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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은 돈이 된다…위메이드가 블록체인 게임사업을 ‘직접’ 하게 된 이유 [IT클로즈업]

박현영


[디지털데일리 박현영기자] 게임사 위메이드가 블록체인 자회사 위메이드트리를 흡수합병한다.

위메이드는 지난 25일 이사회를 개최하고 위메이드트리의 흡수합병을 결의했다고 밝혔다. 합병비율은 1:3.1107206, 합병기일은 내년 2월 1일이다.

위메이드의 목표는 블록체인 게임 사업을 ‘직접’ 하는 것이다. 게임과 블록체인을 연계하는 메타버스 사업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한다는 취지다. 또한 위메이드는 모든 게임이 ‘플레이 투 언(Play to Earn)’으로 전환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할 방침이다.

그동안 자회사를 통해 블록체인 게임 사업을 전개하던 위메이드가 직접 사업하는 방안을 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전 세계적 ‘플레이 투 언’ 열풍으로 블록체인 게임의 사업성이 증명된 점 ▲블록체인 게임의 꽃인 대체불가능한 토큰(Non-Fungible Token, NFT) 시장이 올해 들어 크게 확대된 점 ▲위메이드트리의 가상자산사업자 신고로 규제 불확실성이 해소된 점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위메이드가 ‘플레이 투 언’을 내세운 배경은?

요즘 글로벌 게임 시장에는 ‘플레이 투 언’ 열풍이 불고 있다. ‘플레이 투 언(Play to Earn)’은 말 그대로 돈을 벌기 위해 게임을 플레이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모델이 가능한 이유는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자산이 있기 때문이다. 사용자는 게임 내 활동으로 일반 가상자산 또는 NFT를 얻고, 가상자산을 현금화하거나 NFT를 더 높은 가격에 판매함으로써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베트남 스타트업 스카이마비스가 개발한 ‘엑시인피니티’다. 이달 초 엑시인피니티의 시가총액은 300억달러를 돌파, 전 세계 비디오게임 회사 중 시가총액 순위 5위를 기록했다.

4위인 일렉트로닉아츠(EA)의 설립 연도는 1982년이다. 반면 스카이마비스의 설립 시기는 2019년 1월이다. 업력이 3년도 채 안 되는 회사가 30년 짜리 회사의 순위를 넘보고 있는 셈이다. 이는 ‘플레이 투 언’ 모델 덕에 가능했다.

필리핀을 비롯한 개발도상국에서는 사용자들이 엑시인피니티를 통해 평균 임금을 웃도는 수익을 내고 있다. 이에 필리핀 정부는 플레이 투 언 게임으로 얻은 수익에 세금을 부과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또 엑시인피티티를 플레이하기 위해선 캐릭터 구매를 위한 초기 비용이 필요한데, 이를 위한 대출 사업까지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다.

최근 위메이드의 ‘미르 4 글로벌’도 엑시인피니티가 닦아놓은 ‘플레이 투 언’ 열풍에 탑승했다. 미르4 글로벌은 위메이드의 흥행작인 미르4를 전 세계 170여개국에 출시한 버전으로, 블록체인 기반 게임이다. 사용된 블록체인 플랫폼은 위메이드트리가 자체 개발한 위믹스다.

미르 4 글로벌이 ‘플레이 투 언’ 덕을 본 건 해외 시장에서 ‘플레이 투 언’ 게임 중 하나로 분류되면서다. 유튜브에 영문으로 ‘Mir4’만 검색해도 태그로 ‘Play to Earn’이 나오는 식이다. 비즈니스 인사이더 등 외신들도 미르4를 ‘플레이 투 언’ 게임으로 분류하며 엑시인피니티 등과 함께 언급했다.

이 같은 열풍에 힘입어 미르 4 글로벌은 현재 167개의 서버를 운영하는 등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위메이드가 “모든 게임을 ‘플레이 투 언’으로 전환하겠다”는 목표를 밝히며 위메이드트리를 흡수합병한 배경이다.

◆NFT는 돈이 된다…위믹스 코인 통한 이익 증가에도 도움 될 듯

‘플레이 투 언’ 열풍을 이끈 주역은 올해 들어 크게 확대된 NFT 시장 규모다. 그동안 NFT는 ‘크립토키티’ 같은 NFT 활용 게임의 ‘반짝 인기’로만 알려져 있었다. 가상자산과 블록체인에 깊이 관심 있는 사람만 눈여겨볼만한 분야이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 판도는 180도 뒤집어졌다. 코로나 19 확산으로 디지털 형태의 예술품이나 게임 아이템이 더욱 주목받으면서 NFT가 크게 보편화된 것이다.

최근 들어 NFT 열풍은 더욱 거세졌다. 댑레이더에 따르면 올 3분기 NFT 거래액은 107억달로, 전 분기 대비 무려 700% 가량 증가했다. 2분기 거래액은 13억달러였다.

위메이드 역시 그동안 자회사를 통해 NFT 사업을 가속화해왔다. 하지만 NFT의 시장성이 완전히 증명된 데다, 국내에서도 NFT 사업에 진출하는 상장사들이 늘면서 사업을 직접 하는 방안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NFT 사업은 그동안 위메이드트리가 하던 것을 그대로 옮겨 받을 전망이다. 위메이드트리는 블록체인 플랫폼 위믹스를 기반으로 하는 NFT 거래소 ‘위믹스 옥션’을 운영해왔다. 또 위믹스 기반 가상자산 지갑인 ‘위믹스 월렛’에 NFT를 보관하고, 재판매도 가능하도록 지원해왔다.

위믹스 옥션에서 NFT를 사고 파는 과정에는 가상자산 위믹스(WEMIX)가 활용된다. 위믹스 플랫폼 상에서 NFT가 활발히 거래될수록 가상자산 위믹스(WEMIX) 코인의 수요도 늘고, 가격도 오르는 셈이다. 즉 위메이드가 NFT 사업을 활발하게 전개할수록 발행한 가상자산을 통해 이익을 낼 수 있다.

◆규제 불확실성, 사업자 신고로 해소…자회사 접고 직접 사업

아울러 위메이드가 블록체인 게임 사업에 직접 뛰어든 데에는 규제 불확실성이 해소된 점도 크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위메이드는 지난 2018년부터 블록체인 및 가상자산 사업에 관심을 보여왔다. 하지만 당시는 가상자산 관련 사업에 대한 정부 방침이 뚜렷하지 않았다. 가상자산사업자를 규제하는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이 없던 때이기 때문이다. 이에 위메이드 외에도 자회사를 통해 우회적으로 블록체인 사업에 뛰어드는 기업들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특금법이 통과됐고 올해 3월부터 본격 시행됐다. 또 지난달 24일은 특금법 상 가상자산사업자 신고 기한이었다.

위메이드트리는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인증 등 요건을 갖춰 사업자 신고를 마쳤다. 현재 신고 심사가 거래소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어 신고는 수리되지 않았으나, 규제 불확실성은 어느 정도 해소된 셈이다. 정부가 인가한 사업자로서 가상자산 사업을 전개할 수 있다는 얘기다.

위메이드트리가 소멸하고 위메이드가 흡수하는 형태이므로 추후 사업자 신고 주체는 위메이드가 될 전망이다. 위메이드 관계자는 “합병 기일이 내년 2월이기 때문에 사업자 신고 주체가 어떻게 되는지는 추후 공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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