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페이 경영진 '미안해'…투자자 '괜찮아' 화답할까
[디지털데일리 박세아 기자] 경영진 스톡옵션 대량 매각으로 투자자들의 원성을 샀던 카카오페이 주가가 17만원선 아래로 내려갔다. 카카오페이 류영준 대표와 신원근 부사장(신임 대표 내정자)이 전일 사내 간담회를 통해 카카오페이 주식 대량 매도 관련 사과의 뜻을 표현한 가운데 5일 주가에 반등신호가 될지 주목된다.
앞서 지난해 12월 10일 류 대표는 스톡옵션 23만주를 대량 매도했다. 이밖에 기업전략총괄 신 부사장, 기술총괄 나호열 부사장 등 주요 경영진도 물량을 쏟아내면서 총 44만주가 주식시장에 흘러 들어왔다.
당시 투자자들은 상장한 지 얼마 되지 않은 기업 주식을 주요 경영진이 고점에 매도하는 것은 회사 장래성이 없는 것 아니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카카오페이 경영진 지분 매각 공시 직전부터 전일까지 주가는 23% 넘게 빠진 상태다. 특히 공시 이후 개인투자자의 놀란 마음은 당일 순매도액으로 대변된다. 당시 개인은 당일에만 1248억원어치를 쏟아냈다. 연기금 등이 공시 이후에도 꾸준히 카카오페이 물량을 담아온 것과 다르게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까지도 개인은 1824억원이 넘게 순매도했다.
당장 카카오페이 신임 사령탑 내정자 신 부사장이 임기 동안 남은 주식을 매각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했지만, 주주들의 성난 민심을 달래기에는 아직 부족해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전일 개인은 187억원 가량 순매수세를 보였지만, 포털 주주토론방 등에는 이미 신뢰를 잃었다는 성토글이 심심치 않게 보인다.
특히 고평가 논란에 줄곧 시달려왔던 카카오페이에 대해 전통적인 밸류에이션 방법으로 주가를 판단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지만, 결국 당장 눈앞 실적이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도 주주들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카카오페이 지난해 3분기 매출액은 1149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48% 성장했지만, 영업손실 10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이와 관련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경영진 스톡옵션 행사 공시 이전, 당장 단기 실적보다 회사 사업 영역의 성장성을 봐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었다.
메리츠증권 김동희 연구원은 "카카오페이는 지급결제에서 증권, 보험 등 금융서비스로의 확장을 눈앞에 두고 있다"며 "금융 플랫폼으로 한단계 도약할 카카오페이에 대한 중장기 투자 관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핀테크 기업들의 가치는 최소 50~100%의 리레이팅 진행 중"이라며 "2022년 카카오페이는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출시와 디지털 손해보험사 본인가 취득 등으로 금융업 본격 진출이 기대된다"고 분석한 바 있다.
경영진 지분 대량 매도 이후,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아직 이렇다 할 보고서를 내지 않고 있다.
한편 류대표는 "상장사 경영진으로서 가져야 할 무게와 책임감에 대해 다시 고민해 보는 계기가 됐다"며 "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신 부사장도 "상심이 크셨을 주주와 크루 등 이해관계자 분들께 사과드린다"며 "임기 동안 남은 주식을 매각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상태다.
카카오페이는 이달 신 대표 내정자를 중심으로 조직개편을 진행한다. 류 대표는 모회사 이동에 따른 이해 상충 오해를 방지하기 위해 올해 상반기까지 보유한 스톡옵션을 모두 행사해 매도한다. 이를 위해 장기 보유 의사가 있는 기관에 주식을 매각하고, 일정 기간 보호 예수를 설정하는 등 리스크 최소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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