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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 거래소 ‘지갑 화이트리스팅’에 대비하는 기업들…개인지갑 송금 수월해지나

박현영

디센트가 도입하는 이메일 회원가입 기능 예시 화면./디센트 제공
디센트가 도입하는 이메일 회원가입 기능 예시 화면./디센트 제공

[디지털데일리 박현영기자] 코인원을 시작으로 가상자산 거래소들의 지갑 ‘화이트리스팅’이 예상되는 가운데, 블록체인 기업들도 이에 대비하기 시작했다. 코인원 정책에 맞춰 이메일 로그인 기능을 도입하는가 하면, 화이트리스팅 도입에 맞춘 신원인증(KYC) 솔루션을 출시하고 있다.

앞서 코인원은 지난달 29일 거래소 내 코인을 외부 지갑으로 보내기 위한 ‘외부 지갑 등록 절차’를 시행한다고 공지했다. 이메일 주소, 이름, 휴대폰 번호 등 ‘본인 식별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지갑으로만 코인을 송금하게끔 한 일명 ‘화이트리스팅’이다.

화이트리스팅은 코인원의 제휴 은행인 NH농협은행과의 계약에 따른 조치다. 빗썸의 제휴 은행 역시 NH농협은행이므로 계약 내용이 같다. 지난 9월 NH농협은행은 코인원 및 빗썸과 실명확인 입출금계정(실명계좌) 계약을 연장하면서 오는 1월 30일까지 외부 지갑으로의 송금을 막을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외부 지갑으로의 송금을 원천 차단할 경우 지나친 김치프리미엄, 가두리 거래 등 부작용이 예상됐다. 이에 거래소들은 은행과 절충안을 마련, 본인 식별정보가 있는 지갑으로는 송금이 가능하게 했다.

코인원 정책에 따르면 바이낸스처럼 해외 거래소이지만 고객확인(KYC)을 시행하는 거래소의 지갑으로는 코인을 보낼 수 있다. 하지만 메타마스크를 비롯해 본인 식별정보 없이도 생성할 수 있는 지갑으로는 송금이 불가능하다. 메타마스크 같은 개인 지갑 대부분이 정보 없는 탈중앙화 지갑을 표방하고 있어, 개인 지갑 송금에 불편이 따를 것으로 예상됐다.

또 개인 지갑은 탈중앙화금융(De-fi, 디파이) 같은 외부 블록체인 기반 서비스를 이용할 때 주로 사용되므로 서비스 이용에도 불편이 따를 것이란 지적이 잇따랐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지목된 게 이메일 주소를 사용하는 지갑이다. 예를 들어 포티스(Portis) 같은 개인 지갑은 이메일 주소로 생성한다. 본인 식별정보 중 이메일 주소가 포함되므로 코인원에서 포티스로 코인을 송금하는 것은 가능하다. 단, 코인원에서 사용하는 이메일 주소와 동일한 주소를 사용함으로써 ‘내 지갑’임을 증명해야 한다.

이 같은 화이트리스팅에 주목한 기업들은 투자자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한 기능을 내놓고 있다.

가상자산 지갑 업체 디센트는 오는 19일 이메일 주소를 이용한 회원가입 기능을 추가할 예정이다. 디센트는 그동안 특별한 회원가입 없이도 사용할 수 있는 탈중앙화 지갑을 표방해왔으나, 거래소들의 화이트리스팅 조치에 대비해 이메일 주소를 통한 가입도 가능하도록 한 것이다.

회원가입은 선택사항으로, 이전처럼 회원가입 없이 탈중앙화 지갑으로 사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회원가입 시엔 이메일 주소와 지갑 주소를 한 화면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 같은 방식으로 지갑 정보를 인증하면 코인원에서도 코인을 송금할 수 있다.

화이트리스팅 정책에 맞춘 KYC 솔루션도 개발됐다. 블록체인 보안기업 웁살라시큐리티는 최근 개인 지갑용 KYC 솔루션인 ‘컴패스 프로토콜(Compass Protocol)’을 출시했다고 밝혔다. 사용자는 컴패스 프로토콜에 KYC 정보를 제공하면서 지갑을 연동하고, 거래소는 해당 프로토콜로부터 지갑에 대한 KYC 정보를 제공받는 방식이다.

프로토콜에 KYC 정보를 제공한 사용자들은 신원증명 대체불가능한 토큰(Non-Fungible Token, 이하 NFT)도 발급할 수 있다. NFT를 보관하고 있으면 코인원 같은 중앙화 거래소에 KYC 정보가 제공될 때마다 컴패스 프로토콜에서 정보 제공에 따른 보상도 받을 수 있다.

패트릭 김 웁살라시큐리티 대표는 “블록체인 기반 서비스 이용자들과 거래소 사이의 간극을 좁혀줄 웹 3.0 기반 KYC 솔루션이 필요할 것”이라며 솔루션 출시 배경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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