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V 패널·생활가전 60~20% 상승…물류 대란까지 겹쳐 - SCM·프리미엄 제품 판매로 수익성 개선
[디지털데일리 백승은 기자] 올 3분기 동안 전자제품에 활용되는 주요 원자재 가격이 크게 올랐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수익성에 타격을 받았다. 최근 ‘물류 대란’의 영향으로 물류비까지 크게 오르며 더욱 악화했다. 4분기에는 수익성 개선을 위해 공급망관리(SCM)와 프리미엄 제품군 판매 확대로 수익성 개선에 나설 계획이다.
24일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올해 3분기 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TV와 생활가전 주요 원자재가 큰 폭으로 상승했다.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 부문의 주요 원자재는 TV 및 모니터용 디스플레이 패널이다. TV 및 모니터용 디스플레이 패널 평균 가격은 전년동기대비 68% 급등했다.
LG전자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LG전자 H&A(홈어플리언스&에어솔루션) 부문이 수입하는 전체 원자재 중 철 레진 구리의 비중이 가장 크다. 올 3분기 철 평균 가격은 24.6% 상승했다. 레진과 구리는 이번 분기 동안 각각 21.2%와 14.6% 올랐다. TV를 다루는 LG전자 홈엔터테인먼트(HE) 부문은 주로 액정표시장치(LCD) 모듈 원자재를 사들인다. 이번 3분기 LCD TV 패널 평균 가격은 전년동기대비 44.2% 상승했다.
원자잿값 상승에 더해 미국에서 촉발한 물류 대란까지 겹쳤다. 작년 코로나19로 인한 중국 등 세계 공장 가동 중단과 올해 초 수에즈 운하 사태가 원인이 됐다. 미국 LA항과 롱비치 항에 많은 배가 몰리며 물류비가 크게 올랐다.
원자재나 운임 비용이 늘어나면 제조사 입장에서는 지출이 상승한다. 매출이 올라도 남는 금액이 적다. 실제 3분기 동안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수익성 악화를 겪었다. 올 3분기 삼성전자 CE부문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4조1000억원과 7600억원이다.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0.1% 올랐지만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51.3% 하락하며 반토막 났다.
수익성 개선을 위해서는 가격을 올리거나 많은 제품을 저렴하게 판매해야 한다. 이때 각각 단점이 있다. 가격을 올리면 타 제조사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후자의 경우 수익성이 떨어져 3분기와 같이 많이 팔아도 남는 게 없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올 4분기에는 SCM와 프리미엄 제품 판매를 집중한다. 공급망을 다변화하고 관리를 강화해 안정적으로 원자재를 들여올 계획이다. 각각 ‘비스포크’와 ‘오브제컬렉션’으로 대표되는 프리미엄 제품 판매를 늘려 수익성을 확보할 예정이다.
마케팅 비용을 조절할 가능성도 있다. 마케팅 비용에는 광고 외에도 판매 장려금 등이 포함된다. 한 마디로 할인 프로모션이나 할인 폭을 줄일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TV와 생활가전이나 전자제품은 가격 탄력성이 낮은 제품이라 수익성이 악화했다고 해서 소비자 출고가를 확 올리거나 내리는 등 당장에 큰 변화를 주기는 어렵다”라면서도 “제조사들은 출고가를 조정하는 대신 프로모션을 일부분 줄이는 등 마케팅 비용을 조절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