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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와 신한카드컨소시엄이 책임 전가”… 한결원, ‘서울사랑상품권’ 결제오류 논란 정면

박기록
설 대목임에도 불구하고 ‘서울사랑상품권’으로 서울시내 재래시장이나 장을 보기가 불편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결제 확인 오류’로 소상공인들뿐만 아니라 그동안 이를 편하게 잘 사용해왔던 소비자들도 불만을 터뜨리고 있는 것.

그런데 이를 놓고 서울시는 지난해까지 이 사업을 위탁 운영했던 한국간편결제진흥원측에게 책임을 묻겠다며 법적 대응까지 시사하고 나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 27일 보도자료를 통해 ‘한결원과 비즈플레이가 가맹점 관련 자료를 다음 달 28일까지 제대로 이관하지 않으면 민·형사상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한결원이 새로운 시스템에 적용할 수 없는 불완전한 가맹점 정보를 제공했기때문에 상품권 가맹점주에게 서울페이+ 설치 등 이용 안내를 할 수 없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 한국간편결제진흥원(이하 ‘한결원’)은 지난 28일 입장문을 통해, 서울시가 주장하는 내용을 조목 조목 반박했다.

그러면서 서울시측에 기존에 사용해왔던 소상공인 간편 결제 시스템인 제로페이와 서울사랑상품권의 연동 결제를 위한 협의에 신속히 나설 것을 촉구했다.

한결원은 입장문에서, 먼저 서울시의 주장이 전혀 근거가 없음을 강조했다.

한결원 측은 “2022년 1월6일 법률 검토를 거쳐 서울시에게 제공 가능한 가맹점 정보 전부를 이관 완료했다”고 밝혔다.

한결원은 2021년 12월말 위탁업무 계약 종료에 따라 ‘가맹점 데이터’와 ‘소비자의 (서울사랑상품권 사용중 남은) 잔액 데이터’를 모두 서울시에 이전했기때문에 가맹점 정보를 불완전하게 제공했다는 서울시의 주장은 허위라고 반박했다.

이어 한결원은 “서울시가 서울사랑상품권의 구매, 결제 및 정산을 위한 앱을 서울페이+(플러스)로 변경하면서, 오히려 (기존 사용자들의 불편을 없애기위해 필요한) 기존 제로페이 앱과의 연동이 필요하다는 한결원의 제안을 묵살했다”고 그간의 상황을 공개했다.

◆한결원, “지금 신한카드컨소시엄이 모든 결제 및 데이터 관리, 왜 권한도 없는 우리에게 화살돌리나” 분개

한결원에 따르면, 지난 1월24일부터 발행한 서울사랑상품권은 신한카드컨소시엄의 서울페이+ 앱을 통해 판매, 결제 및 정산이 이뤄지고 있다.

이 때문에 한결원은 더 이상 현재 서울사랑상품권의 판매 및 결제, 정산 프로세스에 대해 정보 확인이 불가한 상태다. 따라서 데이터 이관이 안돼 사용에 불편이 초래된다는 주장은 그 자체로 성립이 안되는다는 논리다.

한결원 관계자는 “서울 소상공인들은 지난 2년간 ‘제로페이 QR 결제망’(프로세스)을 사용해왔다”며 “그러나 서울시와 새 운영사 측이 올해 1월 들어 발급된 서울사랑상품권은 기존 제로페이 QR 결제망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고, 새로운 결제망을 통해 진행하다가 불편이 초래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즉, 기존 제로페이 QR결제망을 막아놓지 않았다면 이런 불편은 초래되지 않았을 것이며, 따라서 현재 서울사랑상품권 결제 현장에서 발생하고 있는 혼란은 온전히 신한카드컨소시엄이 마련한 새로운 결제 프로세스에서 발생한 문제라는 것이다.

◆새 운영사업자로 변경후, ‘서울사랑상품권 결제 혼란’ 발생한 이유

한결원에 따르면, 현재 소상공인들이 서울사랑상품권의 결제과정에서 겪고있는 불편과 혼선은, 정확하게 얘기하면 결제 오류가 아니라 ‘결제 알림’서비스가 소상공인들에게 제공되지 않아서 생긴 문제다.

