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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커머스 대격변②] ‘물류’ 집중 네이버·신세계·쿠팡, 같은 듯 다른 3사 전략

이안나
쿠팡 뉴욕증시 상장, 이베이코리아 매각, 네이버·이마트 혈맹 등. 올해 e커머스 업계는 굵직한 대형 이슈들과 함께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미국·중국처럼 절대적인 1위 사업자가 없는 국내 시장에선 누구도 긴장을 놓을 수 없다. 디지털데일리는 e커머스 대격변 시대를 맞아 주요 기업 성장 및 차별화 전략을 짚어본다. <편집자 주>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공정거래위원회 승인으로 신세계그룹이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확정했다. 전통 유통공룡인 신세계가 온라인 날개를 달고 단숨에 이커머스(e커머스) 2위로 도약한다. 국내 e커머스 시장은 네이버·이마트·쿠팡 3강 체제로 안착하게 됐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이베이코리아 결합을 공정위에 최종 승인받은 후 미국 이베이 본사에 대금 납부 등 후속 절차를 진행 중이다. 연내 모든 인수 작업이 마무리될 예정이다. 신세계그룹 통합 온라인몰 SSG닷컴은 기존 점유율 3%에 불과했지만 이베이코리아(12%)와 합쳐 총 15%로 네이버와 쿠팡 사이에 서게 된다.

국내 온라인 쇼핑 시장은 지난해 161조원 규모에서 2025년 270조원 규모로 성장이 전망된다. 그러나 글로벌 트렌드와 다르게 국내는 지배적 사업자가 없다. 온라인 거래액 1위 네이버와 2위 쿠팡 점유율은 각각 17%, 14%로 미국 아마존(39%), 중국 알리바바(56%) 대비 크게 낮다. 국내 소비자들이 온라인 쇼핑 채널을 복수로 사용해 특정 플랫폼 충성도가 높지 않기 때문이다.

e커머스 업계에선 점유율 30%를 누가 먼저 가져가느냐를 관건으로 보고 있다. 국내시장 상황을 고려해 순위가 역전되지 않고 안정적 수익을 내기 위해선 최소 이 정도 점유율이 필요하단 분석이다. 적군과 아군이 뚜렷하지 않고 최근 1~2년새 업계 내 합종연횡이 활발한 것도 이 때문이다.
◆전국 단위 물류센터 확충 위한 이커머스 ‘빅3’ 전략은=통계청에 따르면 e커머스 시장 거래액은 2018년 이후 지난해까지 매년 약 20%씩 커졌다. 늘어나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선 중장기적으로 물류 인프라 확충이 급선무다. 특히 빠른 배송이 당연시 여겨지는 유통 환경에 맞춰 다양한 제품을 얼마나 빨리 전달하는지가 핵심 경쟁력이 된다. 네이버·쿠팡·신세계가 일제히 물류 투자 계획을 발표하는 이유다.

시작은 쿠팡이 빨랐다. 오늘 주문하면 내일 도착하는 ‘로켓배송’으로 소비자 구매 패턴을 바꿔놓았고 올해 초 미국 뉴욕증시 상장에도 성공했다. 대규모 자금을 들여 자체적인 전국 단위 물류 인프라를 확충한 쿠팡은 직매입 구조로 익일배송 시스템을 구축했다. 상장을 통해 얻은 5조원 가량 실탄으로 전북과 경남·충북·부산 등에 물류센터 확보에 1조원 남짓을 쏟고 있다. 쿠팡은 현재 전국 30여개 도시에 100여개 이상 물류센터를 구축해 운영 중이다.

