 131개의 부스가 A홀에 존재했으며 이들 중 충남 글로벌 퓨처스 클럽으로 묶인 곳이 19곳이다. 일부는 기술이 아닌 관련 매체 판매 부스다.

기자가 방문한 개장일에는 입장이 어려울 정도의 줄은 아니었다.

12일 코리아빌드 전시회 앞 전경. (사진=강민혜 기자)
12일 코리아빌드 전시회 앞 전경. (사진=강민혜 기자)


사전등록을 마쳤다면 카카오톡으로 개장일 아침에 받은 바코드 인식을 통한 출입표 인쇄만 하면 된다. 입장이 바로 가능한 수준이다. 초청권 소지자도 QR코드 인식 홈페이지에 순간적 오류가 없다면 인식 후 사전등록자와 비슷한 절차를 거쳐 수분 내 입장할 수 있다.

각층 입구에는 인공지능(AI) 입구방역 업체 제로게이트(ZERO Gate)의 푸시풀시스템이 설치됐다.

입장객들은 입장표의 바코드를 찍고 푸시풀시스템을 거친 후 현장 직원의 안내에 따라 비닐 장갑을 껴야 입장이 가능했다. 코로나19로 인한 감염 위험을 줄이기 위한 철저한 절차다.

제로게이트 푸시풀시스템. (사진=강민혜 기자)
제로게이트 푸시풀시스템. (사진=강민혜 기자)


제로게이트 푸시풀시스템은 센서를 감지, 전자식 무압 포그 노즐을 사용해 가습기처럼 미세한 향균제가 뿜어져 나오는 방역 기기다.

본래 제로게이트는 주차관제전문업체다. 차량무인통제시스템 등을 보유했다.

푸시풀시스템은 코로나19 이후 개발했다. 업체는 무알콜, 비타민C 수준 LD50(반수 치사량, 수량으로 독성 나타내는 지표)으로 피부무자극, 피부 24시간·물체 30일 이상 방역 효과 유지 등을 장점으로 설명한다.

이노빌트관. (사진=강민혜 기자)
이노빌트관. (사진=강민혜 기자)


입장 후 전면에 보이는 건 포스코그룹의 이노빌트(INNOVILT)관이다.

이노빌트는 2019년 포스코가 만든 국내 최초의 프리미엄 강건재 통합브랜드다. 포스코는 코리아빌드 이노빌트관에 그룹사와 협력업체를 모두 들여 스마트 안전 솔루션 등을 관람객에게 공유했다.

포스코가 건축박람회 전 특히 홍보에 공들인 건 친환경 솔루션이다. 최근 광양의 포스코 사원들 기숙사 용도로 국내 모듈로 건물로는 처음 중고층(12층)으로 짓는 모듈러 건물, 강건재·태양광 솔루션 등이다.

이노빌트관에서 포스코 모듈러 건축 브랜드 포스코A&C 관계자가 중고층 모듈러 건축물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강민혜 기자)
이노빌트관에서 포스코 모듈러 건축 브랜드 포스코A&C 관계자가 중고층 모듈러 건축물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강민혜 기자)


비계 시스템을 바꿔 건설 현장 근로자들의 안전도 높였다. 이를 현장서 관람객이 직접 강도 테스트를 통해 확인하고, 협력사 의성개발의 ES700 시스템비계 관으로 이동해 설치 구조물을 관람할 수 있게 한다.

포스코 협력업체의 혁신 기술도 이노빌트관에서 볼 수 있다. (사진=강민혜 기자)
포스코 협력업체의 혁신 기술도 이노빌트관에서 볼 수 있다. (사진=강민혜 기자)


현장 관계자는 “우리가 박람회에 참여한 건 스마트 안전 기술을 내보이기 위한 것”이라며 “결국 건축 스마트 기술은 현장에서 일하시는 분들을 위한 것이다. 그 분들이 다치지 않아야 근본적인 현장 혁신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자재 등을 더 가볍게 하고 들기 편하게 만들어 실효성 있는 솔루션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노빌트관을 지나면 삼명테크 에코전기온돌 난방시스템을 만날 수 있다.

삼명테크관에서 관람객이 에코온돌을 체험하고 있다. (사진=강민혜 기자)
삼명테크관에서 관람객이 에코온돌을 체험하고 있다. (사진=강민혜 기자)


서울 강남구 곳곳에 설치된 난방 의자 등을 만든 회사다. 이 업체 또한 환경 솔루션을 내세운다. 기존 구조물을 뜯어낼 필요 없이 전기온돌 제품 결선도만 설치하면 돼 간단하다는 편리함을 강조한다.

스테인리스 강관을 사용, 부식 우려가 없다는 설명이다. 공간 크기 등에 관계없이 어디나 시공 가능하다. 유지관리가 필요없다는 것도 장점이다.

일부 관람객은 서울 시내를 돌아다니다 자주 본 의자 등에 반가움을 표시했다. 대표작은 에코온열벤치다. 파란색, 빨간색, 흰색, 회색, 갈색 등 색상 선택 가능하다. 온열패드만 별도 설치도 가능하다.


스마트 횡단보도를 내세운 회사도 있다.

차세대 교통·신호등 개발, 앱 서비스 등을 하는 에스티엘(STL, Smart Traffic signal Light)이다.

현장 관계자에 따르면, 지비솔루션도 같은 회사라는 설명이다. 다만 각 업체 홈페이지의 주소가 달라 협력사로 추측된다. 실제 홍보물엔 같은 솔루션 내용을 일부 담고 있다.

이들 업체는 스마트폰만 보는 이른바 스몸비족(smartphone+zombie)을 감지, 사고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바닥 신호등과 연계되는 불빛이 나와 신호등이 바뀔 때 알 수 있게 한다.

신호등과 동일하게 빨간색, 초록색으로 작동한다. 스마트 바닥신호등은 에너지 효율을 개선, 위치 안내 기능도 있다는 게 장점이다.

또한, 스마트 솔라 표지등을 설치한 장소에선 시각장애인의 스마트폰으로 관광지, 명소, 골목길 도로주소명 등을 자동 음성이 안내한다.

사용자앱으로부터 방향·신호·위치·음향정보 등을 활용, 클라우드 서버에서 인터넷을 통한 위치정보를 제공한다. 광 굴절기술로 광 손실을 개선하고 에너지 효율을 40% 나아지게 만들었다는 게 업체 설명이다.

현장의 한 업체 관계자는 “사람은 적당히 있는 수준인 것 같다”며 “코로나19 상황이라 많은 분들이 오실 거란 기대는 안 했다”고 말했다.

코리아빌드는 오는 15일까지 진행된다.

강민혜
webmaster@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