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4년간 국내 금융권 및 일반 기업들을 대상으로 거침없는 속도로 진화해온 RPA(로봇프로세스자동화)의 진화가 이제는 중대한 고비를 맞고 있다.
‘초자동화’(Hyper Automation)라는 RPA의 본원적 목표점을 향해 AI(인공지능)기반 OCR, 개인비서 로봇 구현, 클라우드 연계형 RPA, 보안 등 만만치 않은 도적적인 기술 과제들이 끊임없이 제기되면서 기업들이 더욱 신중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어쨌든 RPA를 도입한 기업은 이러한 도전적 과제들을 극복해야만 ‘초자동화’를 통한 업무 프로세스 혁신을 달성할 수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가장 주목받는 RPA 이슈로 ‘개인 비서형 로봇’이 떠오르고 있다. 직원 1인당 1개의 비서(로봇)를 붙여주는 ‘1인 1봇’시대의 개막이다. 이미 국내 주요 금융회사가 지난해부터 업무에 이같은 ‘개인 비서’를 붙여주고 업무 생산성 향상에 나서고 있다.
◆‘초자동화의 완성’, 개인비서 로봇 왜 필요한가
기업의 RPA는 단순 반복적인 업무를 중심으로 한 ‘공통 업무’를 대상으로 1차적인 로봇자동화 과정을 거친다. 업종마다 로봇의 역할이 물론 다르겠지만 대략 50~70% 전후의 업무를 자동화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러나 기업이 기존 구현한 공통업무의 RPA 인프라에서 한단계 더 진화하려면, 각각의 직원들마다 특화된 자동화가 추가로 필요하다. 비서와 같은 역할을 하는 ‘1인 1봇’을 통해 자신의 업무에 특화된 업무효율성을 더욱 높이는 전략이다.
예를들어 A직원은 자신의 업무에 필요한 ‘관련 정보 취합’ 과 같은 자동화 앱을 클라우드 방식으로 다운받아 업무에 활용함으로써 불필요한 시간 낭비를 줄인다.
이같은 ‘개인 비서 로봇’의 출현은 RPA 3.0으로 진화하는 과정을 방증한다. 이제 공통 정보시스템화가 곤란한 개인형 또는 독자형(Stand alone)형으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운영 방식에 따라 개인 업무형. 개인비서형. 서버연계형 등으로 세분화된다.
◆‘개인비서 로봇’ 도입… ‘모니터링 ‧ 고비용구조’ 난제
이같은 취지의 ‘개인 비서 로봇’은 RPA업무 혁신에는 매우 필수적인 요소지만 고려해야할 중요한 난제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먼저, 거버넌스의 문제다. 개인화된 로봇이 적용되고 있는 직원 개개인의 모니터를 회사측이 함부로 검열할 수 없다는 점이다.
직원이 본래의 취지대로 개인봇을 성실하게 업무에 활용하고 있는지 아니면 업무와 전혀 관계없는 일에 시간을 뺏기는지 회사 차원의 모니터링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는 회사의 HR(인사관리)측면에서도 이는 매우 중요한 이슈다. 즉, 회사입장에서는 개인봇을 도입함으로해서 ‘개인 RPA 관리’에 사각지대가 생길 우려가 있는 셈이다.
이와관련 RPA솔루션 전문 기업 시메이션의 김용준 대표는 “직원 개인의 프라이버시 문제 때문에 현행 노동법상 직원의 모니터를 함부로 열람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 대표는 “이러한 제약때문에, 직원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하면서 동시에 데이터를 중심으로한 통계수치를 중심으로 한 모니터링을 하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금융권의 경우 ‘개인형 로봇’의 체계적인 관리와 효율측면에서 특히 보안과 안전성이 요구된다.
전문가들은 이 때문에 “통제센터(CoE)를 중심으로 업무개발과 배포 및 관리 등이 수반되는것이 중요하며, 이에 따른 전체 생태계 확보 차원의 커스터마이징 등이 매우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RPA거버넌스를 위한 커스터마이징과 관련, ‘개인 비서 로봇’은 예측할 수 없는 RPA 비용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는 점도 현재로선 기업들이 선뜻 투자를 하기가 망설여지는 부분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현재 국내 기업들이 도입한 RPA는 상당수가 외산 솔루션이다. ‘개인 비서 로봇’은 철저하게 개인화된 업무 특성을 반영해야하고, 여기에서 나온 요건들을 기존 RPA 모니터링 체계에 새롭게 추가시켜야하는 등 필수적인 과제가 뒤따라야한다.
관련하여 외산 RPA솔루션들이 커스터마이징을 위한 지원에 얼마나 적극적으로 나서줄 수 있느냐도 현재 RPA 개인화를 도입하려는 기업의 입장에선 중요한 고려 대상이라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