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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블록체인] 비트코인-NFT 관련 코인 간 '온도차'…향후 전망은?

박현영

[디지털데일리 박현영기자] 한 주간 블록체인‧가상자산 업계 소식을 소개하는 ‘주간 블록체인’입니다.

이번주는 비트코인(BTC)과 대체불가능한 토큰(Non-Fungible Token, NFT) 관련 코인 간 온도차가 심했던 한 주였습니다.

비트코인 가격은 하락세를 거듭해 6만달러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그동안 호재로 여겨졌던 ‘탭루트’ 업그레이드가 끝난데다, 미국에서 가상자산 과세안이 담긴 ‘인프라법’에 조 바이든 대통령이 서명한 영향이 컸습니다.

반면 NFT 및 메타버스 관련 코인은 큰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현재는 상승분을 일부 반납하며 조정이 온 상태이지만 더샌드박스(SAND), 디센트럴랜드(MANA) 등 대표적인 NFT 관련 코인들이 강세를 보였습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입니다. NFT 관련 코인인 위믹스(WEMIX)나 싸이클럽(CYCLUB), 아로와나토큰(ARW) 등이 강세를 보였습니다. 아직 구체적인 서비스가 없음에도 불구, NFT 사업 진출 소식만 나와도 가격이 상승하는 상황입니다.

이번주 <주간블록체인>에서는 비트코인 업그레이드 ‘탭루트’와 가격 하락 원인, 향후 전망을 짚어보겠습니다. 또 NFT 관련 코인들의 상승세 소식과 더불어 NFT 열풍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살펴보겠습니다.

◆탭루트 업그레이드 끝낸 비트코인, 하락 후 전망은?

우선 이번주 비트코인 가격은 코인마켓캡 기준 10.5% 가량 떨어졌습니다. 대장코인의 하락세로는 큰 폭입니다. 가상자산 투자자들의 투심을 나타내는 ‘크립토탐욕공포지수’도 ‘공포’ 단계로 전환됐습니다. 가상자산에 새로 투자하기는 두려운 단계라는 의미입니다.

하락 원인으로는 호재였던 ‘탭루트’ 업그레이드가 끝난 점, 가상자산 관련 규제안에 바이든 대통령이 서명한 점 등이 꼽혔습니다.

비트코인 블록체인은 지난 14일 탭루트 업그레이드를 성공적으로 실행했는데요. 호재로 간주되던 일이 끝났으므로 가격은 단기 하락했으나, 장기적으로 보면 탭루트는 비트코인 생태계에 도움이 되는 업그레이드입니다. 2017년 ‘세그윗’ 업그레이드를 진행한 이후 4년 만의 업그레이드이기도 하고요.

탭루트에는 슈노르(Schnorr) 서명이라는 중요한 개선 사항이 담겼습니다. 서명이란 블록체인 상에서 인감도장 역할을 하는 존재입니다. 거래자는 본인임을 증명할 수 있는 개인키를 사용해 ‘서명’함으로써 거래를 진행하고, 진행된 거래는 거래장부인 블록체인에 기록되는 구조입니다.

슈노르서명은 다수의 주체가 진행한 서명이더라도 외부에선 단일 서명으로 보일 수 있게 하는 기술입니다. 다중서명이지만 하나의 공동 키를 가지고 서명하기 때문에 여러 명이 서명한 것인지, 한 명이 서명한 것인지 구별하기 어렵게 만드는 것이죠. 따라서 블록체인 상 거래의 프라이버시가 더욱 향상됩니다.

슈노르서명을 통하면 여러 명이 서명하더라도 하나의 공동 키를 사용하므로 처리해야 하는 데이터의 양이 감소합니다. 데이터의 양이 줄어드므로 비트코인 블록체인의 거래 처리속도와 확장성도 개선되겠죠. 블록체인 기반 스마트컨트랙트를 실행하는 데도 효율성이 증가할 전망입니다.

