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양자기술 앞서간다... 양자암호 전용회선 '세계 최초' 서비스 목표
[디지털데일리 강소현기자] ”양자기술은 미래 시대를 혁신적으로 뒤바꿀 게임체인저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양자기술이 본격화되기까지 험난한 도전들이 남아있지만 우리가 반드시 나아가야 할 길입니다“
26일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 장관은 이 같이 말하면서 양자기술의 성장을 위한 정부 차원의 지원을 약속했다.
과기정통부는 이날 판교 기업지원허브에서 ‘양자기술 성과보고 대회’를 열고 양자암호통신 시범 인프라 구축 성과를 공유했다. 앞서 과기정통부가 디지털뉴딜 사업의 일환으로 양자암호통신 인프라구축 사업을 추진해온 가운데 이날 그 성과가 공유된 것이다.
◆투자 늘리고 일자리 만들고... 양자암호통신 초기 시장 창출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양자암호통신 인프라구축 사업으로 총 26개 공공·민간 수요기관에 양자암호통신망을 시범 구축했다. 사업에는 우리 기술로 개발한 양자 부품과 장비가 적용돼 그 의미가 크다는 설명이다.
시범사업은 레퍼런스를 확보할 수 있는 기회로 작용하면서 기업들의 신(新)시장 창출로도 이어졌다. 이에 목표 이상의 경제적 성과도 거뒀다. 정부가 양자암호통신 인프라 구축 사업에 290억원을 투자한 가운데 민간에서 893억원 규모의 투자가 별도로 이뤄졌다. 또 당초 목표했던 일자리 167개를 훌쩍 넘는 221개의 일자리가 창출됐다.
양자기술 진흥을 위한 제도적 기반도 마련됐다. 전담기관 지정·인프라 구축 등과 관련한 내용이 담긴 ‘정보통신 진흥 및 융합활성화 등에 관한 특별법’이 제정됐다. 또 서비스 보편화를 위해 필요한 양자채널 전용회선 이용요금 제도 마련에 앞서 시범요금제를 마련했다,
◆양자암호통신 뭐길래... 1년 후 시장 규모 '5억달러'
한편 양자암호통신은 통신망 구간을 오가는 데이터를 양자의 특성을 활용해 보호하는 기술이다. 이에 의료, 공공, 산업, 금융 등 민감한 정보를 데이터베이스(DB)에 저장하는 분야에서 양자암호통신은 필수로 요구된다.
통상 데이터 송·수신 과정에선 데이터를 암호화하고 이를 다시 복호화하는 작업이 이뤄지는데 이는 해커가 개입해 민감정보를 탈취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 대비해 데이터를 암호화하는 방식을 ‘암호체계’라고 정의하고, 데이터를 암호화·복호화하는 데 사용된 값은 ‘암호키’라고 부른다.
지금까지의 암호키는 현존하는 최고성능의 컴퓨터로도 풀기 어려운 수학적 난제에 기초해 만들어졌다. 소인수분해를 기반에 둔 RSA 암호체계가 대표적이다. 다만 이는 풀기 어려운 것이지 풀 수 없는 것은 아니기에 고도화된 기술이 등장함에 따라 이런 암호체계는 위협받기 시작했다.
다만 양자 기술로 생성한 암호키는 이론상 해킹 자체가 불가하다. 제3자의 관측이 감지되는 순간 여러상태로 공존하던 중첩상태의 양자가 어느 한쪽으로 성질이 결정돼 처음과 형태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마켓앤마켓은 글로벌 양자암호 시장이 2018년 1억달러에서 2023년 5억달러로 연평균 38% 성장할 것이라고 봤다. 향후 해킹에 대한 위험도 증가함에 따라 이러한 트렌드는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통신3사, '양자암호 전용회선' 세계 최초 서비스한다
이날 행사에선 통신사의 양자암호통신 인프라구축 사업 성과 공유도 이어졌다. 3사는 지난 한해 공공·민간 부문에서 양자암호통신망을 구축했다. SK텔레콤과 KT는 암호키분배(QKD) 기반, LG유플러스는 양자내성암호(PQC) 기술을 기반의 양자암호통신망을 각각 구축했다.
QKD가 양자 난수를 기반으로 한 암호키를 생성한다면 PQC는 양자컴퓨터로 풀어내는데 수십억년이 걸리는 복잡한 수학 알고리즘을 사용한 암호화 방식이다.
특히 통신사는 양자암호통신 인프라 구축 사업을 통해 확보한 기술을 바탕으로 국제표준 인증을 획득하는 성과를 거뒀다. SK텔레콤과 KT가 각각 유럽전기통신표준화기구(ETSI), 국제전기통신연합(ITU-T)에 제안한 양자암호통신분야 표준이 국제표준으로 채택되면서 국내 장비가 해외시장에 진출하는 초석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통신3사는 올해 과기정통부와 함께 ‘양자암호 전용회선’의 세계 최초 서비스를 목표하고 있다.
김동우 SK텔레콤 팀장은 ”국내 주요 거점을 연결하는 퀀텀 하이웨이를 구축할 것“이라며 ”단순 장비 판매가 아니라, 이 퀀텀 하이웨이를 기반으로 한 구독형 모델 등 서비스를 개발해 시장을 확대해 나가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영수 KT 팀장은 “양자암호 전용회선은 초기 투자비에 부담은 가지는 국내 고객들을 위한 서비스”라고 소개하며 “서비스 형태로 제공하면서 운용 관리비 등을 통신사가 책임져 고객들의 투자비를 경감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최종보 LG유플러스 팀장은 “뉴딜 과제로 개발했던 PQC 전송 장비를 바탕으로 전용회선 서비스 출시를 위한 요금제 신고, 상품 출시 등을 고려해 일자리 창출과 차세대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겠다”고 말했다.
◆양자기술 지원 예산 2배 늘린다... 양자산업생태계지원센터 개소
한편 과기정통부는 양자기술의 경우 기술적 난이도가 높고 산업기반이 아직 취약한 만큼 직접 주도해 지원하겠다는 계획이다. 양자기술을 국가 10대 필수 전략기술로 정하고 전년 대비 2배 증가한 예산을 양자기술 개발 및 관련 인재양성에 투입할 계획이다.
또 산학연 협력의 생태계 구축 구심점역할을 수행할 ‘양자산업생태계지원센터(K-QIC)’을 구축했다. 양자산업생태계지원센터는 양자 핵심기술과 양자 지원기술의 상용화·사업화를 지원하고 기존 ICT 기업 중 양자기술로 전환할 수 있는 기업을 발굴·지원한다.
아울러 국내 주요대학 양자인력양성 기관 등과 연계한 양자 인턴쉽 등 최고급 인력 양성을 지원하며 양자 소부장 공급망 단계적 확보를 위해 소재·부품 공급망 정보 지원 DB 등을 구축해 연구-산업 선순환 생태계 구축을 지원할 예정이다.
임혜숙 과기정통부 장관은 “양자기술 활용 본격화까지 여러 험난한 도전이 있겠지만 양자기술은 우리가 반드시 가야할 길”이라며 “우리 산학연이 함께 힘을 합친다면 얼마든지 선도국가를 추격하고 미래 양자시대를 이끌어나갈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정부는 양자기술 강국을 목표로 산학연과 협력하여 양자기술의 도전적 성장과 산업 생태계 성장을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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