자리를 공고히 하고 있는 쿠팡에 네이버와 신세계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방식은 상이하다. 네이버는 커머스 약점이었던 물류 보완을 위해 CJ대한통운 등 7개 풀필먼트 업체와 손잡고 통합 물류관리 플랫폼 ‘NFA’를 구축했다. 곤지암·군포·용인 풀필먼트 센터에 이어 추가로 20만평 규모 이상의 풀필먼트 센터를 설립할 계획이다. 내년 본격 가동하는 NFA를 통해 스마트스토어 셀러들은 자체 물류센터 없이도 익일배송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신세계는 쿠팡처럼 자체 물류센터 확장을 계획 중이다. 유통 주요 무대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넘어간 만큼 신세계는 향후 4년간 1조원 이상을 온라인 풀필먼트 센터에 집중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그룹 내 오프라인 거점 또한 온라인 물류 전진기지로 활용한다. 물류 인프라 구축, 이베이코리아 인수 등 대대적 디지털 사업재편을 위해 서울 마곡 부지와 이마트 가양점·본사 등을 잇달아 매각해 유동성을 확보했다.

자체 물류센터 구축인지 다른 관계사들과 협업인지에 따라 장단점은 명확하다. 업계 관계자는 “물류센터를 자체 구축하면 시스템 확장이 용이할 수 있지만 비용과 시간 투자가 필요하다”며 “반면 협업을 통한 서비스 확장은 빠른 변화와 적응엔 장점이지만 자체 구축 대비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네이버와 손잡은 신세계, 이베이 품고 쿠팡과 경쟁=점유율 30% 이상 지배적 사업자가 되기 위해선 그에 상응하는 배송서비스도 뒷받침돼야 한다. 단 물류 인프라 확충을 통한 시장 선점은 부지확보와 인허가, 설비 등 최소 3~5년을 지켜봐야 하는 장기전이다. 쿠팡은 2025년까지 전국을 쿠팡 물류센터로부터 ‘10km 이내’ 둔다는 배송 전략을 수립했다. 신세계가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에 1조를 투자하겠다던 시기와 동일하다. 네이버도 2025년까지 점유율 30%를 목표로 내세운 바 있다.

당장은 네이버와 신세계그룹 이마트가 손잡았다. 양사 동맹 목적은 ‘쿠팡 견제’다. 먼저 네이버 이마트 장보기 입점을 시작으로 네이버는 신선식품과 전국배송 서비스를 보와하고 이마트몰 포함 SSG닷컴은 네이버 고객 일부를 신규 고객으로 확보할 수 있게 됐다.

네이버는 거래액 1위 사업자이긴 하지만 플랫폼만 제공하면서 셀러 및 브랜드사에 의존하는 구조다. 넓게 보면 상품 직매입 비중이 높은 신세계와 쿠팡 대립 구도가 첨예해질 전망이다. 쿠팡과 이마트는 각각 비식품군과 신선식품 판매에 강점이 있다. 향후 물류 투자는 양사가 서로 약점이던 카테고리 역량을 끌어올리는 과정이다. 즉 쿠팡은 신선식품 확장을 위한 설비 투자를, 이마트는 비식품군 빠른 배송을 위해 기반을 닦아 전 카테고리에서 정면 대결을 준비하는 셈이다.

관건은 속도다. 쿠팡은 한국 법인 상장 후 벌써 3번째 유상증자를 단행하며 약 9000억원 자금을 수혈했다. 전국 풀필먼트센터는 물론 고객 ‘록인’ 효과를 위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쿠팡플레이’, 주문 즉시 마트 상품을 배달해주는 퀵커머스 서비스 ‘쿠팡이츠마트’ 등에 투자한다.

신선식품 강자 이마트는 비식품 역량 강화를 위해 이베이코리아를 적극 활용한다. 이마트가 인수한 이베이코리아(G마켓·옥션·G9)는 당분간 SSG닷컴과 별개 플랫폼으로 운영된다. 향후엔 양사 데이터 결합과 물류·간편결제 등에서 화학적 결합도 이뤄진다. 이베이코리아 물량이 더해지면 물류센터 투자 효율도 높아진다. G마켓 장보기 카테고리에도 이마트몰이 입점할 수 있다. 이마트가 네이버 외 이베이코리아 고객도 흡수할 가능성이 생긴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유통시장 소비 중심이 온라인으로 이동한 것은 이미 확인이 됐다”며 “200조원 이상 규모 시장에서 빠른 배송에 익숙해진 고객들을 잡기 위해 업체들은 배송에 대한 투자가 가장 중요한 화두가 됐다”고 말했다.
이안나
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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