스마트컨트랙트 실행의 효율성이 높아지면 이를 활용한 다양한 서비스가 나올 수 있습니다. 현재는 이더리움 블록체인의 스마트컨트랙트 기능을 활용해 탈중앙화 애플리케이션(DApp, 디앱)과 탈중앙화금융(De-fi, 디파이) 서비스를 개발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이 같은 서비스들이 비트코인 블록체인 기반으로도 나올 수 있겠죠. 장기적으로는 비트코인 생태계가 더 확장되고, 가상자산 비트코인(BTC)에 대한 수요도 늘어날 수 있습니다.

이처럼 탭루트는 장기적으론 비트코인 가격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이슈이지만 미국 인프라법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가상자산에 대해 세금 신고를 해야 하고, 가상자산 거래소를 비롯한 일명 ‘브로커’들이 미국 국세청에 신고하도록 하는 법안이 담겼기 때문입니다. 가상자산 시장이 가장 큰 미국에서 강력한 규제안이 나온 만큼, 가상자산 업계 전체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밖에 없습니다.

다행인 점은 법안이 곧바로 발효되는 게 아니라 2024년 1월까지 유예된다는 점입니다. 이 기간 동안 가상자산 업계의 의견을 청취하게 되는데요. 미국 가상자산 업계가 의견을 전달하고 반영하는 게 중요할 전망입니다.

가격 면에서는 5만 6500달러 선이 바닥이고, 향후 반등할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마셀 팩맨(Marcel Pechman) 코인텔레그래프 애널리스트는 ▲가격이 10% 이상 크게 하락했음에도 유의미한 청산이 없었던 점(과도한 레버리지 거래가 없는 점) ▲마진거래 시장에서 투자자들이 ‘롱(매수)’ 포지션에 베팅하고 있는 점 등을 들어 반등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NFT 매스어답션 시작… 국내외 모두 관련 코인 급등

반면 NFT 관련 코인들은 비트코인과 다른 분위기를 보였습니다. 디센트럴랜드(MANA)는 코인마켓캡 기준 일주일 간 26% 오르며 글로벌 시가총액 순위 30위권에 진입했습니다. 디센트럴랜드는 블록체인 기반 메타버스 게임입니다.

더샌드박스(SAND)는 무려 53% 올랐습니다. 더 샌드박스 역시 블록체인 기반 메타버스 게임인데요. 4년 간의 개발을 마치고 오는 29일 알파 버전 게임이 나옵니다. 이에 대한 기대감도 가격에 반영됐습니다. 이외에도 NFT 거래 플랫폼 왁스의 토큰 WAX도 일주일 간 56% 상승했습니다.

지난 일주일 간 더샌드박스(SAND) 가격 추이./코인마켓캡 캡처
지난 일주일 간 더샌드박스(SAND) 가격 추이./코인마켓캡 캡처
NFT 관련 코인들이 이처럼 가격 상승세를 보인 데에는 유명 기업들이 NFT 시장에 진출한 영향이 컸습니다. 우리나라 게임사들이 줄줄이 NFT 사업을 선언한 것처럼, 해외에서도 굵직한 기업들이 잇따라 NFT 사업 계획을 발표하고 있습니다.

일례로 구찌, 발렌시아가 등 명품 브랜드들이 NFT로 명품 아이템을 선보이자 모건스탠리는 디지털 명품 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이라는 보고서를 내놨습니다. 모건스탠리는 NFT 명품 시장이 66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NFT에 대한 셀러브리티들의 관심도 이슈화됐습니다. 이번주에는 유명 래퍼 포스트 말론이 보어드에이프요트클럽(BAYT) NFT를 구매했다는 소식이 알려졌습니다. BAYT는 1만개의 한정판으로 구성된 캐릭터 NFT인데요. 말론은 BAYT 2개를 160이더리움(ETH)에 구매했고, 구매 장면이 그의 뮤직비디오에도 나옵니다.

