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트워크

[SKT분할②] SKT 유영상 체제 출범…‘탈통신’ 딜레마

백지영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1일 SK텔레콤이 유무선통신 중심의 존속법인 ‘SK텔레콤’과 반도체·ICT 혁신기술 중심의 투자전문회사 ‘SK스퀘어’로 분리가 완료되며 각자 ‘첫날’을 맞았다.

이번 분할은 SK하이닉스 투자여건 개선이 핵심이다. 신설법인인 SK스퀘어는 중간지주사 역할을 하며 SK하이닉스를 자회사로 둬 인수합병(M&A) 등 운신의 폭이 넓어졌다. 반면 존속법인인 SK텔레콤은 본업인 통신을 기반으로 새로운 먹거리를 창출해야 하는 과제가 생겼다.

‘SKT 2.0’ 시대를 이끌 수장은 2019년부터 MNO(이동통신) 사업부문을 총괄했던 유영상 대표다. SK텔레콤은 앞서 5G 기반의 유무선 통신에서 이를 기반으로 한 인공지능(AI) 기반 서비스와 디지털인프라 서비스로 확대·성장하겠다는 비전을 밝힌 바 있다. 이를 통해 2020년 15조원 수준의 연간 매출을 2025년 22조원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지난 2분기(2021년 4월~6월) SK텔레콤은 연결 재무제표 기준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각각 4.7%, 10.8% 증가한 4조8183억원, 영업이익 3966억원을 기록했다. 당기 순이익도 SK하이닉스 지분법 이익 등의 영향으로 무려 84% 증가한 7957억원을 기록했다.

이중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한 이동통신(MNO) 실적은 5G 가입자 증가로 전년 동기 대비 2.7% 증가한 3조216억원, 영업이익도 21.7% 늘어난 3284억원을 달성했다. 하지만 전체 실적을 이끈 것은 지난해 2분기까지 5분기 연속 두 자릿수 성장세를 보인 미디어, 보안, 커머스 등 ‘뉴ICT’였다.

뉴ICT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10.1% 증가한 1조5779억원을 기록하며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3분의 1 수준까지 올라왔다. 미디어 부문을 담당할 SK브로드밴드는 SK텔레콤 산하로 배치됐으나 신성장동력으로 삼았던 커머스, 보안 등이 SK스퀘어로 이동하면서 이 자리를 메꿀 새로운 동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SK텔레콤이 선택한 것이 구독상품과 메타버스, AI, 클라우드 등이다. SK텔레콤이 지난 8월 출시한 구독 플랫폼 서비스 ‘T우주’는 여러 곳에 흩어진 구독 상품을 소비자에게 제시하는 일종의 큐레이션 서비스다. 아마존 무료 배송부터 최근엔 냉장고, 세탁기 등 삼성전자의 생활 가전제품 렌탈 서비스까지 제공한다.

지난 7월 출시한 메타버스 플랫폼인 ‘이프랜드’도 성장성이 높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증강·가상현실(AR·VR) 기반의 메타버스 경제의 시장규모는 2025년 현재의 6배 이상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SK텔레콤은 ‘취업설명회’, ‘K팝 메타버스 프로젝트’ 등 다양한 영역에서 메타버스 기술을 접목한 서비스를 선보인 바 있다. 최근엔 누리호 발사장면을 이프랜드에서 중계했으며, 이프랜드 기반의 참여형 웹드라마도 조만간 공개할 예정이다.


또, AI 플랫폼 ‘누구’는 이미 월 이용자 1000만명이 넘는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이밖에 B2B 대상의 디지털인프라 서비스에선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웹서비스(AWS)등과 5G MEC 기반 데이터센터, 클라우드 관리(MSP) 등의 협력도 이어가고 있다. ‘클라우드의 꽃이’라 불리는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발굴과 산업(인더스트리얼) IoT에도 힘을 쏟을 방침이다. 물론 이는 5G의 산업 성숙도와 맞물려 있다.

5G는 서비스 3년차로 가입자가 전체의 30%(IoT 제외한 휴대폰 가입자 기준) 정도로 아직 성장 여력이 충분하다. 연내 5G 가입자수는 20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5G 가입자가 꾸준히 증가하면서 가입자당평균매출(ARPU)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4G 가입자의 단말기 교체 주기와 갤럭시Z폴드3·플립3, 아이폰13 등 스마트폰 신모델 효과, 데이터 전송속도 증대를 위한 네트워크의 질적 개선을 바탕으로 통신사 역할은 더욱 커지고 이는 B2B 사업 영역으로도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1일 SK텔레콤 신임 수장으로 선임된 유영상 대표는 “새롭게 탄생한 SKT는 안정적인 ICT 기술과 서비스를 통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고객에게 신뢰와 사랑을 받는 기업으로 진화하게 될 것”이라며, “고객과 기술, 서비스를 중심으로 명실상부 대한민국 1등 서비스 컴퍼니다운 자부심을 지켜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 대표는 이날 오후 취임 첫 공식행사로 전 직원을 대상으로 타운홀 미팅을 열고 새로운 비전과 경영철학, 기업문화 등에 대한 구상을 밝힐 예정이다.
백지영
jyp@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