한결원의 설명은 이렇다. 지난해까지 서울 시민들이 서울사랑상품권으로 기존 ‘제로페이 QR 결제’ 프로세스를 통해 물건을 구매할 경우, 최종적으로 ‘제로페이 가맹점 앱’을 통해 ‘결제 알림’ 메시지가 소상공인들에게 즉시 제공됐다.
서울사랑상품권 운영사측은 기존 제로페이, 체크페이는 1우러24일부터 서울사랑상품권 구매 불가함을 공지했다. 서울페이플러스, 신한쏠, 티머니페이, 머니트 4개만 가능하며 카카오페이는 준비가 완료되는대로 추후 추가될 예정이다.
서울사랑상품권 운영사측은 기존 제로페이, 체크페이는 1우러24일부터 서울사랑상품권 구매 불가함을 공지했다. 서울페이플러스, 신한쏠, 티머니페이, 머니트 4개만 가능하며 카카오페이는 준비가 완료되는대로 추후 추가될 예정이다.

마치 신용카드 결제를 하면 영수증이 출력되듯이 이 ‘결제 알림’ 메시지를 보고, 소상공인들은 결제가 정상적으로 이뤄졌음을 인지하고, 결제가 정상적으로 종료됐다는 설명이다.

따라서 소상공인들이 기존처럼 이런 '결제 알림'서비스를 제대로 받고, 불편을 줄이려면 당분간만이라도 기존 ‘제로페이 앱’을 다시 사용하던가 아니면 이를 빨리 대체할 수 있도록 ‘서울페이+’ 앱을 소상공인들이 직접 깔아야하는 상황이다.

즉, 현재의 논란은 신한카드컨소시엄이 서울사랑상품권의 본격적인 유통에 앞서 소상공인들에게 ‘서울페이+’ 입을 충분히 확산시키지 못한데 직접적인 원인이 있다는 설명이다.

이와관련 한결원 측은 “최근 서울페이+ 앱 오픈 이후, 소상공인 결제대란이 일어나자 새로운 앱을 설치해야 한다는 사실을 서울시 및 신한카드 측으로부터 통보받지 못한 대다수의 가맹점주로부터 대량의 민원이 한결원에 접수된 상태”라고 밝혔다.

1월27일 기준으로 총 3884건의 민원이 한결원에 접수된 상태다. 정상적이라면 신한카드컨소시엄으로 접수돼 처리돼야할 민원인데, 한결원에 접수됐다는 것이다.

◆제로페이 당분간 더 쓰거나 소상공인들이 서울페이+ 다 깔아야 불편해소

한결원은 입장문에서 “현장에서 제기되는 이같은 문제를 도와주기위해 지난 1월26일 서울시와 신한카드사에 서울페이+의 결제 및 환불내역 공유 등의 해결방안을 제안하였으나 오히려 거절당했다”고 밝혔다.

한결원측은 “이 같은 오류가 발생할 것을 미리 예측하고 2021년 말부터 최근까지 서울시와 신한카드컨소시엄에게 제로페이 QR 또는 앱을 활용하는 방안을 수 차례 구두, 이메일, 공문을 통해 제안을 했으나 응답이 없었다”는 것이다.

특히 한결원측은 ‘소상공인 수수료 무료’라는 기본 정책만 지켜진다면 기존 제로페이 망 사용에 따른 분담금까지 한결원이 부담하겠다고 서울시와 신한카드컨소시엄에게 제안했다. 하지만 서울페이+ 서비스 직전인 1월20일이 되어서야 서울시는 제로페이와의 연동 결제를 협의할 필요가 없다는 답변을 통보해왔다고 설명했다.

즉, 소상공인의 불편을 감안해 ‘제로페이 QR 결제망’을 사용하도록 도와주겠다는 한결원의 제의를 서울시와 신한카드컨소시엄이 거부하다 막상 자신들이 깔아놓은 새 결제시스템에 불편이 초래되니까 책임의 화살을 한결원에 돌렸다는 의미다.

한결원은 “따라서 지금이라도 서울시와 신한카드컨소시엄에서 협의 또는 협력을 요청한다면, 시민들과 가맹점의 혼란과 불편을 신속히 해소하기위해 적극 협조하겠다”고 입장을 재차 밝혔다.

현재로선 기존 '제로페이 QR결제' 프로세스를 재가동 않으려면, 서울페이+ 앱을 소상공인들이 직접 설치해야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런 절차에 익숙하지 않은 소상공인들이 빠른 시간내에 이를 진행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한편 서울시는 지난해 11월, 입찰공고를 통해, 서울사랑상품권의 운영 주관사를 신한카드컨소시엄으로 확정해, 올해부터 관련 가맹점 모집, 판매, 결제및 정산업무를 2년간 위탁했다.

지난 2년간 발행된 ‘서울사랑상품권’은 현재까지 1조7676억원이며, 126만명이 사용했다. 상품권은 ‘제로페이’ 결제망을 통해 빠르게 주로 골몰상권과 재래시장 등에서 빠르게 소진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박기록
rock@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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