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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블록체인] 비트코인 선물 ETF부터 채굴, NFT까지…미국이 접수한 시장 주도권

박현영


[디지털데일리 박현영기자] 한 주간 블록체인‧가상자산 업계 소식을 소개하는 ‘주간 블록체인’입니다.

이번주는 오랜만에 비트코인(BTC) 7000만원을 볼 수 있었습니다. 미국 비트코인 선물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되고, 고래(대량 보유자)들의 매도세도 주춤하면서 가격 상승이 나타났습니다.

이와 더불어 가상자산‧블록체인 시장에서 미국의 영향력은 점점 세지는 모습입니다. 비트코인 채굴 시장의 주도권도 미국으로 완전히 넘어갔는데요. 중국이 가상자산 규제를 강화하면서 중국 채굴업자들이 미국으로 많이 넘어간 영향입니다.

대체불가능한 토큰(Non-Fungible Token, 대체 불가능한 토큰) 시장에서도 미국 플레이어들의 영향력이 강해지고 있습니다. 미국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이자 나스닥 상장사인 코인베이스가 NFT 거래 플랫폼을 출시하기로 한 건데요. 오픈 전부터 사전 예약자가 230만명을 넘어가며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이번주 <주간 블록체인>에서는 비트코인 ETF부터 채굴, NFT까지 시장 전반에서 미국의 영향력이 강해지고 있다는 소식을 다뤄보겠습니다. 또 이에 따른 향후 전망까지 알아보겠습니다.

◆美 비트코인 선물 ETF 출시 임박…가상자산 시장의 이정표

비트코인 ETF는 가상자산 투자자들이라면 모두 기대했을 소식입니다. 그동안 비트코인 투자에 머뭇거렸던 기관투자자들도 간접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비트코인에 대한 수요가 늘 수 있어 장기적으로 가격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특히 미국의 비트코인 ETF는 비트코인의 영향력이 더욱 확대될 수 있는 이정표로 간주됩니다. 지난 2월 캐나다에서 비트코인 ETF가 상장됐을 때 기관투자자 자금이 ETF로 이동하는 듯한 양상을 보였는데요. 캐나다보다 훨씬 더 큰 시장인 미국에서 ETF가 나오면 더욱 파급력이 클 것이란 예측입니다.

다만 다음주 승인이 날 것으로 예상되는 ETF는 비트코인 선물 계약에 기반한 선물 ETF입니다. 블룸버그는 지난 14일(현지시간) SEC가 비트코인 선물 ETF를 승인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습니다.

또 코인데스크는 15일(현지시간)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을 포함한 위원들이 비트코인 선물 ETF 승인과 관련된 위원회를 열었고, 이는 암묵적인 승인을 의미한다고 밝혔습니다. 오는 18일 승인 결과를 가장 처음 받게 되는 건 프로셰어스가 신청한 ETF입니다.

그동안 많은 금융사, 자산운용사들이 비트코인 ETF를 신청해왔으나 SEC는 줄곧 거부 또는 연기 결정을 내렸는데요. 올해 비교적 친(親) 가상자산 인물인 게리 겐슬러 위원장이 취임하면서 비트코인 ETF 승인에 대한 기대감이 올라갔습니다. 지난달 말 겐슬러 위원장이 “현물 ETF와 달리 비트코인 선물 ETF는 승인할 수 있다”는 뜻을 전하면서 기대감이 더욱 높아졌죠.

현물 ETF는 아니지만, 선물 ETF를 승인한다는 것은 비트코인 ETF에 대한 SEC의 기조도 이전에 비해 친화적으로 변했음을 의미합니다. SEC가 심사해야 하는 비트코인 ETF가 쌓여있는 만큼 향후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하는 투자자들도 많습니다.

이 같은 기대감과 함께 고래(비트코인 대량 보유자)들의 매수세도 동반됐습니다. 이는 이번주 비트코인이 10% 이상 오르는 촉매제가 됐는데요.

주기영 크립토퀀트 대표는 트위터를 통해 “이번 상승은 고래들의 매수세가 주요 원인”이라며 “파생상품 거래소에서 청산된 대규모 ‘숏(하락) 포지션’이 없다. 이는 고래들이 지난 하락 이후 ‘롱(상승) 포지션’에 베팅했음을 의미한다”고 밝혔습니다.

◆채굴 시장 주도권, 중국에서 미국으로

ETF에 대한 기대감은 물론, 미국은 비트코인 채굴 시장에서도 주도권을 잡게 됐습니다. 비트코인 채굴의 전통강자였던 중국이 채굴 시장에서 완전히 물러나게 된 겁니다.

