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지난해 3월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한 쿠팡 주가가 고전하고 있다. 4개월 가까이 30달러 중후반을 맴돌던 주가는 주당 22달러까지 내려가며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수익성 개선을 위해 요금 인상 등을 단행한 쿠팡이 주가 반등을 이뤄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13일(현지시각) 뉴욕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쿠팡 주가는 전날대비 4.35% 하락한 주당 22.42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상장 첫날 종가 49.25달러 대비 54.4% 가량 빠진 사상 최저가다. 지난해 8월 30달러 선 밑으로 떨어진 이후 새해 들어선 이보다 더욱 낮아진 25달러 전후에 머물러 있다.
쿠팡 주가가 꾸준히 답보 상태를 유지하는 건 흑자 전환 시점이 늦어지는데다 적자 규모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쿠팡은 지난해 매분기 역대 최대 매출을 경신하며 큰 폭으로 외형을 확장했다. 지난 3분기 매출만 5조원을 돌파했다. 하지만 영업손실도 함께 늘어 지난해 말 기준 누적 적자는 4조8000억원 수준으로 늘었다.
지난해 물류 인프라 투자 확대로 인한 고정비 부담 증가, 가격경쟁, 쿠팡플레이 등 신규 서비스 출시에 따라 2021년 영업적자는 전년대비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미국 투자매체 시킹알파는 4분기 쿠팡 매출을 51억8000달러(약 6조원), 주당순이익(EPS)은 0.16달러 손실할 것으로 예상했다.
투자자들이 바라보는 쿠팡 전망은 엇갈린다. 지난해 11월 월가 거물 투자자 조지소로스 회장이 이끄는 소로스 펀드매니지먼트가 쿠팡 주식 50만주(약 170억원)를 사들였다. 쿠팡 주가가 하락세를 보이자 ‘저평가’ 됐다고 판단, 저가 매수에 나선 것이다. 반면 보호예수가 해제된 후 소프트뱅크 비전펀드와 그린옥스캐피탈 등 주요 주주들은 쿠팡 주식을 일부 매각했다. 단 지난해 4번의 주식 매각을 단행한 그린옥스캐피탈은 “펀드자산 재분배를 위함”이라는 설명이다.
오는 3월 상장 1년을 앞둔 쿠팡 입장에선 변화의 모멘텀이 필요하다. 실제 쿠팡은 지난 연말부터 체질 개선에 돌입하기 시작했다. 소비자와 판매자들에게 그동안 저렴한 비용으로 제공해오던 서비스 가격을 변경하면서 수익성 개선에 나섰다.
쿠팡 유료회원제 ‘와우 멤버십’ 이용료를 월 2900원에서 4990원으로 올리고, 쿠팡이츠 중개 수수료에 적용되던 프로모션을 종료, 배달비를 정상화하기 시작했다. 최근 아마존 출신 인력들을 영입해 광고사업도 강화하고 있다. 이는 아마존 광고수익 모델을 벤치마킹헤 전사 수익성 개선을 주도하겠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올해 일회성 비용 축소와 소비자 물가 상승등 효과가 반영되면서 일부 수익성 개선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중기적으로 로켓프레시와 쿠팡이츠 프로모션 축소 여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2024년 이후 쿠팡이츠·로켓프레시가 어느정도 궤도에 오를 가능성이 높아 이때 흑자전환이 가장 낙관적인 가정으로 판단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