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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부진했지만...CJ온스타일 허민호 대표 유임

이안나

- 1~3분기 저조한 실적에 ‘오물통’ 발언 구설수…CJ그룹 “대표이사 전원 유임”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CJ ENM 커머스 부문 허민호 대표가 내년 자리를 유임한다. 올해 ‘CJ온스타일’로 브랜드명을 바꾸고 TV에서 모바일 중심으로 이동을 선포한 만큼 변화보다 안정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27일 CJ그룹은 2022년 정기임원 인사를 발표하며 그룹 내 주요 계열사 대표이사 전원을 유임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허민호 대표 역시 내년에도 대표직 자리를 유지한다.

업계 일각에선 한동안 허민호 대표 연임 가능성에 회의적인 시각이 존재했다. 올 한해 CJ온스타일 실적이 부진했기 때문이다. 송출수수료 부담이 커지면서 주요 홈쇼핑사들 모두 올해 영업이익률이 전년대비 하락했다 하더라도 CJ온스타일 영업이익 하락 폭은 유독 컸다.

지난 3분기 주요 홈쇼핑사 전년대비 영업이익률을 살펴보면 GS샵 27.4%, 롯데홈쇼핑 20%, 현대홈쇼핑은 29.3% 감소한 한편 CJ온스타일은 36.2% 줄었다. 2분기 역시 CJ온스타일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40% 감소해 경쟁사들 중 감소폭이 가장 크다. 경쟁업체들이 거래액 증가와 함께 매출이 늘었지만 CJ온스타일만 유일하게 올해 3분기 연속 매출마저 전년대비 8~12% 가량 줄었다.

또한 허 대표는 지난 7월 창립 3주년 기념사에서 이례적 언급을 해 구설수에 오른 적도 있다. 당시 그는 “우리는 상반기를 거치며 현재 ‘실패’라는 오물통에 빠졌다”며 “특정 부문이나 부진 카테고리만이 아니라 전사가 함께, 그것도 우리 스스로 자진해서 뛰어들었다”고 전했다. 이어 “이젠 우리가 ‘실패’를 묻히지 않고 ‘성공’을 건질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강경하게 발언했다.

전 직원 대상으로 전달한 최고경영자(CEO) 메시지에서 이같이 직접적으로 실패를 거론하는 일은 흔치 않다. 특히 허 대표는 CJ ENM 합병 때부터 커머스 부문을 맡아 온 책임자다. 그래서 더욱 냉정한 진단이 가능했지만 당시 임직원들 사이에선 이제까지 행적을 ‘오물통’에 비유한 것은 과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지난 5월 CJ온스타일은 그간 유지해오던 ‘CJ오쇼핑’ 이름을 버리고 TV홈쇼핑과 온라인몰 등을 통합해 모바일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재편했다. CJ온스타일이 정체기에 들어선 TV홈쇼핑에서 벗어나 올해 ‘모바일 퍼스트’로 변화를 내세운 것. 내년 CJ온스타일 탈TV 전략을 본격화하기 위해선 대표이사가 유지되는 것이 안정적인 선택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이번 인사에서 CJ ENM 커머스 부문은 ▲성동훈 ▲박춘하 ▲김지현이 신임 경영리더도 승진했다. CJ는 사장, 총괄부사장, 부사장, 부사장대우, 상무, 상무대우로 나눠져 있던 기존 6개 직급을 2022년 정기인사부터 ‘경영리더’로 단일화했다. 사장급 이하 임원들을 단일 직급으로 운용하는 건 CJ가 처음이다.
이안나
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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