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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파수 전쟁에 KT 참전 변수…추가할당 ‘경우의 수’는

권하영

[디지털데일리 권하영 기자] KT가 5G 주파수 수요제기를 검토하겠다고 밝히면서 통신3사간 갈등이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LG유플러스와 SK텔레콤에 이어 KT도 주파수 추가할당을 요구할 수 있는 것이다. 이는 정부가 내릴 결론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T는 5G 주파수 3.7㎓ 이상 대역에서 추가할당을 요청할 만한 수요가 있는지 검토 중이다. 구체적인 시점을 못박지는 않았지만 수요 조사를 거쳐 조만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 관련 의견을 전달할 예정이다.

앞서 SK텔레콤은 지난달 25일 3.7㎓ 이상 대역 40㎒ 폭(20㎒ x 2개) 주파수를 추가할당해달라고 정부에 요청했다. 이는 작년 7월 LG유플러스가 3.4~3.42㎓ 대역 20㎒ 폭을 추가할당해달라고 요청한 데 따른 대응이다. 당초 SK텔레콤과 KT는 이에 대해 인접대역(3.42~3.5㎓)을 가진 LG유플러스에만 유리한 할당이라고 반발해왔다.

SK텔레콤은 3.7㎓ 이상 대역 가운데 당사가 사용할 대역으로 3.7~3.72㎓ 대역 20㎒ 폭을 제시했다. 이 대역은 SK텔레콤이 이미 보유 중인 3.6~3.7㎓ 대역 주파수와 인접해 있어, LG유플러스와 마찬가지로 주파수 확장에 유리한 곳이다. 주파수집성기술(CA)과 같은 추가 투자 없이 효율적으로 주파수를 활용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SK텔레콤은 정부에 제출한 의견서를 통해 KT용 대역으로 3.8~3.82㎓ 대역 20㎒ 폭을 제안했다. 내년 이후로 예정된 5G 주파수 추가할당을 고려해, 3.72~3.8㎓ 대역까지는 자사 몫으로 남겨놓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애당초 SK텔레콤은 2018년 주파수 경매 당시 확장성이 우수한 해당 대역을 확보하기 위해 1조원이 넘는 투자를 감행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KT의 결정은 큰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KT가 주파수 추가할당을 요청할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다만 구체적인 대역폭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어차피 사업자가 특정 대역 주파수를 원한다고 하더라도, 정부 입장에선 경매를 통해 최대한 공정한 분배를 추진할 확률이 크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지난 17일 임혜숙 과기정통부 장관과 통신3사 CEO간 간담회에서 구현모 KT 대표가 직접 수요제기 가능성을 언급한 만큼, 확률이 높지 않겠나”라고 봤다. 또 다른 관계자는 그러나 “KT 입장에선 3.7㎓ 이상 대역을 할당받아도 CA 단말과 기술이 완성되지 않는 한 무용지물”이라는 점을 짚었다.

KT가 추가할당을 결정하더라도 특정 대역을 원할지는 미지수다. 현재 KT는 3.5~3.6㎓ 대역을 보유하고 있는데, 3.7㎓ 이상 대역에서 추가할당이 이뤄지더라도 CA가 완성되지 않으면 사용할 수 없다. SK텔레콤의 바람대로 KT가 3.8~3.82㎓ 대역을 이용하려면 올 연말까지는 400㎒ 거리까지 CA를 지원할 수 있는 장비가 개발돼야 한다.

이 때문에 KT가 주파수 추가할당을 요청하더라도, 경쟁사를 견제하기 위해 ‘추가 할당조건’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강력히 제기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KT는 과거 2013년 LTE 주파수 경매 당시 지금과 유사하게 공정성을 이유로 ‘지역별 주파수 사용기간 제한’이라는 할당조건을 부과받은 바 있기 때문에, 같은 논리를 들 것이란 지적이다.

SK텔레콤에 이어 KT까지 추가할당을 요청하게 되면 LG유플러스의 계산도 복잡해진다. 당초 LG유플러스의 계획은 과거 혼간섭 문제로 제외됐던 3.4~3.42㎓ 대역 20㎒ 폭을 추가할당받아, 현재 경쟁사보다 부족한 5G 주파수 열위를 해소하는 것이었다. 지금은 LG유플러스가 80㎒ 폭, SK텔레콤·KT가 100㎒ 폭씩 5G 주파수를 갖고 있다.

하지만 경쟁사들이 원래는 내년 이후 할당될 예정이었던 3.7~4.0㎓ 대역 300㎒ 폭 중에서 20㎒ 폭씩을 추가로 나눠가진다면, LG유플러스는 주파수 열위를 해소할 수 없을뿐더러 300㎒ 폭 주파수에 대한 주도권도 선점할 수 없게 된다. 만약 3.7~3.72㎓와 3.8~3.82㎓ 대역에서 SK텔레콤과 KT가 자리를 미리 차지한다면, LG유플러스는 향후 그 이상 대역을 이용하기 위해 약 500㎒까지 CA를 지원하는 장비가 있어야 한다.

주파수 할당 주체인 과기정통부는 조속한 시일내 결론을 내겠단 입장이다. 하지만 “5G 서비스 품질 제고와 투자 촉진을 최우선 목표로 삼는다는 원칙 아래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뿐, 할당 방향과 일정에 대해서는 답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LG유플러스의 추가할당 요청과 SK텔레콤의 추가할당 요청을 병합해서 진행할 것인지, 개별적으로 각각 진행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최종 결정은 나중으로 미뤘다.

자연스레 과기정통부가 당초 계획한 2월 내 LG유플러스 요청 주파수 할당 경매는 사실상 무산된 것으로 보인다. 최우혁 과기정통부 전파정책국장은 지난 장관·통신3사 CEO 간담회에서 “주파수 할당은 물론 실제 사업자들이 투자를 하는 데도 상당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특정 기한을 밝히기 어렵다”면서 “2월 공고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권하영
kwonh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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