이는 국가별 해시레이트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해시레이트란 새로운 비트코인을 채굴하는 데 쓰이는 컴퓨팅 속도의 합계를 의미합니다. 즉 해시레이트가 높으면 채굴이 활발하게 이루어짐을 뜻하는데요.

캠브릿지 비트코인 전력 소비 인덱스(CBECI)의 이번주 공개 지표에 따르면 8월 기준 전체 해시레이트에서 미국 채굴업자들이 차지하는 비율이 35.4%로 집계됐습니다. 카자흐스탄이 18%로 2위, 러시아가 11%로 그 뒤를 이었고요.

주목할만한 점은 중국 채굴업자들이 차지하는 비율이 0%로 집계된 것입니다. 그동안 비트코인을 가장 많이 채굴하는 나라는 단연 중국이었지만, 올해 들어 중국 정부의 채굴 규제가 더 엄격해지면서 수많은 채굴장이 다른 나라로 넘어간 것이죠.

‘중국 해시레이트 0’이 시사하는 바는 큽니다. 예전부터 미국은 가상자산 업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국가이지만, 이제는 채굴 시장에서도 완전한 1위가 됐습니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14일 ‘미국, 마침내 비트코인을 손애 넣다’라는 보고서를 내고 “2019년 9월에 미국과 중국의 해시레이트가 각각 4.06%, 75.53%였던 점을 생각해보면 2년 동안 시장의 주도권이 중국에서 미국으로 넘어간 셈”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런 현상이 시장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우선 중국발 이슈 때문에 가상자산 시장이 출렁이는 일은 앞으로 많이 줄어들 전망입니다.

그동안 중국 정부의 규제 강화 소식이 나올 때마다 주요 가상자산 가격이 급락할 때가 많았는데요. 중국 이슈가 중요했던 이유 중 하나가 채굴 시장이 크기 때문이었습니다. 이런 중요한 이유 하나가 사라졌으니, 중국발 이슈가 시장에 끼치는 영향력도 점차 줄어들 전망입니다.

한 연구원은 “모니터링이 쉽지 않은 가상자산은 중국 정부 입장에서 부담이고, 대신 중국은 중앙은행디지털화폐(CBDC) 출범을 준비 중”이라며 “향후 중국의 영향력이 더 약해지면서 중국발 뉴스에 대한 민감도는 낮아질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습니다.

동시에 미국발 이슈에 대한 주목도는 더욱 높아질 전망입니다. 미국의 규제 상황뿐 아니라 미국 사업자들의 사업 현황까지, 가상자산 투자자라면 반드시 확인해야 할 사항이 될 것입니다.

◆코인베이스‧FTX US도 NFT 거래 플랫폼…미국 사업자 점유율↑ 예상

요즘 가상자산 업계에서 제일 큰 화두는 NFT입니다. 이번에 미국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인 코인베이스가 NFT 시장에 공식 진출하는 등 NFT 시장에서도 미국 사업자들의 영향력은 커지고 있습니다.
출시 예정인 코인베이스의 NFT 거래 플랫폼./코인베이스 NFT 예약 페이지 캡처
출시 예정인 코인베이스의 NFT 거래 플랫폼./코인베이스 NFT 예약 페이지 캡처
코인베이스는 지난 12일(현지시간) NFT 거래 플랫폼인 ‘코인베이스 NFT’를 출시한다고 밝혔습니다. 사용을 원하는 사람은 대기자 명단에 등록하면 출시 소식을 계속 받아볼 수 있는데요. 출시 소식이 나온 지 5일도 안 된 현재, 대기자가 230만명을 넘어섰습니다.

코인베이스 측은 기존 NFT 거래 플랫폼들과 차별화되는 사용자경험(UX)을 구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NFT를 발행, 전시, 판매하는 일련의 과정이 직관적으로 구현되게끔 하겠다는 전략입니다.

NFT 시장에 진출한 미국 거래소는 코인베이스뿐만이 아닙니다. 또 하나의 대형 거래소인 FTX US도 지난 11일(현지시간) NFT 거래 플랫폼을 선보였는데요. 코인베이스가 이더리움 기반 NFT를 지원하는 것과 달리 FTX US는 솔라나 기반 NFT부터 지원하고, 향후 이더리움으로 확장할 계획입니다.

현재 NFT 시장은 오픈씨 같은 독립된 사업자들이 높은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앞으로는 코인베이스나 FTX처럼 사용자가 많은 거래소들이 점유율을 확보해나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처럼 거래소들이 NFT 거래 플랫폼을 출시할 경우, 기존에 코인베이스나 FTX를 이용하던 사용자들이 새롭게 NFT 시장에 진입할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현재 시장 1위인 오픈씨도, 새로 진입한 코인베이스도 모두 미국 사업자인 만큼 NFT 시장에서도 미국 투자자들이 큰 영향력을 지닐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입니다.


박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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