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삼성 vs LG, '제2의 애플' 테슬라 수주전 '점입가경'

김도현
- 카메라 모듈 분야 격돌…배터리·디스플레이 쟁탈전 전망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애플에 이어 테슬라가 국내 부품사 핵심 고객사로 떠올랐다. 굴러다니는 스마트폰으로 불리는 전기차 시장이 급성장한 영향이다. 차체와 바퀴를 제외한 전 분야에서 삼성과 LG그룹 간 수주 경쟁이 점화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테슬라는 대규모 프로젝트 입찰을 진행 중이다. 기존 모델3(전기 세단)와 모델Y(전기 SUV)를 비롯해 출시 예정인 세미(전기 트럭), 사이버트럭(전기 픽업트럭) 등 부품 대상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이번에 내년 물량까지 결정하는 것으로 안다. 테슬라의 전기차 출하 대수가 매년 늘고 있는 만큼 조 단위 대형 수주가 예상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테슬라는 2020년 49만대, 2021년 93만대 이상 전기차를 인도했다고 밝혔다.

최근 가장 주목받는 분야는 카메라 모듈이다. 국내에서 LG이노텍과 삼성전기가 경쟁에 뛰어든 상태다. 차량용 제품은 스마트폰용만큼 고화질은 아니지만 신뢰성, 내구성, 규격 등에서 높은 스펙을 요구한다. 따라서 납품 경험이 많은 업체가 유리하다.

LG이노텍은 테슬라 카메라 공급망에서 점유율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번에도 최대 물량을 확보할 가능성이 크다. 작년 경쟁사에 내준 사이버트럭 추가분을 수주한다면 매출처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

삼성전기는 지난해 테슬라 협력사로 합류했다. 세미와 사이버트럭 물량을 따내면서 자동차 시장 공략을 본격화했다. 레퍼런스를 획득한 만큼 이번 입찰에서도 대형 수주를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에서는 LG이노텍과 유사한 물량을 가져갈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정 업체 의존도 축소 차원이다.

배터리와 디스플레이도 잠재적 쟁탈전이 예상되는 품목이다. 현재 LG에너지솔루션과 LG디스플레이가 메인 협력사다. 배터리 분야는 차세대 제품에서 삼성SDI에 기회가 생길 전망이다. 사이버트럭 등에 탑재할 4680(지름 46mm 길이 80mm) 원통형 배터리 개발이 예정보다 늦어지면서 신규 협력사를 발굴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170 원통형 배터리 다음 버전을 준비 중인 삼성SDI가 대안으로 꼽힌다. 유사한 사이즈 제품 개발을 검토 중이다.

차량용 패널에서는 LG디스플레이가 액정표시장치(LCD)부터 사실상 독점해왔다. 최근 삼성디스플레이가 관련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면서 테슬라를 고객사로 맞이할 준비에 나선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아우디에 이어 현대차와도 거래를 튼 바 있다.

그동안 LG 계열사가 우위에 있었다면 향후 전망은 삼성 계열사에 긍정적이다. 삼성전자가 테슬라와 반도체 동맹을 맺은 영향이다. 삼성전자는 자율주행(FSD) 칩 설계 지원은 물론 생산까지 담당하고 있다. 차기 반도체도 삼성전자와 협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FSD와 메모리 외에도 삼성전기와 삼성디스플레이를 통해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 디스플레이 구동칩(DDI) 등까지 납품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도현
dobest@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