'Post Malone, The Weeknd - One Right Now' 뮤직비디오에 BAYT NFT가 등장하는 장면./유튜브 화면 캡처
'Post Malone, The Weeknd - One Right Now' 뮤직비디오에 BAYT NFT가 등장하는 장면./유튜브 화면 캡처
따라서 NFT가 ‘대중 수용(Mass Adoption, 매스 어답션)’ 단계에 진입했다는 의견도 제기됩니다. 마니아층이 중심이었던 블록체인 업계에서 대중 수용은 반드시 이루어야 할 과제처럼 간주됐는데요. 이를 NFT가 어느 정도 해냈다는 의견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같은 현상이 벌어졌습니다. NFT 사업을 한다는 소식만 나오면 관련 코인의 가격이 상승하는 양상을 보였습니다.

국내 NFT 사업의 대표주자는 위메이드인데요. NFT가 적용된 블록체인 기반 게임 ‘미르4’가 글로벌 시장에서 흥행하면서 위메이드의 코인 위믹스(WEMIX) 가격도 꾸준히 큰 폭으로 상승했습니다. 4개월 간 1만% 가까이 오른 위믹스는 이번주에 무려 165% 뛰었습니다.

이외에도 한글과컴퓨터 그룹의 메타버스 및 NFT 진출 소식이 나오면서 한컴표 코인인 아로와나토큰(ARW) 가격이 급등하기도 했습니다. 또 NFT 마켓플레이스 출시 소식을 알린 싸이클럽(CYCLUB) 등도 하루만에 42% 올랐고요.

◆NFT 옥석가리기 가능성… 사업 소식만으로 ‘묻지마 매수’ 지양해야

NFT가 대중 수용 단계로 진입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말그대로 진입 단계입니다. NFT 사업 소식만 나와도 관련 코인의 가격이 뛰는 것은 NFT 시장이 여전히 초기 단계라는 방증이기도 하죠.

이런 시장에서는 같은 NFT 관련 코인이라고 하더라도 거품이 낀 코인과 펀더멘털이 잘 갖춰진 코인을 제대로 판별해야 합니다. 아직 구체적인 서비스가 나오지도 않았는데, NFT 관련 코인이라고 해서 대량 매수를 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최근 급등한 싸이클럽(CYCLUB) 코인은 빗썸에 상장돼있던 MCI 코인이 리브랜딩된 것인데요. MCI 재단이 싸이월드제트(싸이월드 운영사)와 협약을 맺으면서 싸이클럽으로 이름을 바꾼 것입니다. 싸이클럽은 블록체인 기반 메타버스가 될 싸이월드의 디앱 파트너를 표방하고 있습니다. 다만 디앱은 현재 제한된 인원에게만 공개하는 클로즈드베타 버전으로만 출시돼있어 구체적인 서비스 출시 여부를 지켜봐야 합니다.

한컴도 마찬가지입니다. 한컴은 싸이월드제트와 합작법인 ‘싸이월드 한컴타운’을 설립하고 메타버스 플랫폼을 출시하는데요. 메타버스 내 아이템은 NFT로 거래될 예정입니다. 단, 싸이월드 자체가 다음달 17일 출시 예정이므로 아직 구체적인 서비스가 갖춰지지 않은 상태입니다. 향후 한컴타운 내에서 NFT가 어떤 형태로 이용되는지 지켜봐야 한다는 겁니다. 또 한컴의 사업이라는 점은 같지만, 아로와나토큰과 어떻게 연관될지 불분명하도 합니다.

따라서 NFT와 연관됐다는 이유로 무작정 코인을 사들이는 것은 리스크가 큽니다. NFT 시장도 향후 ‘옥석가리기’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으므로 이 점에 주목해야 합니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NFT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지만, (기반이 되는) 커뮤니티와 스토리텔링이 NFT 옥석가리기의 시작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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